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투자세액공제율, 美 30%인데 韓 1% 불과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30% 이상 파격적인 투자세액공제를 주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세제 지원이 마련될 지 주목된다. 조세특례제한법에 신재생에너지 세액공제 조항이 신설될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RE100(재생에너지 100%) 이행 기업들이 수혜 대상에 오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너지공단은 최근 이런 내용의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세제지원 방안 고도화 용역'을 발주했다.

RE100용 발전시설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기업의 RE100 이행비용 공제 방안 등을 마련하는 게 골자다. 신재생에너지 세액공제를 마련해 국내 기업의 RE100 이행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이번 용역을 통해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대만, 중국 등 주요국의 재생에너지 관련 세제지원 현황도 살펴본다.

최근 주요국들은 신재생에너지 전환과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공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대표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IRA가 있다. 미국은 IRA를 통해 투자세액공제(ITC) 등 막대한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ITC상 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투자에 대해 30%의 세액 공제를 지원 받을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세액공제 혜택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에너지공단은 조특법 통합투자세액공제에 재생에너지 사용 관련 조항을 추가할 수 있을지 들여다본다.

조특법에 따라 기업들은 ▲신성장·원천기술의 사업화를 위한 시설(대기업 3%·중견기업 6%·중소기업 12%)이나 ▲국가전략기술의 사업화를 위한 시설(대기업 및 중견기업 15%·중소기업 25%) 투자의 경우에만 통합투자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현행법상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는 따로 없다. 결국 기본공제율이 적용되는데, 대기업의 경우 투자 금액의 1%만 세액공제를 받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 등 RE100을 선언한 기업이 대부분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기업인 점을 고려하면 세제 지원이 턱 없이 부족한 셈이다.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요구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22년 'RE100 기업 간담회'를 개최했는데, 참석 기업들은 RE100 이행에 따른 높은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를 건의했다.

더욱이 최근 국내 기업들은 RE100과 무탄소에너지(CFE)이니셔티브에 모두 참여하며 이행에 대한 비용이 커진 상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 등 이미 RE100을 선언한 기업들이, CFE이니셔티브에도 참여 의사를 밝히며 이중 부담을 지게 된 것이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등)로만 충당할 것을 선언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국내 주요 기업 36곳이 참여하고 있다.

반면 CFE이니셔티브는 원전, 연료전지, 탄소 포집·저장기술(CCUS) 등 탄소배출이 없는 모든 발전원을 포함하고 있어 RE100보다 인정 범위가 넓다.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CFE이니셔티브를 소개하며 전세계에 참여를 촉구했다. 현재는 CF연합 출범 당시 회원으로 참여한 기업·기관 20곳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제 공은 기획재정부로 넘어간다. 에너지공단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기획재정부에 조세특례를 건의하고 세제 지원의 필요성을 설명할 계획이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RE100 이행을 위해 기업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세액공제 등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앞선 간담회 등을 통해 모인 기업들의 의견을 가지고 기재부에 건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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