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산업장관 "韓美 웨스팅하우스 원전기술 소송 해소해야"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방미 중인 가운데, 한미 양국이 원전 협력과 청정에너지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원전 기술 소유권을 두고 한국전력공사·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소송전을 벌이는 것과 관련, 양국 정부가 조속한 해소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니퍼 그랜홈(Jennifer Granholm)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만나 원전·수소·재생에너지·청정에너지 기술 협력 등 에너지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장관은 한미 원전 기업간 법률적 다툼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양국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는 한전과 한수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미국 법원에 한국형 원자로 'APR-1400' 수출을 제한해 달라는 취지로 소를 제기했는데, APR-1400이 자사 기술 기반이기에 수출 과정에서 미국 에너지부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당 소송이 한국의 원전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한미 정부가 법적 다툼을 해소해 나갈 방침이다.

이 장관은 "양국 소형모듈원자로(SMR)·원전연료 관련 기업들간 업무협약(MOU) 체결도 환영한다"며 "향후 양국 기업간 SMR 분야 제작, 운영·관리 및 제3국 공동 진출, 원전연료 안전망 강화 등 호혜적 협력이 가속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는 공동으로 ▲재원 조달 수단 활용 ▲원전 발주국 역량 강화 ▲회복력 있는 원자력 공급망 구축 등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민간 원전의 책임 있는 개발·보급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또 탈탄소화 지원을 목표로 에너지정책대화(Energy Policy Dialogue)를 통해 정책, 기술개발·상용화 부문에서 협력한다. 이를 위해 양국은 원전·재생·수소 등 무탄소에너지를 확대하고,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춘다.

산업·건물·수송 분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핵심광물을 포함한 에너지자원 공급망 확보를 위한 에너지정책 관련 공동 협력 필요성에 공감대를 모은 것이다.

이 장관은 "양국의 정책·인력·정보 교류 등 에너지효율 향상 부분도 정책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며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의 주요 협의체인 MSP(Mineral Security Partnership) 등을 통해 한미를 포함한 우호국간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국내외 석유·가스 시장 안정을 위한 양국의 노력을 지속할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국은 청정에너지 공급망 강화와 탈탄소를 위한 실증·기술 민관 협력도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수소, 배터리 재활용,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에너지효율 등 청정에너지 기술의 공동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양국의 미래 산업으로서 수소 협력의 시너지 효과는 클 것"이라며 "미국이 추진 중인 수소허브 구축, 수소충전소 확충 등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미국측의 관심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수소 교역 확대를 위한 제도 정립과 국제파트너십에서의 공조도 제안했다. 특히 이 장관은 "미국에 투자할 우리 기업이 미국 에너지부의 금융프로그램(LPO)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언급하며, 무역보험공사와 LPO 간의 협력을 통한 공동 금융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청정에너지 분야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미국 에너지부의 지원도 당부했다.

이외에도 상호 협의한 분야에 전문가들간 인력 교류, 투자·연구개발(R&D) 협력을 통한 청정에너지파트너십 촉진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이 장관은 "이번 면담은 양국 기업간 활발한 협력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였다"며 "협력 분위기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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