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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10이라는 숫자가 엄청 거대하고 많이 쌓아 올린 것 같지만 밴드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청춘 같은 시작을 알리는 의미가 있어요. 그동안 저희가 해온 음악에 대한 연륜과 경험을 담은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앨범인 것 같고요."

밴드 '씨엔블루(CNBLUE)'에게 올해는 유독 특별하다. 아이돌 음악이 득세했던 가요계에 밴드 열풍이 불고, 공연과 페스티벌이 연이어 열리면서 많은 무대에 올랐다. 지난 7월에는 일본 대표 록 밴드 '우버월드(UVERworld)'와 합동 콘서트를 개최했다.

무엇보다 가장 의미 있는 건 3년 만에 나온 새 앨범이다. 열 번째 미니 앨범 '엑스(X)'는 데뷔 이후 15년 동안 끈질지게 달려온 씨엔블루의 기록이다. '무한'을 뜻하는 앨범명처럼 이들의 정체성과 가능성을 담았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멤버들의 색깔있는 자작곡으로 앨범을 채웠다.

정용화가 작사·작곡한 타이틀곡 '그리운건 그대일까 그때일까(A Sleepless Night)'는 휘슬 소리가 인상적인 미디어 템포 록 장르의 곡이다. 하상욱 시인의 작품 속 구절을 인용해 헤어진 연인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이 여전히 맴도는 상황을 쓸쓸하고 아련하게 그려냈다.

14일 발매된 신보를 기념해 최근 서울 강남구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씨엔블루는 "15년 차 밴드로서 열 번째 미니 앨범을 낸 만큼 성장해 나가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오랜만에 컴백인 만큼 더 혼신의 힘을 싣고 더 신중하게 타이틀곡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까. 멤버들의 눈빛은 여유롭고 단단해졌다. 다음은 멤버들과 일문일답.

-3년 만에 컴백이다.

"매번 앨범 낼 때는 항상 똑같은 마음인 것 같다. 긴장감이랑 설렘은 똑같은 것 같고. 저희가 결과를 알지 못하고 출발하는 것이라 항상 설레는 것 같다. 다행히 불타오르는 불꽃이 아직까지 있구나 느끼게 된 것 같다." (정용화)

-앨범이 3년 만에 나온 이유가 있을까.

"매번 이유가 생긴다. 1년에 한 번씩 내자고 해도 쉽지 않다. 공연장을 잡고 투어를 하다보면 그게 1년이 되고, 하반기에 앨범을 내야 하는데 하다가 하반기에 무슨 일이 생겨서 내년 초로 미룬다. 저희가 앨범을 안 낸 지 3년이나 됐다는 걸 이번 앨범을 하면서 알게 됐다. 매번 그런 것 같다." (정용화)

-이번 앨범의 의미와 타이틀곡 선정 이유가 궁금하다.

"대중음악을 하는 밴드이다 보니까 밴드로서 보여줄 수 있는 것과 대중분들한테 많이 사랑받을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 저희가 15년 차가 됐는데 열 번째 앨범이나 낸 만큼 성장해 나가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시간이 좀 늦어졌다." (이정신)

-하상욱 시인의 구절을 인용한 건 누구 아이디어인지.

"구글(웃음). 영감을 받기 위해 책을 따로 보는 타입이 아닌데 어느 날 구글에서 ('그리운건 그대일까 그때일까') 캘리그라피를 봤다. 그걸 보고 그리움이란 뭘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멜로디로 하면 가사를 잘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른 분에게 영향을 받아서 제 곡으로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인데 작가님께 부탁을 드렸더니 흔쾌히 좋다고 해주셨다. 부탁하신 건 '그리운건'에서 '건'을 띄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정용화)

-멤버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시간은 언제일까.

"데뷔할 때가 제일 그립다. 워낙 시간이 빨리 지나갔고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라 음악방송에서 1등 했던 것이 자각이 안 됐다. 정신없이 지나간 시간이라 그리운 것 같다." (이정신)

"처음 앨범 낼 때가 그립다. 처음 녹음한 것을 너무 빨리 들려주고 싶은데 앨범이 나올 때가 멀었으니까. 저희가 그때 영등포에 살았는데 멤버들끼리 카니발을 타고 노래 엄청 크게 틀고 홍대를 일부러 몇 바퀴 돌았던 시절이었다." (정용화)

"저도 첫 앨범 '외톨이야' 작업했을 때랑 그해 활동했을 때가 그립다. 아무래도 당시 스무 살이고 아무것도 모른 어린애가 연예인을 해서 인기를 얻고 1등을 하는 것에 아무 감각이 없었다. 모든 게 신기했던 시절이라 새로운 앨범을 낼 때마다 그때와 비교하게 되는 것 같다." (강민혁)

-타오르는 불꽃을 느낀 건 초심과 연관된 부분일까.

