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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우리의 이야기는 여전히 뜨겁게 진행 중이다."('인트로' 중)

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다듀)의 20년은 국내 힙합 역사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2년 초등학교 6학년 때 만나 30년 이상 우정을 다져온 최자(44·최재호)와 개코(43·김윤성)의 이 팀이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28일 오후 6시 발매하는 열 번째 정규앨범 '투 키즈 온 더 블럭(2 Kids On The Block)'은 끝이 아닌 출발이다. 자신들의 일대기를 돌아본 형식을 취하면서, 이들의 개별 기억이 공적인 힙합의 역사가 됐다.

앞서 발매한 정규 10집 파트(Part).1과 파트.2에 두 사람의 19세 시절 감성이 깃든 '19'와 20대의 치기 어린 사랑 이야기를 담은 '눈물점'이 면제 받은 기억의 의무라면, 파트3의 중심축이자 이번 앨범 타이틀곡 겸 마지막 12번 트랙 '피타파(Feat. pH-1, JUNNY)'는 미래를 담보 받은 현재다. 햄버거, 피자, 타코, 파스타를 활용한 이 곡은 지난한 삶을 그럼에도 헤쳐나가는 위트가 녹아있다.

또 작년에 2014년작 'AEAO'로 글로벌 음악 차트에서 역주행했고,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의 미션 음원 '스모크(Smoke)'로 국내 각종 음원 차트를 석권하는 가운데도 리듬을 잃지 않고 자신들 삶의 각운을 맞추며 힙합적인 걸 계속 발견해온 태도는 노련함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개코와 최자는 2000년 3인조 힙합그룹 '씨비 매스(CB Mass)'로 데뷔했고 2004년부터 다이나믹 듀오로 활동해왔다. 2006년 아메바컬쳐를 설립했다. '출첵', '링 마이 벨(Ring My Bell)', '불면증' 등의 히트곡을 냈다. 이번에 히트곡 리스트를 늘릴 예정이다. 다음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소속사 아메바컬쳐에서 다이나믹 듀오가 기자들과 만나 나눈 일문일답.

-정규 10집 발매 소감은요.

"내는 과정이 길어서 저희도 민망한데요. 사실은 작년에 완성하려고 했어요. 'AEAO'하고 '스모크'에 대한 반응이 갑자기 좋아지면서 10집 작업을 잠시 멈추고, 두 곡 활동에 호흡을 집중하느라고 작업이 늦어졌죠. 처음부터 이렇게 세 파트로 쪼개서 내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작년에 저희 대표(고경민 전 아메바컬쳐 대표가 지병으로 별세했다)님이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저희가 만든 노래를 조금이라도 더 들려드리고 싶어서 쪼개 냈습니다."(개코)

"요즘은 사실 앨범 단위로 내기 힘든 상황이잖아요. 아티스트로서 고집을 부려 회사를 설득해 낸 부분들이 있거든요."(최자)

"올해가 다이나믹 듀오 20주년이다 보니까 또 더 잘 된 것 같다는 느낌도 들어요."(개코)

-앨범이 두 분 일대기를 돌아보는 느낌이잖아요.

"처음부터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요. 드라마 제작사 프로듀서 분과 저희 어릴 때부터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다 '재밌는데 드라마로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농담 삼아 얘기한 것이 계기였어요. 어떤 특정한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시절마다 느꼈던 감정을 넣어 열 곡 정도 만들면 재미있겠다라고 해서 시작한 콘셉트였어요. 거기서 드라마 얘기만 쏙 빠진 거죠. 메인 작품은 없어지고 OST만 남은 격이에요. 하하."(개코)

-초등학생 때부터 친구였던 애들이 랩스타가 되는 과정이라고 하셨는데 회의를 하시면서 어떤 얘기가 오갔나요.

