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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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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일본 싱어송라이터 도미오카 아이(22·冨岡 愛·토미오카 아이)는 증명한다. 모국어인 일본어는 물론 어릴 적 호주에서 살아 영어에 능통하고 한국 활동을 위해 한국문화와 한국어도 공부 중이다.

그녀의 활동 방식을 지켜보면, 음악이 국경 수비대 노릇을 할 수 있는 언어를 넘어 중요한 소통의 창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이미 한국의 K팝과 일본의 J팝은 여러 방법으로 혼종돼 있고, 각국의 뮤지션은 서로의 나라에서 각각 팬덤을 구축하며 활동 중이다.

작년 9월 발매한 '굿 바이 바이(GOOD BYE BYE)'가 소셜 미디어에서 큰 사랑을 받은 뒤 같은 해 11월 홍대 버스킹으로 국내 음악 팬들에게 눈도장을 받은 도미오카 아이는 더 이상 한국과 일본 활동의 경계를 무 자르듯 나눌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 지난 4월 또 연 홍대 버스킹엔 무려 500명이 몰리기도 했다. 내달 21일 오후 4시·22일 오후 2시 홍대 앞 무신사 개러지에선 한국 첫 단독 공연 '블루 스팟'을 펼친다.

최근 홍대 인근에서 만난 도미오카 아이는 미국의 테일러 스위프트, 한국의 아이유, 일본의 아이묭 같은 기타를 든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자장 아래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차세대 글로벌 싱어송라이터 면모를 보여줬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작년 11월 버스킹 이후 한국을 꾸준히 찾고 있어요.

"거의 매월 오는 느낌인데요. 음식도 너무 맛있고 오면 항상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엔 9월 공연, 싱글 준비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호주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그곳에서 중학교 2학년 때 음악을 접했다고 들었습니다.

"네 살 때부터 호주에 있었는데요. 부모님이 어학을 공부시키고 싶어서 간 것으로 알아요. 중학교 음악시간에 기타를 배울 기회가 있었어요. 동시에 온라인으로 테일러 스위프트의 투어 영상을 보게 됐는데, 기타 치는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고요. 그걸 계기로 기타 연습을 하면서 음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어릴 때부터 디즈니 채널을 굉장히 많이 보면서 음악에 익숙하긴 했어요."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일본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요.

"(호주 살 당시) 집에서 부모님과는 일본어로 대화를 했어요. 근데 일본어 한자가 어려워요. 작사·작곡을 제대로 시작한 게 일본에서 머물 때부터인데, 영어를 부러 쓰지 않기도 했죠. 일본어 매력을 더 알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제 언어적 뿌리가 '영어 측면에도 있구나' 받아들이게 되면서 지금은 양 쪽 다 쓰고 있어요."

-테일러 스위프가 영미권에서 크고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공감 가는 노랫말 때문이죠. 싱어송라이터로서 그런 부분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나요.

"스위프트 같은 경우는 노래랑 자신의 유명한 스토리를 매치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전 제 이야기를 모두 공개하는 건 아직 부끄러워요. 하하."

-한국 가수 노래도 많이 들었나요?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K팝 음악을 들었어요. 그룹 '카라'의 노래였는데, 아버지가 들으셨어요. 요즘은 아이유 씨 노래를 계속 듣고 있는데 해외 투어를 하는 솔로 싱어로서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드라마 등을 통해 매력을 알게 되기도 했죠. 함께 협업한 한국 가수로는 스키니 브라운, 지올팍이 있는데 이런 분들은 목소리가 좋아요. 지올팍은 영어로도 노래를 만드신다는 게 저랑 공통된 부분이에요."

-미국의 테일러 스위프트, 한국의 아이유, 일본의 아이묭 등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을 좋아하는 가수로 꼽았고 본인도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중인데, 이런 활동 형태는 음악 하기에 어떤가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 제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메리트예요. 그리고 물론 함께 연주하는 밴드가 '내 팀'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아무래도 그룹 분들을 보면 외로움 같은 게 있죠. 전 1대 1로 승부를 해야 되니까요."

