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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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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시행사가 대부분의 사업비를 금융기관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우리 경제에 반복적인 위기를 초래해온 가운데 근본적인 구조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분양' 제도 하에서 계약금과 중도금을 공사비로 활용하는 고질적 구조 속 '묻지마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고 제3자 보증을 규제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20일 브리핑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갈라파고스적 부동산PF, 근본적 구조개선 필요' 보고서를 설명했다.

황순주 연구위원은 "PF 문제의 근본 원인은 사업주체가 극히 적은 자기자본을 투입하고 제3자의 보증에 과도하게 의존해 총사업비 대부분을 부채로 조달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황 위원은 "PF 위기가 금융시스템뿐 아니라 건설업 등 실물경제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는 PF 보증을 확대하고 긴급유동성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단기적 처방을 시행하고 있다"며 "PF는 반복적으로 우리 경제에 위기를 초래하면서도 근본적인 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황 위원은 부동산 PF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낮은 자기자본'과 '높은 보증 의존도'로 대표되는 낙후된 재무구조로 꼽았다.

그는 "사업주체인 시행사는 일반적으로 총사업비의 3%에 불과한 극히 적은 자본을 투입하고 나머지 97%는 빚을 내서 PF사업을 추진한다"며 "부동산PF 사업은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고 위험한 반면 사업주체의 자기자본 투입은 이처럼 적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에는 금융회사가 선뜻 PF대출을 내주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달리 주요 선진국에서는 부동산PF 사업의 자기자본비율이 30~40% 수준으로 높다는 설명이다. 황 위원은 "우리나라에서는 인허가에 실패하거나 사업성에 의문이 제기돼 본PF로의 차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부실이 발생하는 반면 주요국에서는 자기자본으로 토지비를 충당하기 때문에 이러한 차환 리스크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처럼 시행사가 아닌 제3자가 PF대출을 보증하는 경우는 주요국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황 위원은 "이 같은 저자본·고보증 구조가 시행사의 영세화를 초래하고 사업성 평가를 부실화시키며 '묻지마 투자'를 일으키고 대출의 거시적 변동성을 확대시킨다"며 "결국 시스템리스크를 초래하면서 위험을 사회화한다"고 역설했다.

부실이 발생하면 소규모 시행사는 이미 망하고 없고, 보증을 제공한 건설사가 대출을 모두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 대형 건설사는 살아남겠지만 그렇지 않은 건설사는 태영건설처럼 무너지고 만다"며 "건설사가 대출 상환에 실패하면 대출을 제공한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훼손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건설업과 금융업을 포괄하는 시스템리스크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는 불가피하게 PF대출을 보증하고 긴급유동성을 지원하는 등 직간접적인 공적자금을 사용하게 된다"며 "시행사의 실패가 납세자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선분양 관련 제도로 인해 이같은 저자본·고보증 구조가 강화됐다는 설명도 내놨다. 황 위원은 "우리나라는 아파트 등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을 선분양할 때 수분양자가 납입한 계약금과 중도금을 공사비로 활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라며 "자본을 적게 투입해도 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황 위원은 중장기 개선방향으로 자본확충 규제 도입을 제시했다. 그는 "부동산PF의 바람직한 개선방향은 자기자본비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제3자의 보증은 폐지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자본확충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위원은 "원칙적으로 자본구조(capital structure)는 기업이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사업성 평가 미흡, 묻지마 투자 초래, 시스템리스크 확대 등 부정적 외부효과가 존재하므로 제도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그는 시행사가 PF대출을 받을 때 일정 수준의 최소 자기자본비율을 요구하는 '직접규제'와 자기자본비율이 낮을수록 금융회사가 PF대출을 공급할 때 더 많은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하는 '간접규제'를 거론하고 제3자의 보증을 제한하는 규제도 필수적이라고 봤다.

황 위원은 "규제가 없을 경우 여러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시행사는 막대한 개발이익을 독점하기 위해 지분투자자를 유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간접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REITs)를 통한 방안도 제안했다. 황 위원은 "리츠는 개발이익을 사회화하고 이미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받고 있으므로 리츠의 지분투자를 활성화하거나 리츠를 직접적 시행주체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정책도입과 과도기적 정책도 고민해봐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황 위원은 "저자본·고보증 구조가 장기간 지속된 현실을 고려할 때 자기자본비율을 일시에 크게 높이는 것은 어렵고 부작용도 클 것"이라며 "과도기적으로는 먼저 다소 약한 수준의 자본확충 규제를 도입해 시행사가 스스로 자본을 확충하거나 지분투자자를 유치할 필요성을 마련하고 동시에 자본확충을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자본확충을 지원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어떻게 도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보다 세부적이고 실무적인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정책적 논의를 위한 참고자료로 '세제지원', '리츠활성화', '금산분리의 제한적 완화'를 내놨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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