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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싱어송라이터 안예은(32)의 음악은 쉽게 표방할 수 없는 독창성을 지녔다. 장르를 넘나드는 대담함과 개성 있는 음색, 섬세하게 써 내려간 가사는 '장르 자체가 안예은'이라는 말을 단단하게 떠받든다. 다소 생소하고 실험적인 곡이라도 안예은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이유다.

안예은은 21일 네 번째 미니 앨범 '이야기 보따리'를 발매한다. 지난해 2월 정규 앨범 '쉽게 쓴 이야기' 발매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신보 발매를 기념해 최근 서울 광진구 한 카페에서 만난 안예은은 "마니악한 취향을 갖지 않으신 분들도 조금 편하게 들으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앨범에는 발라드, 포크, 메탈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6곡이 담겼다. 타이틀곡 '잉어왕'으로 포문으로 열고 연주곡 '잉어왕'으로 끝을 맺는다. 안예은은 이번에도 작사, 작곡, 편곡을 대부분 혼자 했다. 레트로한 분위기의 앨범 커버는 노트에 그려둔 그림 중 하나를 골라 썼다.

"타이틀곡이 다른 트랙들을 묶어주고, 이야기가 하나하나씩 진행된다는 느낌이 강해서 앨범 자체를 '이야기 보따리'라고 설정했어요. 들으시는 분들에게 만화가 될 수도 있고, 책을 읽으시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표지 디자인을 하게 됐습니다."

타이틀곡 '잉어왕'은 일렉트로스윙 장르로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난 이야기꾼 잉어를 그렸다. 안예은의 실제 태몽인 잉어에 캐릭터성을 더해 의미를 부여했다. 판소리를 연상케 하는 흥겨운 사운드와 독특한 가사에 귀를 기울이면 '역시 안예은답다'라는 생각이 절로 떠오른다.

안예은은 "아버지께서 백두산 천지에서 제 몸 만한 잉어를 잡아 하산하시는 태몽을 꾸셨다"며 "이것 또한 굉장히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태몽을 메인 테이크로 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까지는 어떤 주제를 잡고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면 이번은 이야기를 풀어주는 캐릭터가 주체가 되어 노래를 진행시킨다"고 했다.


잉어왕이 펼친 이야기 보따리에는 안예은의 음색이 얹어진 수록곡들이 빈틈없이 담겼다. 담백한 창법으로 부른 '이내'와 쓸쓸한 화자의 심정을 투영한 '그믐달', 사랑에 달관한 마음을 후련하게 표현한 '그 사랑은 내 사랑이 아니었음을', 데뷔 후 처음으로 도전한 보사노바 장르의 '이곳은 아직 겨울이오'까지.

안예은은 "저에게 기대해 주시는 부분과 '또 이거야?'라고 느끼실 수도 있는 부분을 최대한 잘 융합해서 내려고 노력한 것이 타이틀곡"이라며 "2~5번 트랙은 '다른 메뉴도 한 번 준비해 봤습니다'라고 노력한 것이다. 구어체가 나오는 트랙은 5번 말고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태까지 낸 제 음악을 쭉 들어봤을 때 가장 단점이라고 생각한 것이 카페나 일반 음식점 같은 곳에서 틀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라며 "어디에서나 흘러나와도 자연스러운 음악을 위주로 만든 것이 2~5번 트랙"이라고 했다.

안예은은 2016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 시즌 5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프로그램에서 최종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목소리부터 음악 스타일까지 '대중적이지 않다'는 평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박진영과 양현석도 공감이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탈락시켰다.


그러나 안예은은 어느덧 하나의 장르가 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애절한 사극풍 발라드는 그의 전매특허가 됐고, 서늘한 분위기와 한이 서린 가사가 담긴 납량특집 콘셉트는 안예은을 대표하는 시리즈로 자리매김했다. 모두 독창적인 음악성을 토대로 부단히 노력을 쏟은 결과물이다.

"저는 아직도 제 음악이 특이하다거나 강하다고 스스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오디션 때도 그랬고 지금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했는데 운이 좋게도 들어주시는 분들께서 '새롭다'고 봐주셨기 때문에 지금까지 있게 된 것 같아요.

올해 데뷔 8주년을 맞은 안예은은 다음 달 15일 연말 콘서트로 팬들을 만난다. 공연명은 메리 오타쿠리스마스. 안예은이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진행하고 있는 단독 공연이다. 한 해 동안 쉼 없이 달려온 팬들과 소통하는 자리로, 사전에 팬들에게 신청곡을 받고 안예은만의 스타일로 편곡해 무대에서 들려준다.

음악적 뚝심이 돋보이는 그에게 최종 목표를 물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안예은의 답변은 허를 찌른다. "'멀리 생각하지 않기'를 연습하고 있어서 어디까지가 최종 목표인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라는 굉장히 교과서다운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뭐가 되지 않을까요?"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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