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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아버지와 아들 만큼 세상에서 어색한 관계가 있을까. 사이가 좋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살갑지도 않은 관계. 다음 달 11일 개봉하는 영화 '대가족'은 그런 아버지와 아들이 그리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이야기다.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대가족'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양우석 감독과 배우 김윤석, 박수영, 이승기가 참석했다.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 때문에 대가 끊겨버린 만둣집 사장에게 처음 보는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변호인'(2013)', '강철비'(2017)를 연출한 양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한 가족 영화다.

양 감독은 "전작들과 결이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 입장에선 '변호인', '강철비', '대가족' 모두 이시기에 이 얘기를 하면 좋겠다 싶은 작품이었다"며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화두가 가족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에서 가족의 형태, 의미, 관계가 굉장히 많이 변했는데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것 같다"며 "지금 우리 사회가 가족을 구성하기가 참 힘든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시대 속 가족을 만들고, 그 가족이 확장되고 또 화목하기 위해선 우리 모두가 애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담았다"며 "짧지 않게 고민했고 그런 의미에서 '대가족'이라는 작품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영화는 만둣집 '평무옥'을 배경으로 함무옥·함문석 부자가 이끈다. 김윤석은 전쟁고아로 홀로 성장해 만둣집으로 자수성가한 무옥을, 이승기는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아버지 무옥과 연을 끊고 스님이 된 문석을 맡았다.

극 중 무옥은 대를 이을 줄 알았던 문석이 스님이 되어 출가한 이후 근심이 깊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문석이 자신의 아빠라면 평만옥을 찾아온 남매를 만나면서 무옥은 난생 처음 행복을 느끼고, 무석은 그런 아버지를 보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함무옥 역을 맡은 김윤석은 "결핍이 많은 함무옥을 통해 우리의 못난 모습, 약한 모습을 투영하고 싶었다"며 "이를 보듬어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은 피가 통하지 않더라도 결국은 가족이 아닌가 하는 지점이 느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또한 아버지와의 관계가 서먹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더 많이 이해하고 잘 하려고 하고 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결국 가족을 더 깊이 생각하게 하는 영화”라고 애정을 보였다.

아들로 함께 호흡을 맞춘 이승기에 대해선 "흡수력과 순발력이 굉장히 좋다"며 "영화에서 고조부 제사에 늦게 참석한 문석에게 사자후를 지르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찍을 때 굉장히 놀라는 이승기 배우의 표정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이번 작품을 위해 삭발까지 감행한 이승기는 "양우석 감독님의 작품이고 김윤석 선배님과 부자 관계라는 것만 보고 선택했다. 삭발은 어렵지 않았다"면서 "많은 분들의 반응을 보니 큰 일이었나보다”라며 웃었다.

그는 "'대가족'은 촬영장이자 교육의 현장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연기를 잘한다고 하는 배우 중 한 분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건 큰 영광"이라며 "누구와 하느냐에 따라 연기가 달라지는데 워낙 좋은 배우분들과 함께였기 때문에 내 캐릭터 또한 더 풍성해지지 않았나 싶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승기와 함께 '스님 콤비'를 선보인 박수영도 "이승기씨는 친화력도 에너지도 엄청난 배우"며 며 "함께 하는 내내 편안하고 좋았다. 삭발은 이승기씨도 어렵지 않은 마당에 저는 더 아무렇지 않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강제추행 혐의로 작품에서 하차한 오영수의 반 자리는 이순재가 대신했다. 양 감독은 "(오영수 배우가) 같이 못 하게 되면서 고민했는데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이순재 선생님이 최적이라고 말씀해주셨다"며 "몹시 안타까운 일이지만 전화위복이 됐다"고 전했다.

양 감독은 "각각의 캐릭터가 각자 소망하는 것을 향해 달려가는 얘기라 상대적으로 레이어가 복잡하고 많은 작품이 됐다"며 "만두피에 어떤 내용물이 들어갔는지 궁금한 것처럼 우리 영화가 하나의 만두처럼 따뜻하고 맛있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가족'은 오는 12월11일 개봉.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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