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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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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장가린 인턴 기자 = '나는 솔로'에 출연한 의사가 약 3만1000명이 사는 강원도 인제를 떠날 수 없는 이유를 밝혀 화제다.
12일 방송된 ENA·SBS Plus의 연애 프로그램 '나는 SOLO'에서는 출연자들의 직업이 공개됐다.
그중 가장 주목을 받은 출연자는 광수였다. 광수는 자기소개를 하러 나와 "하는 일이 딱히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돈 버는 일보다 제가 의미 있게 했던 일들을 설명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인공지능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지만 상용화는 되지 않았고, 사진과 그림 등 예술을 즐긴다"고 말했다.
범상치 않은 그의 소개에 출연자들이 "정확히 직업이 뭐냐"고 묻자, 광수는 다소 머뭇거리며 "제 직업을 별로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아 잘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굳이 물으신다면 지금은 개업 의사"라고 했다.
강원도 인제에 거주한다고 밝힌 광수에게 여성 출연자들이 "그곳을 떠날 수 있냐"고 묻자, 그는 "떠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주말부부'를 언급하며 "평일에 오시는 건 상관없는데 제가 갈 수는 없다. 저는 주말에만 서울로 갈 수 있다"고 했다.
광수는 제작진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강원 인제군 기린면의 유일한 의사라고 밝히며 "저 있기 전에 한 분 계셨는데 돌아가셔서 저만 남았다. 동네 분들이 제가 서울 여자 만나서 갈까 봐 걱정하신다"고 했다.
그는 "하루 평균 100명 이상 진료하고, 작년에만 2만6000명의 환자를 봤다"며 연봉은 5억이 넘는다고 밝혔다.
강원도 인제군은 인구 약 3만1000명이 사는 소도시다. 최근 지방에서는 의사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으며, 의사가 없는 지역에서 의료를 책임지는 공중보건의사도 줄어들고 있다. 의사를 모집하기 위해 지방의료원은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지만, 그럼에도 구인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산청군의료원은 2022년 11월부터 내과 전문의 채용을 위해 연봉 3억6000만원을 책정했으나, 모집하는 데 1년이 넘게 걸렸다. 충북 단양군 보건의료원도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3억원 후반대였던 연봉을 4억2240만원까지 책정했지만, 적임자를 구하지 못했다.
한편 방송 직후 여러 커뮤니티에는 광수의 과거에 대한 증언 글이 쏟아졌다.
한 익명의 작성자는 "광수가 의사라는 직업을 자랑스러워하지 않는 이유"라며, 광수가 10년 전 인턴 생활을 했던 K 대학병원을 상대로 임금체불 소송을 걸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광수는 스스로 법을 공부한 뒤 자신이 일한 근무 기간의 야간수당, 추가근무수당 등을 소송해 천만원가량 받아 갔다. 이후 인턴 전공의들까지 병원을 상대로 줄소송을 걸며 각자 수천만 원씩 배상받을 수 있었다.
사건 이후 대학병원에서 인턴 전공의가 매년 근로계약서를 쓰기 시작했고, 당직비를 포함해 모든 비용을 법적 최저시급이라도 맞춰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의사들 의료파업에서도 알겠지만 의사 내부가 상당히 폐쇄적이고 선후배 상명하복 문화가 심해서 당시 최저시급도 못 받고 무급으로 일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관행이었다"며 그런 경직되고 폐쇄적인 문화 속에서 아무도 불합리한 근로계약에 반발하는 사람이 없었으나 광수가 시발점이 돼서 의사들의 급여 복지가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수가 전문의를 안 딴 것은 의사 업계에 찍혀서 전문의를 달 수 없었다는 것이 업계 공공연한 소문이었다"며 "강원도 인제를 떠날 수 없다는 의사 책임감 마인드만 보더라도 요즘 파업하는 의사들이랑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광수랑 비슷한 시기에 의대 다녔던 사람은 다 알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라며 "방송상으로는 괴짜 이미지로 그려지지만 의사계의 전태일이자 선구자며 여러모로 레전드인 사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2013년 3월부터 12월까지 대전의 한 병원에서 수련의로 근무한 최 모 씨는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등 2억 3000여만 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광수의 실명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최 씨로 추측되고 있다.
당시 병원은 "포괄임금제가 적용되므로 각종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지만, 재판부는 "병원은 최 씨에게 임금 3300여만 원을 돌려주라"며 최 씨의 손을 들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wkdrkf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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