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車·조선 등 주력수출 10.5%↑…335억弗 흑자전환[하반기 경제산업전망]

[세종=뉴시스]이승주 손차민 기자 = 올해 하반기 수출은 정유·이차전지를 제외한 13대 주요 산업에서 일제히 증가할 전망이다. 반도체와 조선, 자동차를 중심으로 호조세를 이어가며 올해 정부가 목표한 수출 7000억 달러 달성도 무리가 아니다. 수입이 소폭 증가하더라도 335억 달러 무역 흑자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다.

산업연구원은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을 발표하고 이 같이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6848억 달러(943조312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연초에 산업부가 목표로 제시한 연 7000억 달러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역대 최고치였던 6836억 달러(941조6590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올해 반도체 업황을 꽤 좋게 보는 만큼 하반기에 물량 효과가 예상보다 더 잘 나온다면 연 수출 7000억불 목표에 더 근접한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수출 실적은 13대 주력산업(자동차·조선·2차전지·바이오헬스·일반기계·철강·정유·석유화학·섬유·정보통신기기·가전·반도체·디스플레이)에서 고르게 증가해 두 자릿수 증가율(10.5%)을 기대했다. 정유와 이차전지를 제외한 대다수 산업에서 상반기(11.8%)에 이어 하반기(9.3%)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올해 세계적으로 하반기에는 주요 IT제품의 교체주기가 도래하고 글로벌 기업의 투자 확대로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설비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 인프라 투자 증가세가 지속되겠지만 경기 회복이 주춤하고 국제 정세 불안 등 부정적 요소도 상존한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는 26.3%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연간 수출 실적으로는 전년 대비 35.9% 증가할 전망이다. 메모리반도체 단가가 오르고 IT기기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등으로 업황이 회복된 영향이다. 반도체는 최근 50%를 넘는 강한 회복세를 보였으며, 연말까지 1300억 달러를 넘는 수출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조선 수출은 전년 대비 21.5% 증가할 것으로 봤다. 지난 2021년 높은 가격으로 수주한 선박들이 차례로 인도를 시작하게 된다.

자동차 수출도 수요가 꾸준히 성장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차 경쟁 우위를 확보한 덕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늘어난 480억 달러(약 66조960억원)로 예측했다.

코로나19 시기에 이뤄진 전자제품 판매 급증은 최근 2년 간 수요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보유 제품의 교체시기가 다가오는 만큼 IT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AI기능을 탑재한 신제품 시장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IT신산업군 하반기 수출은 19.6%, 연 23.7%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수요 확대와 IT제품 단가 상승의 영향으로 정보통신기기 16.6%, 반도체 26.3%, 바이오헬스(24.9%) 등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소재산업군은 수출 단가 개선으로 정유(-0.9%)를 제외하고 대부분 산업이 하반기에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대비 증가폭이 확대되며 산업군 전체로는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구체적으로 철강(3.5%), 석유화학(4.8%) 등이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산업환경실장도 브리핑에서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소재와 철강, 석유화학 등 산업은 단가가 얼마나 개선되는지에 따라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13대 주력산업 수입은 전년 대비 7.9% 증가할 전망이다. 연간으로는 3.0% 예상했다. 수출이 증가하면서 중간재 수입이 필요한데, 고환율로 인한 단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출 증가세가 더 큰 만큼 무역수지는 흑자로 전환할 전망이다. 지난해 103억 달러 적자였던 무역수지는 올해 335억 달러 흑자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charmi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