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 CoinNess
- 20.11.02
- 2
- 0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나는 미래에서 온 것 같이 랩해 실은 / 너네가 떠받들 이는 래퍼들이 비록 지금은 / 날고 기겠지만 다를 거야 10년 뒤는"('타임 트래블(Time Travel)' 중)
거물 래퍼 빈지노(임성빈)는 '시간 여행'(Time Travel)을 정말 한 것이 틀림없다. 빈지노가 2016년 발표한 '타임 트래블'은 과거의 자신을 만난다는 서사를 마치 그림 그리듯, 정밀한 표현력으로 풀어내는 힘이 돋보이는 곡이다.
빈지노가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지하 1층 '빛의 시어터'에서 들려준 '타임 트래블'은 그의 진가와 저력을 확인케 했다. 그의 단독콘서트 '노비츠키 라이브(NOWITZKI LIVE)'에서다.
어느새 "힙합은 안 멋져"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고, 힙합의 위세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정론처럼 돼 버린 현실에서 그 원인을 이날 공연에서 찾았다. 빈지노가 무려 7년 만에 콘서트를 열었으니, 그간 이 장르의 멋을 지켜줄 이가 없었던 것이다. 빈지노가 국내 힙합의 최후의 보루 중 하나인 셈이다.
빈지노는 역시 7년 만인 작년에 발매한 정규 음반인 정규 2집 '노비츠키(NOWITZKI)'로 국내 권위 있는 음악상을 휩쓸었다. '한국의 그래미 어워즈'로 통하는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KMA·한대음)에서 종합 분야 '올해의 음반', '최우수 랩&힙합 음반'까지 받으며 2관왕을 안았다. 역대 한국대중음악상에서 힙합 장르 음반이 올해의 음반을 받은 건 래퍼 이센스 '디 애넥도트(The Anecdote)' 이후 8년 만이었다. 빈지노는 국내 장르 음악 전문 시상식 '한국 힙합 어워즈(Korean Hiphop Awards·KHA) 2024'에선 최고 영예인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됐다.
'노비츠키' 음반이 중심이 된 이번 콘서트에서 빈지노의 랩과 맵시는 어떤 설명도 필요 없었다. '모닝 페이지(Morning Page)'로 몸을 푼 뒤 '스팅키 키스(Stinky Kiss)' '침대에서/막걸리' '레몬(Lemon)' 등 '노비츠키' 수록곡들을 잇따라 들려줬다. '모네(Monet)'는 객석에서 크게 떼창했다.
자신의 감정을 꼼꼼히 분석한 뒤 거창한 수식은 배제하고, 쓸 데 있게 만드는 상황들을 쓸모 있는 말들로 쿨하게 가지고 노는 빈지노의 맵시가 돋보였다. 그런 태도는 관객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빚어냈다. 힙합은 이렇게 노래하지 않는 방식으로 말한다.
게스트들도 공연의 서사를 만드는데 제 몫을 했다. '노비츠키' 수록곡 '바보같이'를 피처링한 혼성 듀오 'Y2K92'(시모·지빈)는 오프닝을 맡아 몽환적이면서 세련된 음악으로 분위기를 환기했다. '코카 콜라 레드(Coca Cola Red)'에 목소리를 보탠 래퍼 오이글리(oygli)는 리듬을 타며 흥겨운 분위기를 선사했다. 힙합듀오 'XXX' 멤버인 김심야는 빈지노의 '990'를 피처링했는데, 무게감을 더했다.
이날 게스트의 하이라이트는 래퍼 씨잼(C JAMM)이었다. 힙합 마니아들 사이에서 명곡으로 통하는 빈지노와 협업한 곡 '트레인(train)'을 선사했다. 특히 씨잼은 베일에 싸여져 있던 게스트로, 큰 환호를 불러 일으켰다.
막판에 '여행 어게인(Agaian)' '샌드맨' 등을 들려준 뒤 빈지노는 앙코르에서 더 폭발적이었다. 자신이 속한 힙합그룹 '재지팩트(Jazzyfact)' 노래들로 앙코르를 꾸렸는데, 다음 앨범이 재지팩트의 것임을 알리는 예고편이었다. 이날 DJ는 재지팩트의 시미 트와이스였다. 아마도 빈지노가 아빠가 되면, 재지팩트의 음반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빈지노의 아내 스테파니 미초바는 현재 임신 중이다.
또한 전문 공연장이 아닌 '빛의 시어터'를 무대로 택한 건 탁월했다. 최근 미국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가 내한해 세 번째 정규 앨범 '히트 미 하드 앤드 소프트(HIT ME HARD AND SOFT)' 청음회를 '블랙핑크' 제니와 열었던 곳이다.
빈지노는 뮤지션 최초로 이곳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는데, 21m 층고와 3285㎡(약 994평)의 넓이의 공간 사방에 영상이 상영되는 래핑 효과는 곡에 대한 몰입감도 높였다. 최근 공간에도 크게 신경 쓰고 있는 비스츠앤네이티브스(BANA·바나)의 세련된 프로덕션이 시너지를 발휘했다. 오피셜 MD 판매존과 함께 빈지노 미공개 음원을 재생한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보스(Bose)' 브랜드존도 눈길을 끌었다.
힙합은 세부 장르, 취향, 태도를 떠나 무엇보다 브랜딩이다. 그건 진부해지지 않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뜻이기도 하다. 빈지노와 바나가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빈지노가 스타들의 스타로 통하는 만큼 이날 유명 인사들도 대거 공연장도 찾았다. 미초바는 물론 매드클라운, 던밀스 같은 유명 래퍼 그리고 최근 재즈에 매진 중인 코미디언 송은이 등이 2층에 자리했다. 빈지노는 22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공연한다. 씨잼이 아닌 다른 스페셜 게스트가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거물 래퍼 빈지노(임성빈)는 '시간 여행'(Time Travel)을 정말 한 것이 틀림없다. 빈지노가 2016년 발표한 '타임 트래블'은 과거의 자신을 만난다는 서사를 마치 그림 그리듯, 정밀한 표현력으로 풀어내는 힘이 돋보이는 곡이다.
