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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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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포크계의 대부' 김민기 대표가 이끈 학전의 '라스트 댄스'가 마무리된다.

14일 오후 3시·7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학전 블루 소극장에서 '학전 어게인(AGAIN) 콘서트'의 마지막 무대인 '김민기 트리뷰트'가 펼쳐진다.

학전의 정신적 지주인 김민기 대표 트리뷰트 무대로 꾸며진다. 학전 독수리 5형제 중 한명인 황정민이 함께 한다. 학전은 개관 33주년 당일인 15일 폐관한다. 폐관일엔 따로 행사가 없다. 이날 공연이 사실상 학전과 이별하는 무대다.

그런데 서른 살이 넘은 이 공간을 배웅하는 장례는 엄숙하지 않았다. 축제의 굿판이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20회 공연을 하게 되는데 회당 약 150명씩 3000명 관객이 함께 했다. 이들 관객은 선택받은 자들이다. 아이돌 콘서트 티켓 예매를 방불케하는 티케팅에서 살아남은 자들이다. 티켓은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단숨에 매진됐다.

여행스케치, 윤도현 위드(with) YB 허준 무대를 시작으로 크라잉넛, 웅산밴드, 노찾사, 동물원, 김필, 이한철밴드, 박창근, 박학기, 시인과 촌장, 루시, 오존, 권진원, 유리상자, 다섯손가락 이두헌, 데이브레이크, 알리, 하림, 자전거탄풍경, 장필순, 김현철, 한상원밴드, 한동준, 윤종신, 김재환, 왁스, 배우 이정은 등이 함께 했다. 유재하 동문회, 김광석 다시 부르기 같은 프로젝트성 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지난 11일은 학전 배우 데이로 꾸며져 학전 대표작인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초연(1994년) 멤버들인 '조상님' 방은진·설경구 그리고 장현성 등이 출연했다. 역시 '지하철 1호선' 초연 멤버로 월드클래스 재즈 보컬 나윤선이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설경구는 "학전은 제게 운명 같은 장소예요. 학전과 김민기 대표님이 영원할 줄 알았죠. 없어져도 학전의 DNA는 우리의 가슴에 새겨질 겁니다. 김민기 대표님이 얼른 건강해지시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사정상 '학전, 어게인 콘서트'에 참석하지 못해도 다양한 자리에서 학전을 기억하고 투병 중인 김민기 대표의 쾌차를 빌었다. 학전 독수리 5형제 중 또 다른 한명인 조승우는 지난 1월 '제8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시상식에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뒤 "이 상과 모든 영광을 학전과 김민기 선생님께 바칩니다"라고 말했다.

스물 한살이던 2000년 9월 극단 학전의 뮤지컬 '의형제'로 데뷔했다는 그는 "정말 많은 걸 배웠습니다. 투병 중이신 김민기 선생님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선생님이 저와 꼭 다시 작품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학전은 이날 공로상을 수상했다. 학전은 지난달엔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에서 선정위원회 특별상도 받았다. 뮤지컬계와 대중음악계에서 같은 해에 특별상을 받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최지호 한대음 선정위원은 "소위 돈 안되는 일, 예술의 못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가치로 30여 년 가꿔온 농부에게 모자를 벗어 정중한 예를 표하는 마음으로 선정위원 특별상을 수상한다. 학전이 한국 문화계에 끼쳤던 전통과 영향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했다.

극단 학전(學田)은 한자로 '배울 학(學)'에 '밭 전(田)' 자를 쓴다. 1991년 3월15일 대학로에 학전 소극장을 개관하면서 출발한 학전은 그동안 한국대중문화사에 크고 작은 궤적을 만들어 왔다. 33년간 총 359개 작품을 기획·제작해오면서 수많은 공연예술인들의 성장 터전이자 수많은 관객들의 삶 속에 함께 해왔다.

학전은 학전블루와 학전그린 소극장을 운영하면서 '김광석 라이브 콘서트 1000회',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등 라이브 콘서트 문화의 시발점이 됐다. 이후 연극, 대중음악, 클래식, 국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울렀다. 또 '지하철 1호선'로 한국적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을 들었다. '지하철 1호선'은 최초의 기획 프로덕션, 최초의 라이브 뮤지컬, 원작 저작권료 면제, 장기 상설공연, 최초 중국진출 뮤지컬 등의 기록을 남겼다. 4000회 이상 공연하며 73만 명의 관객을 실어 날랐다.

이외에도 '모스키토', '의형제', '개똥이' 등 우리의 정서와 노랫말이 살아 숨 쉬는 뮤지컬도 선보였다. 2004년부터는 학전 어린이 무대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복서와 소년', '아빠 얼굴 예쁘네요' 등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공연에 집중했다. 김민기는 대학로 아동·어린이극 지킴이로도 통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경영난과 김민기 대표의 병환으로 학전블루 소극장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소식을 접한 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학전, 어게인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학전의 사정이 외부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정부 등이 학전을 운영하는 방안 등이 검토됐으나 학전은 김민기 없는 학전은 없다며 학전답게 폐관을 결정했다. 김민기는 학전을 통해 "모두다 그저 감사하다,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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