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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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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베이스 기타를 연주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뮤지션 뿐 아니라 보통 청자들도 즐길 수 있도록 베이스 라인을 구성하고자 한다는 것이죠."

프랑스 세계적인 일렉트로닉 듀오 '다프트 펑크'의 '겟 러키'(2013)의 베이스 기타 라인은 이미 고전 반열에 올랐다. 이를 연주한 미국의 베이시스트 네이선 이스트는 과거 e-메일 인터뷰에서 가상악기로는 도달할 수 없는 베이스의 매력을 강조하며, 연주보다는 노래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베이스 기타의 대중성과 선율을 부각한 것이다.

'다프트 펑크의 K팝 재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SM엔터테인먼트의 차세대 그룹 '라이즈(RIIZE)의 첫 미니앨범 '라이징(RIIZING)'의 타이틀곡 '붐 붐 베이스(Boom Boom Bass)'는 이 베이스 기타가 주인공이다.

리듬감이 넘치는 베이스 라인과 펑키한 디스코 비트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는데, 베이스 기타 연주를 통해 서로에 대한 설렘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청춘의 모습을 노래한다. 베이스 기타를 'K팝 청춘물'로 근사하게 해석한 것이다.

일단 K팝에서 베이스기타를 전면에 내세운 것 자체가 신선하다는 평가가 업계에선 많다. 베이스 기타는 음색, 음역, 역할 때문에 덜 조명 받았고 대중적으로 조명하기 힘든 악기이기도 했다.

임희윤 문화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 선정위원)는 "물론 베이스기타가 아닌 베이스, 즉 중저음 대역의 소리나 악기 소스는 종종 가요나 팝에서 샤라웃의 대상이 되기는 했다. 특히 근년에는 뉴트로 열풍이나 힙합에 대한 관심과 맞물려 808(롤랜드 TR-808 드럼머신)에 대한 언급이 팝, 힙합은 물론이고 K팝에서도 종종 나타났다. 그러나 베이스기타를 중요한 소재로 전면에 내세운 곡은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다. 그런 면에서 라이즈의 선택은 대단히 신선하다"고 짚었다.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한대음 선정위원)는 "단순히 악기를 그 이름만 내건 것이 아니라, 기타나 베이스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장점을 K팝 사운드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면서 "'붐 붐 베이스'의 경우도 베이스 라인을 메인 테마로 잡아 곡 전반에서 그루브를 내세우고 있으며, 특히 멤버의 목소리와 베이스, 신시 사이저가 어우러지는 간주의 구성은 여느 퓨전 재즈 넘버를 듣는 듯한 감흥까지 가져다 준다"고 들었다.

특히 이번 라이즈의 '붐 붐 베이스'는 팀의 '악기 서사' 시리즈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이 팀의 성장 서사와도 맞물린다. 데뷔곡인 '겟 어 기타'에선 기타, '토크 색시'에선 색소폰을 주요 악기로 각각 활용했다. 악기의 음색과 감성을 결합한 이색 시도로 평가됐다. 이번 미니앨범엔 이 곡들이 모두 실리며 성장 곡선을 자연스럽게 그린다.

기타리스트와 건반주자로 구성된 덴마크 프로듀서팀 'PhD'(Daniel Davidsen·Peter Wallevik)를 비롯 '겟 어 기타'의 창작진들이 이번 '붐 붐 베이스'에서도 주축이 되며 긴밀한 유기성을 이어갔다.

라이즈를 프로듀싱한 SM 위저드 프로덕션 김형국·이상민 총괄 디렉터는 '붐 붐 베이스'에 대해 "단순한 후속이 아닌 데뷔곡부터 시작된 (이번 챕터 속) 라이즈의 성장이 집약돼 폭발적인 임팩트를 주는 결과물이자, 라이즈 독자적 장르 '이모셔널 팝'의 결정판"이라고 소개했다.

임 평론가는 "'러브(Love) 119' '임파서블(Impossible)'은 (좋은 곡들임에도) 각각 장르나 분위기가 매우 달라 라이즈 초기의 통일된 색깔을 이어가는 '맥락'은 잃어버린 분위기였다"면서 "'붐 붐 베이스'는 초기 '겟 어 기타' '토크 색시'의 악기 시리즈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반갑다. 초기 두 곡만큼 곡의 퀄리티 역시 좋다"고 봤다.

특히 임 평론가는 '붐 붐 베이스'를 요즘 국내 대중음악 신(scene)에서 부는 밴드 열풍과 연관 짓기도 했다. 그는 "밴드 음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 베이스기타라는 밴드 악기를 키워드이자 주요 소재로 내세운 점은 효과적이고 신선하게 들린다. 대개 밴드 악기 가운데선 기타나 드럼이 집중 조명을 받기 일쑤였으니까"라고 부연했다.

다만 임 평론가는 라이즈의 초기 곡들처럼 미국적인 펑크(funk) 팝을 매끈하게 구현한 악곡도 훌륭하다면서도 "조금만 더 독창성을 곁들였으면 좋았을 뻔했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퍼렐 윌리엄스나 나일 로저스가 참여한 다프트 펑크의 곡들을 듣는 듯한 익숙함은 기존에 이런 음악을 이미 즐겨듣던 음악 팬들에게는 마냥 신선한 장점으로만 작용하진 않을 테니까"라는 이유다.

황 평론가는 이런 지점들이 공감대를 넓힐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겟 어 기타' 역시 찰랑거리는 스트로크를 더해 청량감을 더했듯이, 밴드 사운드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해 여러 세대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레트로한 이지 리스닝 팝을 선보이는 데 성공하고 있다는 인상"이라고 봤다.

악기를 제목으로 혹은 한 곡의 정체성으로 삼는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들이 음악적 접근에 충실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음악 자체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K팝 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K팝 보이그룹은 팬덤의 결집으로 인한 화제성은 좋지만, 대중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는데 라이즈가 완성도 높은 대중적인 곡들로 이전 보이그룹들의 한계를 돌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본다.

박준우 대중음악 평론가(한대음 사무국장)는 "기타, 색소폰, 베이스라는 악기가 최근 가지고 있는 사용법에 있어서 클리셰를 전달하는 편인데, 그 자체를 어떻게 보면 콘셉트화해서 타파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사실 어떤 의도인지보다 악기 소리 하나를 키워드로 풀어내는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있고 장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라이즈의 에너지가 지닌 형태에 시너지 역할을 한다"고 짚었다.

'붐 붐 베이스'는 차트에서도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17일 발매 이후 변화가 없어 콘크리트 차트로 통하는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 톱100에서 16위를 찍었고, 핫100(발매 30일 이내)에선 4위까지 올랐었다. 뮤직비디오도 유튜브 인기 급상승 음악 2위를 찍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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