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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그룹 '엑소' 수호(33·김준면)는 비운의 세자 마음을 헤아리게 됐다. MBN 주말극 '세자가 사라졌다'에서 시련이 많은 '이건'을 연기하며, 엑소 리더로서 마음을 대입해 표현하곤 했다. 최근 멤버 첸·백현·시우민(첸백시) 사태 등을 겪으며 감정 이입할 수밖에 없었다. "나와 이건은 여러모로 닮았다"며 "작가님이 나를 알아서 '이렇게 쓴 게 아닐까?' 싶었다"고 할 정도다. 눈물신도 많아 감정 소모가 컸지만,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며 "스스로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고 돌아봤다.

"세자 이건은 모범적이고 정의롭고 착하다. 정도 많고 의리있고, 자기 사람을 지키려고 한다. 나와 비슷한 점이 정말 많다. 극중 세자로서 억울한 상황이 많지 않았느냐. 나도 작년에 억울한 일이 많았는데, 그 동안 부끄럽지 않게 살아서 떳떳했다. 실제로 조선의 세자는 아니지만, 이해되는 지점이 많았다. 사실 나머지 멤버들도 (첸백시 소속사가) 기자회견 여는 걸 기사를 통해 알아서 많이 당황스럽고 속상했다. 기자회견 후 팬들이 힘들어 하는 게 느껴졌다. 작년에도 마음이 참 안 좋았는데, 팬들께 걱정을 끼쳐서 리더로서 죄송한 마음이다."

첸백시는 지난해 6월 SM엔터테인먼트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해 갈등을 빚었다. 당시 불투명한 정산과 지나치게 긴 계약 기간 등을 문제 삼았다. SM은 외부세력 개입 의혹을 제기했고, 원헌드레드 차가원 회장과 래퍼 MC몽이 지목됐다. 이후 SM과 첸백시는 합의, 백현은 올해 1월 INB100을 설립했다. 엑소 활동은 SM에서 하되, 첸백시와 개인 활동은 이곳에서 한다고 밝혔다. INB100이 지난달 빅플래닛메이드엔터 모기업 원헌드레드에 편입되자, 템퍼링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첸백시 측은 10일 기자회견에서 SM이 카카오 음원·음반 유통 수수료율 5.5% 지급을 불이행하고, 매출액 10% 지급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SM은 "이 모든 사건의 본질은 부당한 유인(템퍼링)"이라며 "당사는 다른 유통사 수수료율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SM은 12일 계약 이행 청구의 소를 제기했고, 첸백시는 정산금 청구 소송으로 맞대응했다.

세자가 사라졌다 종방 인터뷰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리더인 수호 입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 중국 멤버들이 나갔을 때 등 엑소의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마다 내가 공식석상에 서는 일이 많았다"며 "작년에 뮤지컬할 때도 그랬다. 이전에 뮤지컬할 때 멤버(첸) 결혼 발표도 있었다. '왜 내가 활동할 때만 그러나' 싶었는데, 365일 일하고 있더라. 어떻게 보면 리더라서 나한테 이런 자리가 계속 주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받아들였다.

"내년에 세훈과 카이가 전역을 앞두고 있다. 겨울 앨범과 그 후 앨범에 관해 회사와 계속 논의 중이었다. 이런 일이 있어서 일단 지금은 진행할 수 없는 상태"라며 "멤버들과 잘 얘기해서 조속히 마무리 짓고, 엑소로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바랐다. "멤버들도 각자 자아와 주체성이 있지 않느냐"면서 "리더로서 호언장담할 순 없지만, 팬들의 속상한 마음을 달래고 싶다. 처음에는 8명 이상의 다인 그룹 리더가 부담스러웠는데, 멤버들과 팬들이 의지해주니 부담감이 책임감이 됐다. 원래 앞에 나서서 책임지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다. 차라리 이런 역할이 주어진 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 드라마는 왕세자 '이건'(수호)이 세자빈이 될 여인 '최명윤'(홍예지)에게 보쌈 당하면서 벌어지는 조선판 로맨스 코미디다. '보쌈-운명을 훔치다'(2021) 김지수·박철 작가와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2017) 김진만 PD가 만들었다. 애초 이 드라마는 보쌈2로 기획한 작품이다. 첫 사극인 데다가 총 20부작이라서 부담감이 컸을텐데, 보쌈1 주역인 그룹 '소녀시대' 권유리(34)에게 조언을 받지 않았을까.

