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강철 감독 "고영표 덕에 2차전부터 정상 로테이션 가능"[준PO]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1차전 선발로 고영표를 내세운 것은 이후 경기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 감독은 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LG 트윈스와의 2024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PO 1차전을 앞두고 "고영표가 1차전 선발로 나서면 다른 선발 투수들이 나흘을 쉬고 등판할 수 있게 된다. 고영표가 해준다고 해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 1일 SSG 랜더스와 5위 결정전, 2~3일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WC) 결정 1, 2차전을 치른 KT는 준PO 1차전 선발 투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다.

WC 결정 2차전에서 승리한 후 준PO 1차전 선발 투수에 대해 고민을 드러냈던 이 감독은 결국 고영표에게 중책을 맡기기로 했다.

고영표로서는 투혼이다.

지난달 2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경기에 구원 등판해 5이닝 동안 48개의 공을 던진 고영표는 이틀을 쉬고 1일 5위 결정전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동안 18개의 공을 뿌렸다. 3일 WC 결정 2차전에서도 선발 웨스 벤자민의 뒤를 이어 등판,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이 감독은 "5위 결정전 선발 투수였던 엄상백이 준PO 1차전 선발로 나오면 사흘만 쉬고 등판해야 했다. 엄상백이 나갈 수 있다고 했지만, 완벽하게 쉬고 나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며 "고영표가 등판하면서 엄상백을 비롯한 다른 선발 투수들이 나흘 휴식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 하루만 쉬고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고영표가 긴 이닝을 소화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이 감독은 "고영표가 2~3이닝을 던지면서 경기를 만들어주면 곧바로 필승조를 투입할 계획"이라며 "다만 고영표가 좋은 느낌을 받는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을 김민혁(좌익수)~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장성우(포수)~강백호(지명타자)~문상철(1루수)~오윤석(2루수)~황재균(3루수)~배정대(중견수)~심우준(유격수)으로 구성했다.

WC 2차전에서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던 오재일 대신 문상철이 포함됐다.

이 감독은 "문상철이 LG 선발인 디트릭 엔스를 상대로 잘 쳤다. 최근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본인이 괜찮다고 하고, 타격코치도 기대된다고 하더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KT는 WC 2차전에서 단 1점 밖에 내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타격감이 좋은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추가점을 내지는 못했지만 7~8안타를 쳤다. 연결이 잘 되지 않은 것 뿐이다.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다가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기대했다.

"김상수가 돌아오면 한층 나아질 것"이라고 말한 이 감독은 "김상수는 준PO 2차전부터 선발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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