빈지노가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지하 1층 '빛의 시어터'에서 들려준 '타임 트래블'은 그의 진가와 저력을 확인케 했다. 그의 단독콘서트 '노비츠키 라이브(NOWITZKI LIVE)'에서다.
어느새 "힙합은 안 멋져"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고, 힙합의 위세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정론처럼 돼 버린 현실에서 그 원인을 이날 공연에서 찾았다. 빈지노가 무려 7년 만에 콘서트를 열었으니, 그간 이 장르의 멋을 지켜줄 이가 없었던 것이다. 빈지노가 국내 힙합의 최후의 보루 중 하나인 셈이다.
빈지노는 역시 7년 만인 작년에 발매한 정규 음반인 정규 2집 '노비츠키(NOWITZKI)'로 국내 권위 있는 음악상을 휩쓸었다. '한국의 그래미 어워즈'로 통하는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KMA·한대음)에서 종합 분야 '올해의 음반', '최우수 랩&힙합 음반'까지 받으며 2관왕을 안았다. 역대 한국대중음악상에서 힙합 장르 음반이 올해의 음반을 받은 건 래퍼 이센스 '디 애넥도트(The Anecdote)' 이후 8년 만이었다. 빈지노는 국내 장르 음악 전문 시상식 '한국 힙합 어워즈(Korean Hiphop Awards·KHA) 2024'에선 최고 영예인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됐다.
'노비츠키' 음반이 중심이 된 이번 콘서트에서 빈지노의 랩과 맵시는 어떤 설명도 필요 없었다. '모닝 페이지(Morning Page)'로 몸을 푼 뒤 '스팅키 키스(Stinky Kiss)' '침대에서/막걸리' '레몬(Lemon)' 등 '노비츠키' 수록곡들을 잇따라 들려줬다. '모네(Monet)'는 객석에서 크게 떼창했다.
자신의 감정을 꼼꼼히 분석한 뒤 거창한 수식은 배제하고, 쓸 데 있게 만드는 상황들을 쓸모 있는 말들로 쿨하게 가지고 노는 빈지노의 맵시가 돋보였다. 그런 태도는 관객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빚어냈다. 힙합은 이렇게 노래하지 않는 방식으로 말한다.
게스트들도 공연의 서사를 만드는데 제 몫을 했다. '노비츠키' 수록곡 '바보같이'를 피처링한 혼성 듀오 'Y2K92'(시모·지빈)는 오프닝을 맡아 몽환적이면서 세련된 음악으로 분위기를 환기했다. '코카 콜라 레드(Coca Cola Red)'에 목소리를 보탠 래퍼 오이글리(oygli)는 리듬을 타며 흥겨운 분위기를 선사했다. 힙합듀오 'XXX' 멤버인 김심야는 빈지노의 '990'를 피처링했는데, 무게감을 더했다.
이날 게스트의 하이라이트는 래퍼 씨잼(C JAMM)이었다. 힙합 마니아들 사이에서 명곡으로 통하는 빈지노와 협업한 곡 '트레인(train)'을 선사했다. 특히 씨잼은 베일에 싸여져 있던 게스트로, 큰 환호를 불러 일으켰다.
막판에 '여행 어게인(Agaian)' '샌드맨' 등을 들려준 뒤 빈지노는 앙코르에서 더 폭발적이었다. 자신이 속한 힙합그룹 '재지팩트(Jazzyfact)' 노래들로 앙코르를 꾸렸는데, 다음 앨범이 재지팩트의 것임을 알리는 예고편이었다. 이날 DJ는 재지팩트의 시미 트와이스였다. 아마도 빈지노가 아빠가 되면, 재지팩트의 음반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빈지노의 아내 스테파니 미초바는 현재 임신 중이다.
또한 전문 공연장이 아닌 '빛의 시어터'를 무대로 택한 건 탁월했다. 최근 미국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가 내한해 세 번째 정규 앨범 '히트 미 하드 앤드 소프트(HIT ME HARD AND SOFT)' 청음회를 '블랙핑크' 제니와 열었던 곳이다.
빈지노는 뮤지션 최초로 이곳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는데, 21m 층고와 3285㎡(약 994평)의 넓이의 공간 사방에 영상이 상영되는 래핑 효과는 곡에 대한 몰입감도 높였다. 최근 공간에도 크게 신경 쓰고 있는 비스츠앤네이티브스(BANA·바나)의 세련된 프로덕션이 시너지를 발휘했다. 오피셜 MD 판매존과 함께 빈지노 미공개 음원을 재생한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보스(Bose)' 브랜드존도 눈길을 끌었다.
힙합은 세부 장르, 취향, 태도를 떠나 무엇보다 브랜딩이다. 그건 진부해지지 않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뜻이기도 하다. 빈지노와 바나가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빈지노가 스타들의 스타로 통하는 만큼 이날 유명 인사들도 대거 공연장도 찾았다. 미초바는 물론 매드클라운, 던밀스 같은 유명 래퍼 그리고 최근 재즈에 매진 중인 코미디언 송은이 등이 2층에 자리했다. 빈지노는 22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공연한다. 씨잼이 아닌 다른 스페셜 게스트가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댓글 0
추천+댓글 한마디가 작성자에게 힘이 됩니다.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