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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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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파놉티콘(Panopticon) 혹은 등대 같은 탑(塔). 그 탑 최고층에선 '반지의 제왕' 속 '사우론의 눈' 같은 존재가 눈을 희번덕거린다.

이 정도면 KQ엔터테인먼트 김규욱 대표와 김 대표가 발굴한 그룹 '에이티즈(ATEEZ)'의 세계관에 대한 집념은 극진한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에이티즈가 28일 오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펼친 '2024 월드투어 - 투워즈 더 라이트 : 윌 투 파워(TOWARDS THE LIGHT : WILL TO POWER) 인 서울'은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이 소설 '1984'에서 그린 빅브라더 혹은 '해적왕'에 대한 얘기인 일본 만화 작가 오다 에이치로의 '원피스' 등 다양한 작품 등을 연상케했다.

하지만 패러디나 흉내로 끝났으면 에이티즈가 팬덤 '에이티니(ATINY)'가 이렇게 열광하는 대세 K팝 그룹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갖은 억압에도 의지를 갖고 빛을 향해 나아가는 서사를 퍼포먼스로 극화한 무대들은 마치 뮤지컬 같기도 했다. 에이티즈만의 고유성이 넘치는 공연이었다.

에이티즈는 현재 가장 뜨거운 K팝 보이그룹이다. 지난달 발매한 정규 2집 '더 월드 에피소드 파이널 : 윌(THE WORLD EP FIN : WILL)'을 통해 K팝 그룹 일곱 번째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1위를 찍었고, K팝 보이그룹 중에선 처음으로 4월에 열리는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 출연한다.

정규 2집 타이틀곡 '미친 폼'으로 시작하는 이날 콘서트는 지난 1년간 해외에서 40만명을 끌어모은 투어를 돈 에이티즈의 명성과 실력을 새삼 확인케 했다.

중소기획사 소속 K팝 그룹으로는 이례적인 기록을 계속 쓰고 있는 에이티즈는 주지하다시피 모험을 즐기는 K팝 낭만주의 미학을 선보이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중성이라는 '덫'을 벗어나 항상 새로운 시작을 위한 '닻'을 올리고, 자신들을 향해 불어오는 바람에 '돛'을 맡긴 채 본인들만의 리듬으로 순항하고 있다.

지난 두 번의 콘서트에 이어 지켜본 이날 콘서트에선 멤버들은 더 여유 있게 파도와 바람을 즐겼다. 컨트리풍의 EDM과 트랩 사운드가 혼합된 '세이 마이 네임(Say My Name)'에서 멤버들의 군무는 자유롭지만 일사불란한 파도를 연상케했다. "우리 배는 편도로만 가"라고 노래하는 '윈'에선 마치 바람을 탄 유연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에이티즈는 현재 가장 K팝 보이그룹다운 매력을 지닌 K팝 팀 중 하나다. 2시간30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몸이 부서져라' 쉴 새 없이 춤을 추는 모습에선 초심이 여전했다.

무엇보다 이날 에이티즈는 입체적이었다. 덫, 닻, 돛은 X축(가로), Y축(세로), Z축(깊이)에 비유할 수 있다. X축은 덫이라는 장애물이 있는 에이티즈가 나아가는 길, 닻은 그 장애물을 벗어나 상승하는 돛이다. 여기까지는 평면이다. 에이티즈의 실력과 인기의 깊이를 품은 돛을 확인 가능한 콘서트는 Z축이라 할 수 있다. 비로소 입체적이 되는 것이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란 말은 이럴 때 쓴다.

특히 유닛을 포함 수많은 최초 공개 무대가 Z축을 더 늘렸다. 여상·산·우영의 관능이 돋보였던 '잇츠 유', 연습생이 되기 전부터 친구였던 윤호·민기가 오디션을 앞두고 나눴던 전화통화 내용을 재구성한 '유스(Youth)', 청아한 고음으로 에이티즈 노래들의 화룡점정을 찍는 종호의 가창력이 돋보인 솔로곡 '에브리싱(Everything)', 팀의 맏형 라인인 홍중·성화의 노련미가 돋보인 '맏즈(MATZ)' 그리고 강렬한 '아리바(ARRIBA)', '장고(DJANGO)' 등이 그랬다.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가 돋보이는 '실버 라이트(Silver Light)', 청량한 멜로디의 '웨이브(WAVE)'처럼 강렬하지 않아도 되는 곡들에서도 에이티즈 멤버들은 매력을 발산했다.

이날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전 세계에 우리 청량고추를 알린 '바운시'에 이어 정규 1집 타이틀곡 '원더랜드'를 부르는 순간이었다.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을 더한 편곡으로 웅장함을 배가시킨 '원더랜드'에선 신화 속 바다 괴물인 '크라켄'을 형상화한 공기 풍선 로봇(Aero Balloon Robot·ABR)과 성화의 검 퍼포먼스를 아울렀는데, 평면성의 이야기에 3D 효과를 더한 듯했다. 대형 LED에 잡히는 현장 카메라의 숏도 일품이었다. 멤버들의 연기 장면을 역동적으로 포착하거나 부감숏 등으로 보는 재미를 추가했다.

이처럼 이날 콘서트는 현재 대세 K팝 보이그룹이 어떤 팀인지에 대한 에이티즈 식의 답변이 됐다. 최근 숫자로 나타난 호성적도 에이티즈의 진가를 나타내는 지표이기는 하지만, 팀의 기둥 같은 산의 근육처럼 탄탄한 물성을 지닌 이 팀의 퍼포먼스가 고유한 세계를 짓는다. 산은 "올해는 우리의 증명의 해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윤호를 펑펑 울린 메시지를 전달한 에이티니에게 캡틴 홍중은 "우리의 좋은 소식이 에이티니의 삶에도 원동력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전날에도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이번 콘서트는 에이티즈의 새 월드투어 출발이다. 에이티즈는 내달 3~4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로 투어를 이어간다. 오는 7월엔 서울에서 팬미팅을 연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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