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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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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엄태구(40)는 인터뷰하기 어려운 배우 중 한 명이다. 어떤 질문을 해도 한 두 문장에 끝나고, 한참 생각하다가 답한다. 목소리도 크지 않아 귀를 쫑긋 세워 집중하고, 계속 질문할 수밖에 없다. 평소 내향적이고 수줍음을 많이 타 "하루 종일 말을 안 한 적도 있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쇳소리 섞인 중저음과 솔직담백한 답변은 몰입시키는 힘이 있었다. 최근 막을 내린 JTBC '놀아주는 여자'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했는데, 시청자들도 이러한 매력에 빠져든 게 아닐까. '엄태구도 로코가 된다'는 호평을 받았고, 팬들은 '앞으로 누아르 금지'라며 반겼다.

"그동안 안 해본 색깔 해보고 싶었다. 조금 겁은 나지만 도전해볼 만큼 극본이 무해하고 재미있었다. 물론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극본을 준 게 감사했다. 첫 로코라서 부담이 많았고, 다 찍고 나서도 확신이 없었다. 방송을 보고 '다행이다' 싶었다. 좋게 봐준 분들 덕분에 힘을 얻고 위로를 받았다. 포기하고 싶진 않았냐고? 일단 시작했으니 중간에 그만둘 순 없었다(웃음). 직업이다 보니 해내야 했다."

이 드라마는 조폭 출신 '서지환'(엄태구)과 키즈 크리에이터 '고은하'(한선화) 로맨스를 그렸다. 1~16회 내내 시청률 2%대(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에 그쳤지만, 엄태구표 로코에 빠진 시청자들이 많다. '구해줘2'(2019)와 '홈타운'(2021)에 이어 세 번째 주연작이다. 첫 로코인 데다가 대사량도 많아서 도전의 연속이었다. "한 신 잘 끝나면 감사하고 기쁜 순간도 있었지만, '다음 신은 또 어떻게 하지?' 싶었다"며 "그 동안 영화를 많이 해서 8개월 내내 촬영한 적은 거의 처음이었다. 약간 페이스 조절을 못했다"고 털어놨다.

한선화(33)와 로맨스 연기할 때는 "그 순간 진심이었다"고 돌아봤다. "생각보다 (기분을) 업 시키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진심으로 하려고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구해줘2에 이어 호흡을 맞췄지만, 당시엔 붙는 신이 많지 않았다. '로코물에서 목소리 변화를 줘야 하지 않을까?' 고민도 했을 터다. "어떤 신에서는 나름대로 맑게 내려고 했다"며 "한선화씨와 얘기할 때나 고양이, 동생들과 있을 때 그랬다. '조금 다르게 해야지'라며 노력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회상했다.

극중 순간 순간 애교가 나왔는데, 실제 성격을 반영한 걸까. "일단 내가 했으니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순 없다"면서도 "애교가 있는 것 같진 않고, 극본에 충실하려고 했다"고 짚었다. 특히 은하와 '장현우'(권율)가 집 앞에서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질투할 때 인상적이었다. 지환은 은하 손을 낚아 챈 뒤 "애기야 가자"라고 외쳤다. "극본에는 '애기야 가자'까지면 써 있고, 애드리브로 '오빠가 라면 끓여 줄게'라고 했다. 왜 그런 말을 했나 싶다. 올라가는 계단이 길어서 재미있게 살리려고 한 것"이라며 부끄러워했다.

형인 영화감독 엄태화(42) 반응도 궁금했다. "엊그제 형과 형수를 만났다. 형수님이 놀아주는 여자 보는 형 모습이라며 영상을 보여줬다. 형은 형수님을 찍었더라"면서 "형수님은 보면서 계속 울고, 휴지로 눈물 닦고 있었다. 형은 내가 오글거리는 말을 하니 인상 쓰면서 다른데 쳐다보더라"며 웃었다.


최근 엄태구는 tvN '유 퀴즈 온더 블럭'에 출연했고, 인스타그램도 개설했다. 놀아주는 여자 출연 후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기 때문"이다. 아직도 카카오톡을 쓰지 않는다며 "형이 몇 년 전 핸드폰을 가져가서 '이런 것도 해야 한다'며 카톡을 가입시켰다. 근데 '카톡' '카톡' 계속 와 '오오오!' 하면서 확인도 못하고 바로 탈퇴했다. 셀카도 안 찍는다. 작년에 친구가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만들어줬다. 첫 작품이다 보니 반응을 많이 봤다"고 귀띔했다.

데뷔 18년 차지만 한결 같다. 2007년 영화 '기담'을 시작으로 '잉투기'(2013) '밀정'(2016) '택시운전사'(2017) '낙원의 밤'(2021) 등에서 활약했다. 하반기 디즈니+ '조명가게'로 인사할 예정이다. 대표작은 하나만 꼽기 어렵다면서도 "밀정을 찍고 '배우를 직업으로 해봐야겠다'는 계기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현장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욕도 많이 먹었는데, 밀정에서 송강호 선배가 자신감을 줬다. 어떻게 연기해도 받아주고, '잘 하고 있다'는 힘을 줬다. '이런 게 연기의 재미인가?' 싶어서 신났다"고 했다.

"데뷔 때나 지금이나 마음가짐은 비슷하다. 매 작품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배우가 직업이다 보니 잘 해내야 하고, 더 열심히 연기하고 싶다. 사실 (놀아주는 여자처럼) 이렇게까지 좋아해준 작품은 처음이다. 마지막 (로코) 작품이 될 수도 있었는데, 좋게 봐줘서 감사하다. 시켜주면 또 하고 싶다. 이왕이면 안 해본 멜로가 좋다. 정통 멜로를 해보고 싶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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