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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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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배우 유인영(40)은 어떤 사람일까. 드라마에서 악역을 워낙 잘 소화했던 터라 실제로도 차가운 면이 있지 않을까 살짝 긴장하며 인터뷰를 기다렸다.
지난달 27일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유인영을 만났다. "요즘 유튜브 잘 보고 있습니다" 다소 의례적인 인사말을 건넸더니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기자님도 제 유튜브 채널 구독자이신가요?" 묻는다. "그럼요"라고 답하니 만족스러운 듯 활짝 웃는다.
유인영은 2021년 11월부터 유튜브 채널 '인영인영'(구독자 약 8만명)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원래 저는 제 사생활이 공개되는 거를 되게 부담스러워하는 성격이었어요. 근데 항상 TV 드라마 배역을 통해서만 저를 보여드리고 제 본모습은 보여드릴 계기가 너무 없는 거예요. 실제로 제 성격도 드라마와 갭(차이)이 너무 크고요. 그런 갭을 좀 줄일 수 있을까 싶어 유튜브를 하게 됐어요."
드라마 속 악녀 이미지 때문에 오해 꽤나 받았을 유인영은 자신의 성격에 대해 "제 내면에는 진짜 밝고, 또 조금 생소한 부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유인영은 되게 차가운 것 같아'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근데 친한 지인들은 제가 밝고 장난기도 많다고 얘기해주세요."
가까이서 본 유인영은 TV 속 모습처럼 우아하면서도 한편으론 장난기 많은 아이처럼 밝은 구석이 있다. 유인영의 '라면 먹방' 쇼츠 영상이 조회수 500만을 넘길 정도로 화제가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 거다. "라면을 너무너무 좋아해요. 저는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먹기 위해서 운동 하는 사람이거든요." 우아한 미모로 소탈함을 드러내는 유인영의 반전 매력에 어찌 빠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유튜브에서 유인영은 골프·게임·서핑·낚시·테니스·레고조립 등을 하며 '취미부자'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못하는 게 없어 보인다"고 했더니 "이것저것 뭔가 하는 건 많지만 사실 잘하는 건 없어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근데 그게 창피하거나 부끄럽지는 않거든요"라며 친한 언니와 있었던 일화를 들려준다.
"예전에 친한 언니가 인스타에다가 '나는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고 왜 이렇게 못 할까?' 막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었거든요. 근데 제가 그걸 보고 '언니, 근데 꼭 잘해야 돼? 그냥 내가 즐겁고 내가 즐길 수 있을 정도까지만 하고 거기에 행복감을 느껴도 되는 거잖아. 무조건 완벽하게 잘할 필요는 없잖아' 이런 얘기를 했는데 저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요."
유인영은 인터뷰 중간중간 긴 웨이브 머리를 쓸어 넘겼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고민을 할 땐 우수에 찬 눈빛을 보이며 짙은 아우라를 풍겼다. "연예계 생활하면서 힘들었던 때가 언제였냐"고 물었을 때도 그랬다.
"사실 활동을 하면서 매 순간이 힘들어요. 매 순간이…그러니까 작품 들어가기 전에는 '내가 이 작품을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때문에 힘들고, 작품이 막상 들어갔을 때는 '이 많은 사람들과 내가 잘 어울려서 끝까지 마무리를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힘들고요."
"또 촬영 하는 동안에는 '사람들이 내 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이거에 대해 고민해서 힘들어요. 촬영 후에는 '내가 연기를 진짜 잘한 걸까' 생각하면서 매 순간이 항상 힘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차 배우 유인영은 "이렇게 힘든데도 연기 할 때 행복해요"라고 말했다. "새 작품에 들어가서 행복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서 일을 하는 게 행복하고, 새롭게 연기 하는 게 행복하고, 뭔가 그 안에서 반응이 좋거나 제가 한 거에 대해 만족감이 들었을 때 행복하고…일이라는 게 행복과 힘듦 두 개가 계속 왔다 갔다 해요."
내친김에 연기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낸다. "제가 연기를 좋아 하는 것 같아요.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하게 연기 말고는 제가 잘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래서 매 순간이 힘들고 고민도 많지만 그래도 '나는 끝까지 간다' 다짐해요."
유인영은 요즘 '행복'이란 키워드에 꽂혀 있는 듯 했다. "옛날에 저는 '상을 받고 싶어요' '레드카펫 밟아보고 싶어요' '주인공 해보고 싶어요' 이렇게 되게 명확한 꿈이 있었어요. 근데 그 땐 행복을 잘 못 느꼈어요. 그리고 행복하지도 않았어요. 그냥 데뷔하고 계속 일만 하다 보니 그런 즐거움을 잘 몰랐었던 거죠."
"근데 요즘 유튜브 하면서 정말 작은 거에 행복감을 느끼는 제 자신이 기특한 거예요. 남들한테는 되게 소소하고 별거 아닌 평범한 건데 저한테는 너무 신나는 일이 많아요. 앞으로도 거창한 거 말고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이날 인터뷰 장소에는 유인영 소속사 관계자 4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소속사 식구들과 대화 나누는 유인영의 얼굴에 행복이 꽃 핀 듯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36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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