-밴드 얘기 나온 김에 '자드(ZARD)', '엘리펀트 카시마시', '더 블루 하츠(THE BLUE HEARTS)' 같은 1980~90년대 일본 밴드도 좋아한다고요. 아이 씨가 태어나기 전 음악들입니다.

"어머니가 자드를 좋아하셔서 항상 집에 자드 음악이 흘러나왔어요. 저도 유튜브에서 자드 음악을 듣다가 자연스레 윗세대의 음악이 알고리즘을 통해 추천되면서 엘리펀트 카시마시, 더 블루 하츠 같은 음악도 접하게 됐죠."

-반대로 한국 걸밴드 'QWER'이 당신의 대표곡인 '굿 바이 바이(Good Bye Bye)'를 커버하기도 했어요. (6개월 전 공개된 영상은 현재 조회수 47만뷰를 기록 중이다.)

"QWER이 커버한 것을 안 다음에 감사해서 그분들이 연 팝업 스토어를 직접 찾아가기도 했어요. 하하. 엔하이픈 선우 씨가 커버해준 영상도 봤고 NCT 위시 시온 씨가 추천해주신 것도 알아요. 한국분들이 일본어를 너무 정성스럽게 불러주시는 영상을 보면서 감사함을 느꼈어요. 21일에 '굿 바이 바이' 한국어 버전, 영어 버전이 담긴 EP가 나올 거예요."

-지난 6월 K팝 신드롬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이 팀의 도쿄돔 팬미팅에서 일본 1980년대 대표 아이돌 마쓰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를 불러 화제가 됐습니다. 현재 K팝, J팝이 서로의 나라에서 각각 저마다의 풍경으로 인기가 많은 모습이 음악엔 국경이 없다는 걸 실감하게 합니다. 게다가 아이 씨는 영어까지 잘하시니까 그런 걸 더 느끼실 거 같아요.

"어릴 때 호주에서 생활하다가 일본으로 돌아왔지만 해외에서도 계속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한국에서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이 펼쳐져서 개인적으로 너무 기쁘게 생각해요. K팝, J팝처럼 장르 구분은 있을 수 있지만 음악은 그냥 들으면 된다는 생각이에요. 제가 J팝 싱어로 활동하고 있지만 사실 제 노래에 영어 가사도 많고 '과연 어디까지가 J팝일까' 생각도 하고 있어요. 이제 장르가 더 하이브리드 개념으로 가지 않을까요. 우선 아시아권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활동하실 때 한국어 공부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세요? 아니면 음악적으로도 충분히 이어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는지요.(토미오카 아이는 한국어로 가득 채워진 노트를 들고 다니며 한국어 공부도 열심이다.)

"너무 외워지지가 않아서 고생이에요. 특히 받침과 받침이 이동하는 게 어려워요. 근데 배우면 배울수록 더 재밌어요. 글자를 점차 읽을 수 있게 되니까요."

-일본에서도 버스킹을 많이 하셨었나요?

"지금은 많이 못하고 있는데요. 버스킹이 제 활동의 원점이자 토대라고 생각해요. 일본에서도 버스킹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한국 팬분들로부터 반응이 왔을 때 버스킹을 해보자고 생각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꿈꾸는 공연 장소가 있어요?

"일본에선 부도칸(武道館·무도관)을 거쳐야 '아레나 수준'의 가수라는 얘기가 있어요. 되도록 많은 분들과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저도 이제 큰 규모의 그런 콘서트장에서 노래하는 걸 꿈꾸고 있습니다. 도쿄돔 같은 곳이요. 하지만 우선 제게 주어진 것들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내달 단독 콘서트와 버스킹 라이브, 한국 팬분들이랑 계속 만나갈 수 있는 노력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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