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공모 예정대로 추진…논란은 여전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공모주 시장 침체 우려에도 국내 최대 카셰어링 스타트업 쏘카가 예정대로 상장 일정을 추진한다. 현대오일뱅크의 공모 철회 악재와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이겨내고 성공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향방에 주목된다.

1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쏘카는 오는 4~5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상장일정을 본격화한다.

공모가는 이를 기반으로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서 9일 확정할 예정이다. 공모 희망밴드는 3만4000~4만5000원이다. 오는 4일 기자간담회를 거쳐 10일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쏘카는 유가증권시장 1호 유니콘 특례상장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올들어 공모주 시장 침체분위기가 이어지자 쏘카 일정도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발 긴축정책에 증시 침체 분위기가 계속되자 현대엔지니어링과 SK쉴더스, 대명에너지, 보로노이에 이어 3수에 도전했던 현대오일뱅크 마저 지난 21일 상장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역대급 규모로 상장을 추진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6개월 만에 코스피 공모를 추진한 수산인더스트리가 지난달 약 3대 1의 저조한 청약 결과를 내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었다. 수산인더스트리는 코스피에 상장한 첫날인 1일 장중 공모가도 하회했다.

쏘카는 투자업계에서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도 휘말렸다. 공모가는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EV/Sales)'을 이용해 산정했는데, 이때 사용한 비교군이 국내 전통 렌탈업체인 롯데렌탈 등은 빠진채 유사성이 낮은 글로벌 기업 위주로 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우버를 포함 리프트와 그랩, 고투, 버드글로벌 등을 주로 포함하면서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들어간 오비고도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라 유사성이 적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밖에 재무구조가 아직 탄탄하지 않은 점도 위험요소로 거론된다. 물론 부채비율은 매년 개선세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6681.79%에서 2020년 756.62%, 지난해 187.05%, 올해 1분기 211.42%로 업종평균 176.02%대비 낮은 편이다. 하지만 카셰어링 시장 내 경쟁심화와 민간소비 위축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위험 사항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까지 지속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는 점도 리스크로 주목된다.

이에 대해 사측은 "설립 초기 카셰어링 사업을 확장하고 전략적 투자를 통해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수행하며 외형 성장에 집중한 결과 초기 차량유지비와 보험료, 지급수수료 등 비용이 크게 발생했다"며 "재무 위험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겠지만 당사가 계획한 신규 사업이 미진하거나 예기치 못한 계약 조건 악화로 원가율이 악화되면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재무 위험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얼마에 확정되는지를 관건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이전보다 위축된 데다 공모가도 고평가 논란도 나오고 있는 만큼 이전처럼 묻지마 투자를 하기 보다 공모가를 보고 선별해 투자하는 경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도 소폭 반등하는 분위기인 만큼 역으로 쏘카가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한다면 죽어가던 공모주 시장의 불씨를 조금은 되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그만큼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어느 수준에서 정해질 지, 수요예측 결과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쏘카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공모는 신주모집 455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중 우리사주조합에게 20%인 91만주가 배정될 예정이며 일반청약자는 25~30%인 113만7500~136만5000주가 배정되며, 기관에게는 55~70% 물량인 250만2500~341만2500주가 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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