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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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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최근 가수 백지영 씨가 자신의 주택에서 사용한 전기요금이 이달 초 71만원이 나왔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관리비가 제외된, 그것도 8월 한 주 만의 전기요금이 70만원을 넘어섰다며 이달에만 전기요금이 300만원 가까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백 씨가 일반인보다 전기 사용량이 많을 수 있는 큰집에 살고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요? 물론 일반 가구 평균보다 전력사용량이 많긴 하겠지만, 지난해 같은 달 백씨에게 청구된 전기요금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습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한국전력 앱 '한전ON'에 기록된 전기요금을 확인한 뒤, 지난해 8월에 나온 85만원이 올해는 8월 첫 주 만에 나왔다며 놀랍니다.

글로벌 에너지난에도 요금 인상을 유보해온 한국전력이 결국 역대급 적자를 떠안게 됐다는 소식은 언론에서 익히 들었을 겁니다. 누적 적자가 40조원을 넘어서며 한 달에 이자로 100억여원을 쓰고 있다니, 차라리 요금을 인상해 부채를 줄이는 데 동참하겠다는 의지도 듭니다. 하지만 막상 고지서에 찍힌 요금을 들여다보면 고물가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죠.


그렇다면 올해 여름 '요금 폭탄' 우려는 한전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2분기 이래로 동결됐거든요. 에너지 업계 등에서는 한전의 적자 우려에 요금 인상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하절기에 인상하면 서민들의 요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3분기까지 인상을 유보했거든요.

진짜 이유는 '역대급 폭염'에 있습니다. 올해 여름은 폭염과 열대야, 태풍 '종다리'까지 여느 때보다 무더웠거든요. 기상청에 따르면 전일 기준 서울은 올해 37일, 제주는 40일 열대야를 겪었습니다. 서울은 1994년(36년) 기록을 뛰어넘으며 근대 기상 관측 역사상 최장 기록을 썼고요. 제주도 2016년(39일) 기록을 넘어 제주 역대 2위(1위는 2013년 44일)를 차지했습니다.


계속된 폭염에 온열 질환자도 속출합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누적 3058명으로, 1년 전 같은기간(2615명) 대비 443명 늘었죠. 심지어 태풍 마저 한반도 남쪽 저위도에 있던 고온다습한 공기를 끌고 왔습니다.

이 같은 무더위에 냉방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달 무더위가 먼저 찾아온 제주를 시작으로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계속 갈아 치웁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후 8시 제주의 최대전력이 1114㎿(메가와트)로 여름철 제주 수요를 갈아 치우더니 29일 오후 7시(1118.6㎿), 30일 오후 7시(1123.8㎿), 31일 오후 7시(1138.8㎿), 이달 1일 오후 7시(1156.4㎿), 2일 오후 7시(1169.5㎿), 5일 오후 2시(1178.6㎿)까지 연이어 경신했거든요. 올해 여름에만 7번입니다.


전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5일 오후 5시 9만3841㎿로 역대 여름철 최대 수요를 기록한 뒤 12일 오후 7시 9만4489㎿로 그 기록을 경신합니다. 13일부터는 하계 기록은 물론 전체 수요마저도 최대치를 넘어서는데요. 이날 오후 6시(9만4639㎿)에 역대 전체 수요로도 최고를 기록한 뒤 19일 오후 6시(9만5611㎿), 20일 오후 5시(9만7115㎿)로 그마저도 두 차례 추가 경신하죠.

에너지 정책을 관할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여름철에 냉방수요가 급증하면서 전기가 끊기는 '블랙아웃'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하절기 전력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합니다. 올해 여름에는 8월 둘째주 평일 중에 92.3GW(기가와트)에 달하며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봤는데요. 그보다 일찍, 전망치를 이미 넘어섰죠.

다행히 산업부 및 발전 공기업 등의 대처에 블랙아웃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요금입니다. 지난 22일 '처서'가 지났는데도 이달 말까지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거든요. 이대로 냉방을 가동하다간 그야말로 '요금폭탄'이 현실화될 겁니다.

정부는 오는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검토 중입니다. 추가 인상 전부터 요금 폭탄을 맞는다면 연말에 살림살이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에너지 취약층을 위한 바우처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가능하다면 에너지 절약부터 실천하는 것은 어떨까요.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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