"처음에 저희가 음악을 시작해 때는 완전 마니아였어요. 당시엔 한국에 힙합 음악이 없으니까 찾아 들어야 했거든요. 인터넷이 활성화됐던 때가 아니라, 수입 시장을 찾아다녔고 유학 간 친구들한테 '너 돌아올 때 어떤 어떤 CD 사가지고 와' 이렇게 부탁하기도 했죠. 우리가 음악을 얼마나 좋아했고 또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얘기를 되게 많이 하면서 앨범 작업 도 좀 수월해졌어요. 그 때 무슨 옷을 입었고, 옷은 어떻게 입어야 멋있는 거였고, 이런 얘기도 되게 많이 했죠. 시대적 배경을 한참 얘기를 하다 보니까 순차적인 흐름으로 트랙이 배치됐고 그래서 좀 디테일하게 표현이 된 것 같아요."(최자)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이건 영광의 순간이었다'라고 꼽을 만한 장면이 있다면요.

"영광의 순간이라고 하면 저희가 군대 제대하고 나서 낸 정규 7집(2013년 작 '러키넘버스(LUCKYNUMBERS)')이에요. 이전까지 계단식 성장으로 조금씩 잘 되기는 했어요. 그런데 이 음반으로 '차트 올킬'하고 당시 모든 상을 다 받은 것 같아요. 1등도 많이 했고요. 회사 직원들도 울고 막 그랬죠"(최자)

"당시 회사 직원분들이 어찌 보면 제일 목 말랐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희 음악을 홍보하기 위해서 작은 회사를 만들어서 노력했던 분들이니까요. 직원분들이 오열을 하는 거 보고 벅차기도 했어요."(개코)

-부침이 심한 대중음악계에서 20년 동안 함께 해온 자부심도 있을 거 같아요.

"3~4년 전부터 왜 해체를 안 하냐라는 질문이 슬슬 나왔어요. 신기한가 봐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만났을 때는 우리가 비슷한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세월이 지날수록 음악적인 취향은 비슷하지만 우리가 서로 달라서 이렇게 오랫동안 잘 지내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배려하고 거리감도 주고 각자의 시간을 배려하는 것에 대해서도 학습을 하게 됐죠."(개코)

"딱 알맞은 거리감을 유지하는 게 팀워크인 거거든요. 그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각자 자전을 하는 거죠."(최자)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해서 모든 걸 다 알아내려고 하는 게 없다 보니까 서로 잘 돌아가는 것 같아요."(개코)

-위기는 없었나요?

"보통 음악 팀이 해체를 하는 이유는 큰 성공을 거뒀거나 아니면 완전 망했거나죠. 근데 음악하기 이전에 저희는 친구로 시작을 한 거니까 음악을 못하게 되면 못하는 거지, 서로 치고 다툴 필요가 없어요. 보통 다른 팀은 음악을 하려고 만난 친구들이니, 음악이 안 되면 헤어지는 거잖아요. '원래 친구들인데 음악도 잘 돼서 다행' 이런 느낌인 거죠. 위기는 있었죠. 씨비 매스라는 팀을 하다가 해체했을 때요. 사실 당시엔 저희가 음반을 만들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제작을 해 주신다는 분이 계셨죠. 학교 다니면서 수업 시간에 노래도 조금씩 쓰고 그랬어요. 재미를 놓치기 힘드니까 일단 제작을 하자 분위기였는데 아마 저희한테는 제일 위기는 위기였거든"(최자)

-초창기에 몸 담으셨던 '무브먼트 크루'('드렁큰타이거'로 활동했던 타이거JK를 주축으로 윤미래, 리쌍, 다이나믹듀오, 양동근, 에픽하이 등의 힙합 가수들이 뭉쳐서 활동하던 크루) 활동 시기에 대해 말씀 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한테는 엄청 행운이었죠. 타이거JK 형, 윤미래 씨 등 크루 중심에 계셨던 분들이 저희를 되게 예쁘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저희가 하는 음악에 대해 되게 존중해 주시고 기회를 주셔서 음악적인 기반을 좀 잡을 수 있었죠. 방송 같은 것도 같이 할 수 있게 해 주시고 콘서트 무대에도 정말 많이 참여시켜 주셨으니까요. 저희한테는 굉장히 은인이죠. 취향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이다 보니까 화학적인 시너지도 좋았어요. 지금은 음악 파일을 서로 보내며 작업하지만, 당시엔 항상 스튜디오에 모여 있었죠. 스튜디오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조금이라도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괜히 놀러가기도 했고요. 그렇게 스튜디오에 있으면 형들이 '네 마디 해볼래?' 그렇게 제안을 해요. 그런 식으로 음악이 만들어졌죠. 그 때 추억을 생각하면, 아직도 되게 뜨거워져요. 그 때 영상이 가끔 유튜브에 올라오는데 보고 있으면 되게 날 것의 에너지가 느껴지더라고요."(개코)