"유리 누나와 헬스장을 같이 다닌다. 출연이 거의 확정됐을 때 누나한테 물어봤다"며 "누나가 나와서 보쌈1을 보기도 했지만, 극본을 받고 사극 촬영은 어떤 점이 힘든지 등을 물어봤다. 누나가 '겨울이라서 힘들 거다' '작가님이 실제로 배우를 관찰하고 장점을 더 끌어낸다. 작가님과 대화를 많이 해 자신을 많이 표현하라'고 조언해줬다"고 귀띔했다. "작가님께 '어떤 역할, 상황이든 잘 해낼 수 있다'고 했다"며 "눈물, 극대노, 애교 등 감정 표현 연기가 부담스러운지 물어보더라. '작가님이 처음부터 생각한 대로 써달라' '혹시 내가 부족해도, 잘 소화해서 표현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세자를 연기한 배우들과 비교되지 않을까 걱정도 했을 터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2012)을 비롯해 '옷소매 붉은 끝동'(2021) '연인'(2023) '고려거란전쟁'(2023~2024), 영화 '올빼미'(2022) 등 "10년 넘은 작품도 찾아봤다. 근 2년간 (세자가 나온) 작품은 거의 다 봤다"고 털어놨다. "처음에 사극을 한다고 했을 때 막막했다"며 "준비하는 기간에 해외 공연이 있어서 왔다갔다 했다. 원래 비행기에서 영어를 쉐도잉 하듯 연습하는데, 사극도 새로운 언어라고 생각해 같은 방법으로 연습했다. 초반에 대사를 100번 이상 읊고 여러 가지 버전으로 연습했고, 감독님과 조금이라도 좋은 톤, 대사를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tvN '눈물의 여왕'과 경쟁, 시청률이 높지 않지만 매회 상승했다. 1회 1.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 20회 5.0%로 막을 내렸다. "갑자기 오르기보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해 끝까지 즐겁게 촬영했다"며 "요즘 다들 사전 제작하지 않느냐. 우리는 예기치 않게 방영 중에도 촬영했는데, 조금씩 시청률이 올라가니 사기도 올라갔다. 20부작이라서 다들 힘들고 분위기가 쳐질 수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찍었다"고 회상했다.

"감독님이 현장에서 내 연기를 보고 눈물을 흘리더라. 원래 감독님이 눈물이 많고, 극본 리딩하다가 운 적도 있다. 마지막에 '최상록'(김주헌)이 죽었을 때 원래 내가 용서하면 안 되는데, '이 자리에서 대비도 같이 죽었다'고 했다. 감정신이라서 여러 각도로 촬영해야 했고, 나도 더 하고 싶었다. 감독님이 우시면서 '정말 좋아서 더 이상 이 신을 찍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 약간 당황스러웠지만, 감독님이 '이 신 여기서 끝'이라고 한 게 최고의 칭찬이 아니었나 싶다."

이 드라마를 통해 중·장년층 인지도도 높아졌다. "중년 팬이 생겼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식당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많이 알아 본다. 반찬을 더 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가수 아니야?'라고 물어봤다면 지금은 '세자 아니야?'라고 한다. 당시 방송된 걸로 많이 인식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내가 '복면가왕' 패널로 나가면, 한 2주 동안 엑소가 아닌 복면가왕으로 불린다"며 웃었다.

수호는 요즘 엑소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고 있다. 이전에는 가수로는 수호, 연기자로는 본명인 김준면으로 활동하며 분리하려고 했지만, "나에게 엑소는 풀네임이다. 그냥 수호가 아닌, 엑소 수호"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엑소 수호가 아닌, '수호로서 새로운 모습 보여줘야 하나' 고민한 시기가 있었다. 군 복무하면서 김준면으로 살아보니 '엑소 수호가 하나의 자아가 됐구나'라고 느꼈다. 그래서 김준면이 아닌 수호로 연기 활동을 하는 거고, 엑소는 내 이름에서 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활동하거나 상을 받을 때도 항상 '엑소 수호입니다'라고 한다. 엑소의 소중함을 다시 깨달았다. 항상 자아성찰하면서 앨범 작업 등을 하는데, 결국 김준면, 수호도 있겠지만, 엑소 수호가 대중들을 만날 때 풀네임이 아닌가 싶다. 나뿐만 아니라 엑소 멤버 8명 모두 그렇지 않을까."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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