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 CoinNess
- 20.11.02
- 3
- 0
[서울=뉴시스]정혜원 인턴 기자 = 12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영월 청테이프 살인 사건의 진실을 추적한다.
사건은 왕이 오른 고개라는 뜻의 '군등치(君登峙)'란 이름이 붙은 영월의 한 시골마을에서 벌어졌다. 지난 2005년 4월 22일, 70대 김점순(가명) 할머니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평화롭던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전날 밤 이곳을 찾은 걸로 보이는 범인은, 피해자의 코와 입에 청테이프를 붙이고 손과 발을 결박한 뒤 이불을 겹겹이 쌓아 질식사시킨 걸로 추정됐다.
김점순 할머니는 자녀들과 떨어져 혼자 살며, 왜소한 체구에 중풍을 앓아 몸이 불편했다. 원한이나 금전 문제도 없었던 피해자를 대체 누가 살해한 것인지 궁금증이 모이는 가운데, 집안 구석구석 뒤진 흔적이 발견되면서 금품을 노린 범인의 소행도 의심됐다. 하지만 없어진 물건은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 폐쇄회로(CC)TV도 없고, 지문이나 DNA(유전자) 등 직접 증거 또한 발견되지 않아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수사를 이어가던 경찰은 뜻밖의 정황을 포착했다. 시신 발견 전날 밤, 사돈이던 박경자(가명) 씨가 피해자 집에 방문했다는 사실을 통신 수사를 통해 발견했는데, 박 씨가 이를 숨겼던 것이다. 평소 피해자와 연락도 안 하던 박 씨가, 하필 그날 딸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경기도 이천에서 차로 4시간 걸리는 영월에 찾아왔던 점을 경찰은 수상하게 여겼다. 당시 수사 경찰은 "10년 만에 사돈집에 가는데, 딸한테 '어머니 잘 계시냐?' 이런 얘기도 안 하고 찾아갈 수 있나"라고 의문을 표했다.
계속된 수사에 사돈 박 씨는, 평소 치매를 앓던 피해자가 며느리인 자신의 딸을 힘들게 해 10년 만에 찾아갔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벌였다고 자백했다. 현장 이불 위에서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족적이 발견됐는데, 박 씨가 그날 신었던 신발을 태워버린 점도 의심을 더했다. 박 씨는 결국 살인 혐의로 기소돼 2심까지 10년형의 유죄를 선고 받았다.
그런데 사돈 박 씨는 이후 자백을 번복했고, 5번의 재판 끝에 결국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박 씨가 하필이면 사건 당일 사돈인 피해자를 방문한 '우연'에 의문을 품었지만, 직접 증거가 없다는 것을 근거로 삼았다. 마을 사람들이나 당시 수사기관은 여전히 박 씨를 용의자로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작진은 장모의 결백을 믿는다는 피해자의 큰아들과 당사자인 박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pleasanteye88@newsis.com
댓글 0
추천+댓글 한마디가 작성자에게 힘이 됩니다.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