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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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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손정빈 기자 = 마쓰시게 유타카(松重豊·61)는 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 배우일지 모른다. 그가 나온 TV시리즈가 케이블 채널에서 수도 없이 방송된 덕분이다. 그런데 마쓰시게 유타카라고 하면 아마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대신 '고로상'이라고 하면 더 많은 사람이 알 것이고, '고독한 미식가의 그 배우'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정갈한 양복을 차려 입고 무엇을 어떻게 맛있게 먹을지 고민하는 그 회사원, 맘에 드는 음식을 발견하면 밥을 주문해서 크게 한숟가락 입에 집어넣는 그 아저씨가 부산에 왔다. 그를 대표하는 시리즈 '고독한 미식가'를 영화로 만든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다. 이 작품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첫 선을 보인다.
마쓰시게는 3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나와 "봉준호 감독님이 기대해주신다니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쓰시게가 뜬금 없이 왜 봉 감독을 언급한 이유가 있다. 이번 작품 연출을 한 마쓰시게는 봉 감독의 열렬한 팬. 그는 이 영화를 봉 감독과 함께 만들어보고 싶어서 무작정 연락을 했다고 한다. "봉 감독님께 편지를 썼습니다. 같이 만들어보자고요. 유감스럽게도 일정이 맞지 않았어요. 그래도 완성되길 기대한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감독님이 기대한다니까 열심히 만들었죠."(웃음)
'고독한 미식가'는 쿠스미 마사유키, 다니구치 지로 두 작가가 1994년부터 내놓은 만화가 원작이다. 이 작품을 TV도쿄에서 2012년부터 시리즈로 만들어 2022년까지 10개 시즌이 나왔다. 마쓰시게가 맡은 역할은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 시리즈는 고로가 주로 일본 맛집에 다니는 장면을 담아내는데, 일부 에피소드는 한국에서 찍기도 했다. 2018년 시즌7 특별 촬영을 위해 전주에 왔고, 2019년엔 시즌8 중 일부를 부산에서 찍었다. 이번 영화 역시 한국이 배경이다.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거제도와 남풍도 등이 배경이다. 음식은 닭보쌈·황태해장국·고등어구이 등이 나온다. 한국 음식은 고로가 찾으려 하는 수프 요리 맛을 구현하는 데 결정적인 열쇠가 돼준다. 마쓰시게는 "이번 작품 테마는 수프 찾기"라며 "프랑스에서 시작해 한국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어 "장소 전부 직접 헌팅했고, 한국 요리 전문가의 도움으로 촬영 장소를 구했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한국 여러 식재료를 경험하며 맛 실험을 한 게 큰 도전이었다"고 덧붙였다.
후쿠오카 출신인 마쓰시게는 어린 시절 한국 라디오를 들었을 정도로 한국과 가깝다며 이번 영화 역시 처음부터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 싶었다고 했다. "커서 부산에 와보니까 특히 부산은 물고기를 식재료로 한다는 게 일본과 비슷했습니다. 기후나 채소도 비슷했고요. 그런데 맛은 다르더라고요. 그게 참 맛있으면서 신기했습니다."
이번 작품엔 한국 음식 뿐만 아니라 한국 배우도 나온다. '비밀의 숲' '라이프' '이태원 클라쓰' '노 웨이 아웃:더 룰렛' 등으로 익숙한 유재명이다. 마쓰시게는 영화 '소리도 없이'에서 유재명의 연기를 보고 무조건 이 배우와 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영화에서 유재명 배우가 좋아졌다"며 "관계자들에게 '난 유재명과 하겠다'고 말했다. 유재명씨가 함께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재명과 합작이 이번 영화 가장 큰 성과라고도 했다. "유재명씨가 나오는 장면이 가장 웃긴 장면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음식을 통해 소통이 가능하다는 걸 영화에서 그리고 싶었는데, 그런 점에서 유재명 배우와 호흡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내년 3월 국내 공개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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