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전 통역, 보석금 3500만원에 석방…오타니에 '접촉 금지'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불법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가 기소된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보석 허용으로 석방됐다.

AP통신의 13일(한국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 판사는 미즈하라의 보석을 허용했다.

보석금은 2만5000달러(약 3500만원)로, 돈을 내지 않고 당사자가 서명하면 보석이 허용된다. 다만 보석 조건을 위반하면 보석금을 내야 한다.

판사는 오타니에 접촉 금지, 도박 중독 치료 프로그램 참여, 캘리포니아 중부 지역 이탈 금지, 도박 가담 금지 등을 명령했다.

미즈하라의 변호사는 "의뢰인이 전적으로 그렇게 할 의지가 있다"면서 "또 오타니씨와 다저스, MLB,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전날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된 미즈하라는 이날 법원에 자진 출두했다. 그는 기소 내용과 보석 조건을 이해했냐는 판사의 질문에 "네"라고만 답했다.

미즈하라의 기소 인부 심리는 다음달 9일로 정해졌다.

앞서 미 캘리포니아 연방 검찰은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돈을 훔치고, 오타니의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은행 측에 거짓말을 한 혐의로 미즈하라를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타니의 계좌에서 1600만달러(약 219억원)를 빼돌렸다.

또 오타니 은행 계좌에 있는 연락처 정보를 자신의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로 변경해 오타니가 돈을 빼낸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했고, 은행에 전화를 걸어 오타니라고 속인 후 도박 업자에게 돈을 송금하는 것을 승인하게 했다.

검찰은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행위를 알고 있거나 관여한 증거가 없었다면서 그를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판단했다.

불법 도박으로 미즈하라는 1억4225만6000달러(약 1955억원)의 돈을 챙기기도 했지만, 동시에 1억8293만5000달러(약 2514억원)를 잃었다. 도박으로 날린 돈이 4067만9000달러(559억원)에 달한다.

미즈하라는 지난달 언론 보도를 통해 불법 도박, 절도 사실이 알려져 다저스로부터 해고 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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