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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1010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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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신한금융투자의 한 직원이 독일헤리티지DLS(파생결합증권)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개설된 카카오톡 단톡방에 1년가량 들어가 대화를 엿보다 정체가 발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은 피해자를 향한 조롱성의 이모티콘을 단톡방에 남겼다가 모두의 주목을 받았고, 정체가 드러난 이후 말 없이 대화방을 나가 피해자들의 공분을 샀다.
4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단톡방에 들어와 있던 A씨는 전날 오전 독일헤리티지DLS 단톡방에서 ‘심심’이라는 메시지가 담긴 이모티콘을 올렸다. A씨가 단톡방에서 말을 꺼낸 건 처음이었다. 당시 피해자들은 독일헤리티지DLS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엉뚱한 메시지가 올라오자 해당 단톡방에 있는 피해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A씨의 정체가 모두에 공개됐다. A씨의 신분은 신한금투 소비자보호전담팀 수석조사역(부장급)으로 드러났다.
A씨의 정체가 확인된 된 배경은 이렇다. 한 피해자가 지난해 신한금투에 독일헤리티지DLS 관련 민원을 넣었고, 관련 답변을 한 담당자가 A씨였다. 피해자는 문서로 답을 요청했는데, A씨는 엉뚱하게 자신의 출장비용청구서 관련 내부 문건을 보냈다. 실수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문건에는 A씨의 이름과 소속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후 피해자는 카카오톡 단톡방 명단에서 A씨의 이름을 발견했고, 동시에 A씨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서 신한금투의 CI가 발견되면서 A씨의 정체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피해자 B씨는 A씨를 향해 “피해자를 가장해 이 단톡방에 잠입한 자에 대해서는 소속 조직에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대응했고, 다른 피해자들도 “(펀드사기 피해로)피눈물 흘리고 있는 피해자들에 약올리고 있다”, “비아냥 거리는 것”이라며 A씨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이날 오후 1시쯤 말 없이 단톡방을 나갔다.
B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원칙적으로 피해자 단톡방이기 때문에 이해관계 없는 외부인이 (단톡방에)들어올 이유가 없다”면서 “이 일을 법률대리인과 금융감독원에 전달한 상황이다. 법적 문제 이전에 도덕성의 문제다. 투자자들이 상심해 있는 곳에 잠입해 피해자를 사찰하고 조롱한 것이다. 그런데도 사과 한 마디 없이 나갔다”고 강조했다.
B씨 등에 따르면 이후 A씨는 한 피해자의 항의 전화를 받고 “나는 그런 적이 없다. 쓰지 않는 이모티콘이다. 카카오톡에 항의하겠다. 다만 사실여부를 떠나 실수로라도 내가 한 것이라면 대화방에 심려끼친린 점 사과드린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A씨가 회사 차원이 아닌 개인적으로 들어가 있었던 것”이라며 “회사는 이 사실을 인지 후 즉시 탈퇴시켰으며 향후 진상규명을 통해 내부절차에 따라 강력 조치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신한금투는 대규모 환매 중단이 발생한 독일헤리티지DLS의 최대 판매사다. 독일헤리티지DLS는 2017년 5월부터 2018년 12월 말까지 1년 7개월간 판매됐다. 총 판매 금액은 신한금투 3900억원, 하나은행 550억원, NH투자증권 243억원, 우리은행 225억원 등 총 5200억원 규모다. 정상 상환된 건이 전무한 상황에서 2019년 7월 환매가 중단됐다. 일부 중도 상환됐으나 환매중단 금액은 신한금투가 판매한 3800억원을 비롯해 총 5000억원에 달한다. 피해자는 신한금투 1600명을 포함해 총 2000여명이다.
konplas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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