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로 쫓겨나, 집 없는 아픔 안다"…SH 출신 유튜버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저희 가족이 왕십리 재개발 당시 세입자로 쫓겨난 세대이기 때문에 집 없는 아픔을 좀 알아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집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유튜브 '아영이네 행복주택'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윤인한(33)씨는 28일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에) 원래 관심이 많았다"며 이같이 털어놨다.

'내 집 마련의 파트너'를 자처하고 나선 그는 지난 2018년 1월 입사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를 지난해 9월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전업 유튜버로서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당초 딸의 일상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유튜브에 뛰어들었지만, 우연찮게 올린 행복주택 당첨 후기 영상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소재를 바꾸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기전세주택·공공전세주택뿐만 아니라, 청년전세 및 매입임대·행복주택 등 다양한 공공임대주택 모집 공고를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하는 것이 윤씨의 주요 콘텐츠다.

소득과 자산 보유 기준 등 신청 자격부터 신청 자격별 공급 대상, 우선·일반공급 기준, 각종 개념 설명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구독자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찾는 배경으로는 '트렌드'를 꼽았다.

윤씨는 "요즘에는 16화까지 있는 드라마도 몰아보기라고 해서 압축된 걸 보지 않나. 그런 트렌드가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며 "(공공임대주택) 공고문도 어려운 단어가 포함된 4~50장 문서로 봐야 되는데, 우리는 영상으로 보는 세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씨의 아영이네 행복주택은 현재 24만20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 중인 채널로, 구독자 연령대의 60% 이상은 만 25~34세라고 한다.

그는 "가정을 꾸리거나 독립을 생각하는 연령대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청약통장이 사용되는 것 아니냐', '소득은 전년도 기준인가' 등이 자주 나오는 질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댓글이나 주변 반응을 보면 '집 구하는 게 이렇게 어려웠구나'하는 생각이 이따금 들더라"라며 "자꾸 어려운 사람만 해준다고 얘기들을 하지만, 그런 지원들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신혼부부·청년 전용 버팀목 전세 자금 대출 외에도, ▲임대아파트 보증금 대출 ▲청년 전용 전세 대출 등 금융 지원책에 대한 소개와 실제 후기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

또한 서울 시내 곳곳을 돌며 장기전세주택·행복주택·재개발임대주택 등 공공임대주택에서의 삶도 종종 보여준다.

윤씨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으로는 공공임대주택의 추첨제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순위와 배점 이런 걸 미리 알고 지원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당연히 주변 시세보다 싸고 나라에서 하는 거니까 어려운 분들이 먼저 들어와야 되는 건 맞는데, 요즘 나온 공공분양 50만호를 보면 추첨제가 생겼지 않나. 공공임대주택도 일부 물량은 추첨제를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행복주택·국민임대아파트·청년매입임대·재개발임대를 비롯해 총 16곳에서 당첨 이력이 있는 그는, '접수는 공짜'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윤씨는 "아이가 생겼을 때 원룸에 살고 있었다. 방이 하나라도 있는 유형으로 나오는 공고는 다 신청했다. 그렇게 지원하니까 또 되더라, 그런 어떤 처절한 역사"라며 "접수는 공짜가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얘기"라고 말했다.

또 "형편이 어려운 집은 (자식의) 대학교 수시 원서도 많이 못 넣는다. 근데 어떻게 해서든 마련해서 넣지 않나"라며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접수는 공짜인데 왜 안 하나. '당첨 안 되면 어떡하지', '당첨되면 보증금은 어떡하지' 등 고민이 너무 많으시다. 일단 접수하고 모든 걱정은 당첨되고 좀 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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