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0
  • CoinNess
  • 20.11.02
  • 2
  • 0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전세자금대출은 서민 주거 안정 측면에서 긍정적 역할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전세가와 집값을 밀어올리며 갭투자의 수단으로 활용돼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늦추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불러 왔다. 고가 전세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취약계층 중심의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집값 하락기에 전세자금대출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면서 가계부채 관리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한국은행의 '8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거래량 감소 등 주택매매 관련 자금수요가 둔화됐음에도 집단 및 전세자금 대출 취급이 이어지면서 증가세를 보였다. 1조6000억원의 증가분 중 9000억원이 전세자금대출 몫이었다.

최근 전세가가 내리는 추세이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통상 집값 하락기에는 수요자들이 매매시장에 뛰어들지 않고 임차 시장에 머물기 때문에 전세자금대출이 증가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세입자들이 더 나은 환경의 주택을 빌릴 수 있게 도와주는 전세자금대출은 일종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한다. 월세를 사는 것보다 전세대출을 지렛대 삼아 목돈을 만드는 것이 목돈을 마련하기에 더 용이하다는 인식이 있다.

이에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 '전세자금대출 증가에 따른 시장 변화 점검'을 보면 전세대출을 받은 가구의 비중은 2012년 5.6%에서 2021년 12.2%로 약 3배 늘었다. 같은 기간 전세대출 잔액은 23조원에서 2021년 말 180조원까지 불었다.

문제는 대출이 너무 쉽다는 데 있다. 주택 매매의 경우 15억원 이상이면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다. 하지만 서울보증보험(SGI) 기준 전세대출은 15억원 초과 주택에도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저금리 시대에 쉽게 받은 전세대출이 전세가를 받치고, 전세가가 매매가에 연동돼 집값이 폭등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

이렇게 되면 임차인들이 받은 대출금이 갭투자의 수단으로 쓰이기 쉽다. 고가주택 전세자금대출 등 자기자본 최소화를 통해 발생한 고액의 유동자금이 갭투자 형태로 주택시장에 다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강민석 KB금융지주 부동산연구팀장은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전세보증금을 레버리지로 활용하고자 하는 투자수요와 맞물려 주택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다주택자의 경우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갭투자에 유리해지면서, 실수요자 역시 갈아타기 수요 및 투자 관점의 주택구입이 가능해져 매매 니즈가 증대했다"고 짚었다.

상승기 때 이뤄진 무리한 갭투자는 '깡통 전세' 위험을 높인다. 갭투자 주택에 들어간 자금 상당 부분이 전세자금대출이라고 보면 깡통 전세의 증가는 전세대출 부실화 및 가계대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전세대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서민 주거 복지 차원에서 제공되는 금융이라 정부로서도 손을 대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송인호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중저가 주택에 대한 전세대출은 일반 서민들에게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주는 만큼 보증보험 및 저금리 혜택 등을 제공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주거취약계층에 한정해 제도를 운영해야지, 고가 전세자에게까지 혜택을 줄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kakao talk
퍼머링크



댓글 0

추천+댓글 한마디가 작성자에게 힘이 됩니다.
권한이 없습니다.





[전국 휴대폰성지] 대한민국 TOP 성지들만 모았습니다.

대법원 특수 감정인 자격을 갖춘 데이터 복구 포렌식 전문

해산물 싸게 먹으려고 차린 회사! 당일배송! 익일도착! 주앤주프레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