"인생에서 즐겁고 뜨거웠던 시간이었어요. 지금까지 저희가 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부분이죠. 사실 그땐 힙합이라는 장르 자체가 A급 문화가 아니었거든요. 지금은 힙합 가수들의 인기가 많고 여기저기 방송에 많이 나오지만, 그 때는 저희가 방송에 나가면 '누군데?'라는 얘기가 많이 나왔어요. 다만 각자는 힘이 약했는데 뭉쳐 있으니까 파워풀했던 것 같아요. 서로 조금씩 기댈 수 있었죠."(최자)

-두 분이 제일 처음 샀던 힙합 음반이 뭐였어요?

"랩뮤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아마 MC 해머일 거예요. 좀 더 힙합 같은 음반이라면 '너티 바이 네이처'였습니다."(최자)

"저희 학생 때 IMF가 터지면서 유학 갔던 형들이 많이 귀국했거든요. 그러면서 가져온 CD를 주로 들었어요. 제일 처음 샀던 힙합 CD는 생각이 나요. 사이프레스 힐(Cypress Hill) 싱글이었는데, 부모님이 당시 일하실 때니까 집에서 혼자 들을 때 오싹했어요. 앨범 커버가 해골이 쌓여 있는 장면이었거든요. 그래서 '이거 들으면 지옥 가나' 생각을 하면서 들으면 안 될 거 같은 기분으로 음악을 몰래 들었죠."(개코)

-인트로 내레이션에 배우 이병헌 씨가 참여했어요.

"저희가 기본적으로 영화도 그렇고 영상물에 대한 애정이 커요. 연기도 되게 잘하고 싶고 작품에도 출연하고 싶은데 그럴 능력이 없으니 저희 뮤직비디오에서 자아실현을 하죠. 하하. 이번엔 내러티브가 있는 하나의 앨범이니까 배우분이 참여를 해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죠. 인트로에서 '우리 예전 이야기를 제대로 읽어줄 수 있는 분이 누가 있을까' 고민을 했는데 제일 먼저 떠오른 배우님이 이병헌 형님이었어요."(최자)

"저희가 (이병헌 아내인 배우) 이민정 씨랑 친하다 보니까 민정이 통해서 부탁드렸죠. 와이프가 설득하면 더 잘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개코)

"요즘 저도 깨달은 게 '와이프 라인'이 제일이더라고요. 하하"(최자)

-'드라마틱(Dramatic)(Feat. 허성현)'엔 배우 정만식 씨가 내레이션으로 참여를 해주셨어요.

"노래 완성 이틀 전까지 퍼즐 하나가 안 맞는 느낌이 자꾸 들었어요. 그러다 내레이션이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노래 색깔이 누아르 느낌이 들고 콘셉트도 냉소적이라서 만식 형님을 떠올렸습니다. 전주에서 촬영하는 가운데 쉬시는 날 녹음을 하셔서 파일을 25개나 보내주셨어요. 호텔방에서 녹음한 건 현장감이 덜하다고 느끼셨는지 시장 근처에서 담배를 태우시면서 녹음한 본도 전달해주셨어요. 편집하는 데 너무 즐거운 거예요. 연기도 좋았고 저희 곡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계셨으니까요. 무슨 영화에서 잘라낸 느낌이 들어 소름이 끼쳤죠. 진짜 배우는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개코)

-작년이 힙합 탄생 50주년이었어요. 다이나믹 듀오는 '국힙 대부'라 불리며 국내 힙합 신을 계속 지켜주고 계십니다. '한국 힙합'에 대한 정체성도 고민하시나요?