"그렇다. 아직도 음악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 예전에는 음악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성적을 위해서 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런 게 없다. 저희가 페스티벌 새내기인데 저희를 모르는 분들이 재미있게 즐기는 모습을 보면 내가 음악을 하길 잘했구나. 아직까지 나를 증명하고 싶은 욕구가 세다는 것을 느낀다. 이런 생각이 최근에 더 많이 불타오른다." (정용화)

-이번 앨범은 원초적 밴드 음악으로만 만들었다. 지난해부터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것도 영향을 준 건가.

"그런 것도 있고 제 안에 변화도 있었다. 어느 순간 듣기 좋은 음악만 만들려고 했던 시기가 있었다. 대중에 포커스를 맞추고 마룬파이브 같은 해외 아티스트들이 힙합적 요소를 넣을 때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많은 분들이 밴드 악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다시 원초적으로 돌아가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요즘은 리얼 사운드가 너무 좋고 조금 어긋나도 좋은 음악이라는 걸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댄스 음악처럼 딱딱 맞는 음악이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했었다." (정용화)

-가요계에 다시 밴드붐이 불고 있다. 씨엔블루에게 장점일까.

"밴드붐이 오면 저희한테 너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밴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거기서 진짜와 가짜로 나눠 진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우리가 진짜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자신감이 있다. 공연을 재미있게 잘하고 우리 공연을 보여주면 사람들을 납득 시킬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어서 이건 무조건 득이라고 본다." (정용화)

-밴드붐이 늦게 온 건 섭섭하지 않나.

"저희도 밴드붐을 일으키기 위해 시간과 노력과 금전적으로도 많이 투자했다. 그래서 좀 더 일찍 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사실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때보다 지금 우리는 완성형이고, 이런 상태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오히려 럭키비키다." (정용화)

-최근 투애니원(2NE1) 데뷔 15주년 콘서트에 참석했는데 다른 아티스트의 공연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궁금하다.

"다른 아티스트의 공연을 자주 보지 못하지만 최근에 다같이 본 건 일본 밴드 '우버월드' 공연이다. 공연을 보면 많은 피드백이 오고, 음악을 들으면서 우리가 부족한 부분, 저들이 잘하는 부분을 항상 생각하고 보완하게 된다. 이번에 콘서트 할 때도 하다못해 영상부터 등장이나 곡 구성, 편곡까지 다 생각하게 됐다. 강제로 공부하게 된다." (이정신)

-음악 방송을 앞두고 있는데 기대나 부담이 없는지.

"밴드가 라이브를 할 수 없는 게 가장 부담스럽다. 연주하는 사람의 경우 소리가 안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 흥을 보여드리기가 어려운 것 같다. 뒤에서 드럼을 치고 있는 입장에서 그만큼 제일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밴드붐이 왔다고 하더라도 음악 방송의 여건을 대중들이 모르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그래도 부담스러운 것을 극복하고 방송하는 게 더 중요하다." (강민혁)

-이번 컴백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이 있다면.

"밴드붐이 시작되고 있는데 운 좋게 그 붐에 타서 저희 음악도 많이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또 오래된 만큼 '씨엔블루 알지, 외톨이야'가 끝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 음악을 하고 있고 사랑받을 수 있을 만한 음악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요새 '증명'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그런 것보다 저희가 해온 대로 보여드리겠다. 최근 록 페스티벌에서 라이브 하는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신선하게 봐주시더라. 그런 식으로 저희가 갖고 있는 모습들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이정신)

"라이브에 대한 자신감이 항상 있다. 모든 아티스트가 그렇듯 '보여주면 무조건 좋아한다. 즐기는 사람은 아무도 이길 수 없다'는 것에 확신이 있다. 저희는 진짜 음악을 즐기면서 한다. 그걸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무기라고 생각하는데 조금씩 밑에서 소문이 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정용화)

-씨엔블루가 국내 밴드 음악에 기여한 바가 크다. 자부심이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까.

"팬분들이 아시겠지만 공연 수로 보면 진짜 많다. 어떻게 보면 월드투어도 한국 밴드 최초로 했다. 많은 노하우가 저희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에서 어떤 페스티벌이나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는 건 어떻게 보면 처음이지만 저희 나름대로 4~5년간 끊임없이 거의 1년에 반 정도를 공연했다.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을 때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 스스로 잘한다고 얘기하기 보단 우리들만의 경험에서 나오는 부분들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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