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업 첫 '시총 1조달러'…엔비디아 질주 언제까지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약 1323조원)를 돌파한 가운데 당분간 AI용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질주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서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99% 상승한 401.1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개장 직후 7% 이상 오르며 장중 한때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주가는 상승폭을 축소, 시총이 9900억달러대로 내려왔지만 엔비디아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또 엔비디아는 전세계적으로 시총 1조달러를 돌파한 9번째 기업이 됐다. 현재 뉴욕 증시에서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등 4개사가 시총 1조달러 클럽에 속해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생성형 AI 열풍에 힘입어 올해 들어 166% 넘게 치솟았다. 실적 전망을 발표한 지난주에만 25% 주가가 뛰었다.

엔비디아가 AI 학습에 필수적인 GPU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엔비디아의 GPU는 대규모 연산에 탁월하며 이는 AI 작업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몇년간 AI 관련 사업을 꾸준히 성장시켜왔지만 지난 6개월간 챗GPT 등장으로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수혜를 입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는 "엔비디아를 AI 혁명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주 엔비디아가 예상이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며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됐다.

엔비디아의 1분기 매출은 71억9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65억2000만달러를 상회했다.

더욱이 엔비디아는 2분기 실적 전망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액이 110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50% 이상 웃도는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콜렛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가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를 크게 증가시켜 모든 시장에서 기회와 광범위한 성장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생성형 AI 개발 열풍에 전세계적으로 GPU 공급이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어 엔비디아의 질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챗GPT 이전 버전을 학습시키는 데에는 1만개 가량의 GPU가 필요했지만, 업데이트된 버전은 3~5배 많은 GPU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를 받기 위해선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면 CEO는 지난 16일 청문회에서 "(반도체) 병목 현상으로 인해 챗 GPT를 사용하는 사람이 줄어들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최근 "현 시점에 GPU는 마약보다 구하기가 어렵다"고 언급했다.

엔비디아는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대만에서 열린 무역 박람회에서 "수요는 말 그대로 전세계 모든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관련 업계는 최소 내년까지는 GPU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영국 BBC는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와 인텔이 자체 제품 개발 경쟁을 벌이고, 신생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AI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윤리적 문제에도 직면하고 있다고 BBC는 언급했다.

'돈나무 언니'로 잘 알려진 캐시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엔비디아의 주가가 과도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아크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월 엔비디아를 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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