"이제 한국 힙합은 확실히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만 즐기는 게 아니고 전 세계 사람들이 다 공유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만의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 언어에 맞는 구조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해요. 저희 같은 경우엔 당연히 들었을 때 기분 좋은 음악을 하는 게 맞지만 너무 화려하기 보다는 무슨 말인지 우선 들려야 한다라는 주의라서, 더 화려하고 듣기 좋게 쓸 수도 있지만 메시지 전달을 위해 그런 부분을 포기할 때도 많이 있어요. 예컨대 한 부분에 다섯 글자를 넣으면, 엄청 빨리 랩하는 것 같이 들리겠지만 내용이 잘 안 들리니까 '세 글자로 바꿔서 하자' 식이죠."(최자)

"우선 전체적인 그림이 저희에게 자연스럽냐 아니냐를 생각해요. 스타일, 음악적 분위기도 생각하지만 음악을 완성했을 때 더 우리랑 어울리냐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는 거 같아요."(개코)

-작년에 'AEAO', '스모크'가 엄청 흥행했습니다.

"언제나 감사한 마음이에요. 뭐든지 싹이 트려고 하면 행운의 씨앗이 많이 뿌려져 있어야 하는데 저희는 그래도 성실하게 오랫동안 싹은 많이 뿌린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어요."(최자)

"예전엔 앨범 열심히 준비해서 타이틀곡으로 활동 열심히 하면 성과가 어느 정도 보였잖아요. '이 노래가 알려지고 있구나'라는 게 보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개개인의 취향이 파편적이다 보니까 결과에 대해서 너무 연연하거나 실망하지 말자는 얘기를 해요. 우리가 지금 낸 노래를 사람들이 언제 선택해서 가지고 놀지 모른다는 생각인 거죠. 그냥 우리는 꾸준히 계속 음악을 내자라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어요."(개코)

-앞으로 색다른 활동 계획이 있나요?

"결국 저희는 공연인 것 같거든요. 저희가 잘할 수 있는 것이고 저희가 하면서 즐거운 거라서요. 브랜드를 가지고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공연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개코)

"저희한테는 '1등 해야지' 이런 욕심은 전혀 없어요. 그냥 계속 음악 내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최자)

-그럼 20주년을 맞아 준비 중인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우선 연말에 하는 콘서트가 결국 제일 중요한 메인 이벤트 같아요. 아울러 저희 1집부터 10집까지를, 저희 세대가 향수를 갖고 있는 카세트 테이프로 만들기로 했어요. 1, 2집이 전 소속사에서 발매한 것인데 사장님께 연락 드릴 방법을 찾느라 수소문하고 다니기도 햇어요. 1, 2집을 빼고 만들어야 하는 생각까지 했는데 최근에 허가를 받고 제작하게 됐죠."

-아베마컬쳐 레이블이 올해 18주년을 맞습니다. 두 분이 직접 세우셨고 개성 강한 힙합 문화 프로젝트도 많이 한 레이블인데 앞으로 방향성에 대해 생각하는 게 있나요?

"음악적으로 조금씩 조언해 주는 정도지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저희가 관여를 하지 않은 지 사실 오래됐어요. 저희가 열심히 활동을 하는 게 회사를 위한 일이더라고요."(개코)

-'영원한 현역' 같은 느낌인가요?

"나이가 들면서 선택하고 집중을 하게 되잖아요. 일을 덜어내고 또 덜어내고 하다 보니까 저희가 진짜 잘하면서 즐겁게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공연과 음악 발표였어요."(개코)

"실질적으로 여러 가지 계산을 다 해봐도 저희가 열심히 무대 위에 있는 게 회사에서도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업무에 투입돼 다 해봤는데 회사 일도 안 돌아가고 음악도 안 나오는 상황이 벌어지더라고요."(최자)

"회사 직원분들한테 권한을 넘기고 또 넘기고 하다 보니까 더 잘하세요. 저희는 저희대로 음악에 집중할 수 있고요. 이런 안정적인 환경으로 인해 삶의 질도 더 높아졌고, 훨씬 더 행복해요."(개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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