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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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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그룹 '에스파'가 데뷔 4년 만의 정규앨범을 낸다. 인공지능(AI) 멤버, 가상세계 광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이들의 스케일이 확장된 앨범이다. 세계관에 대중성이 가미되고, 음악적 정체성은 더 확실해졌다. 각종 이슈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컴백할 수 있었던 이유다.

에스파는 27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첫 정규 앨범 '아마겟돈(Armageddon)' 쇼케이스에서 "정규 앨범을 낸다면 100% 만족하는 앨범을 내고 싶다고 했다. 타이틀만큼은 자신 있는 곡들이라 여러분들이 사랑해 주실 것 같다"고 말했다.

윈터는 "에스파의 색깔이 뚜렷하다 보니 데뷔곡뿐만 아니라 이때까지 해왔던 것을 통합해서 가장 에스파 다운 게 뭔지 다 같이 생각해 봤다. 가장 에스파 다운 것을 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했다.

에스파의 정규 앨범은 이미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선주문량만 102만장을 돌파해 4연속 밀리언셀러를 예고했다. 지난 13일 선공개한 타이틀곡 '슈퍼노바(Supernova)'는 에스파의 음악 스타일을 지칭하는 '쇠맛'을 대표하는 노래다. 이 곡은 멜론 톱100·핫100, 벅스, 지니, 플로, 바이브 등 국내 주요 음원 차트의 실시간 및 일간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음악방송 트로피도 3개나 거머쥐었다.

'슈퍼노바'는 에스파 세계관 시즌2의 본격적인 스토리텔링을 예고하는 곡이다. 다른 차원의 문이 열리는 사건의 시작을 초신성에 빗댔다. SM엔터테인먼트 대표 작곡가 켄지(KENZIE)가 작업에 참여했다. 무게감 있는 킥과 베이스 기반의 미니멀한 트랙 사운드가 인상적인 댄스곡이다.

다른 타이틀곡 '아마겟돈' 역시 다중 우주 세계관을 잇는다. 각기 다른 세계 속 다른 '나'를 만나 완전한 '나'로 거듭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에스파는 "나는 나만이 정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에스파의 모습을 표현하는 곡이기도 하다.

이 노래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사운드와 거칠고 절제된 음색이 돋보이는 올드스쿨 힙합 댄스 장르다. 밝고 통통 튀는 '슈퍼노바'와는 상반되는 다크한 분위기다. 카리나는 "슈퍼노바가 깡통맛이었다면 아마겟돈은 흙맛"이라며 "아마겟돈은 더 딥한 느낌의 곡이다. 처음에는 좀 어려울 수 있지만 들어볼수록 중독된다. SM의 전통적인 노래"라고 설명했다.

퍼포먼스는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포인트 안무로 댄스 챌린지를 노렸다. 격렬한 퍼포먼스 보다 절제하는 안무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손을 사용하면서 반동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뮤직비디오는 세계관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카리나는 "평행세계에 살고 있는 다른 에스파가 각성하고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 생각하는 것이다. 티저가 나왔을 때 팬들이 초인적인 에스파를 보고 놀랐더라. 뮤직비디오에는 더 디테일하게 담겨있다"고 귀띔했다.

세계관은 에스파의 음악 스타일을 확장하는 수단이다. "광야를 떠나서 아이 에스파(에스파 AI멤버)와 헤어진 게 아니냐고 궁금해하셨는데, 다중 우주로 세계관이 확장된 만큼 스케일이 커지고 다양한 콘셉트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에스파는 이번 앨범으로 '쇠맛'을 제대로 정의했다. 전사 스타일의 강렬한 사이버펑크 감성을 뜻한다. 앞서 발표한 음악들이 쇠맛을 지향했지만, 이번 앨범에서 뚜렷하게 이해시킨다. 지젤은 "우리가 원래 갖고 있는 콘셉트나 색깔을 계속 가져가는데 대중이 반갑게 맞아주셔서 색다르게 표현하려고 한다. 슈퍼노바도 그렇고 4차원적인 매력 보여줄 수 있어 좋다"고 만족해했다. 카리나는 "티저 나왔을 때 '쇠일러문'이라고 해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 슈퍼노바가 밈처럼 쓰였는데 아마겟돈은 어떻게 써줄지 기대된다"고 했다.

축적된 경험과 서사는 세계관을 표현하는 것에 자신감을 붙게 했다. 카리나는 "데뷔 초반에는 세계관을 표현하는데 뻔뻔함이 필요했기에 부끄럽기도 했다. 이제 4년 차가 되니 뻔뻔해졌다. 세계관에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실물 음반을 CD 플레이어 버전으로 발매하는 새로운 시도도 한다. 10곡을 바로 재생할 수 있는 CD 플레이어가 포함돼있다. 음악이라는 무형적 가치를 실물화해 소유하고 감상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이 앨범은 내달 19일에 발매된다. 윈터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벌써 품절됐다고 들었다. 우리도 갖고 싶다"며 회사에게 부탁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에스파에게는 각종 이슈가 따라붙었다.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 분쟁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민 대표에게 "에스파 밟으실 수 있죠?"라고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하이브가 걸그룹을 준비하고 있던 2021년 12월2일에 보낸 메시지다. 당시 에스파는 '넥스트 레벨'로 4세대 걸그룹 대세를 이룬 상황이었다. 카리나는 "우리도 그 부분을 인지하고 있고, 우리 활동에 매진해서 대중의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타의에 의해 라이벌 구도가 된 그룹 '뉴진스'에 대해서도 오히려 애정을 드러내는 여유를 보였다.

대학 축제나 과거 '코첼라 벨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펼친 라이브 무대가 회자되면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연습생 때부터 평가에서 아무것도 깔지 않고 핸드마이크를 들고 라이브 하는 것이 훈련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예쁘게 봐준 게 아닐까 싶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코첼라 무대는 준비 기간 길지 않아서 아쉬웠다. 기회가 된다면 열심히 준비해서 다시 서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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