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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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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지난 20년간 국내 농업 생태계에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물밀듯 쏟아지는 수입 농산물에 맞서 기존 전통적인 방식의 농업으로는 농업인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컸습니다. 농산물 수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다른 주력 산업에 비해 성장이 매우 더딘 상황입니다. 이러한 농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생명공학(BT) 등 디지털 첨단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농업과 그린바이오, 푸드테크 등 농업 전후방산업이 미래 농업의 청사진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농식품 전후방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정부 지원 정책과 관련 기업의 성장 가능성 등을 총 5회에 걸쳐 연속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주) [하노이=뉴시스]임하은 기자 = "한국산 과일은 잠재력이 정말 크다고 생각해요. 특히 품질이 좋아 베트남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아주 높거든요. 한국산 신선식품 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큰 만큼 한국 수출업체는 품질과 생산량을 올리고, 베트남 수입업체는 한국 과일의 안전한 재배 과정을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베트남 하노이 롱비엔군 서쪽 홍강을 건너 10분 정도 차를 타고 들어가면 천안산 배와 김천산 포도, 경남의 딸기를 수입 판매하는 현지 업체가 자리하고 있다. 1도로 서늘하게 유지된 저장창고에는 박항서 감독 스티커가 붙은 배와 포도가 성인 키보다 높게 쌓여 있고, 과일 상자에는 한국산임을 인증하는 마크와 '프리미엄 셀렉션'이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우리나라 과일을 수입한 지 올해 11년이 된 '안민 트레이딩'은 지난해 한국산 배, 딸기, 포도, 단감 등을 판매해 22억원이 넘는 매출을 냈다. 라 티엔 휘엔 부사장은 중상층을 타깃한 마케팅으로 한국산 과일 수입을 점차 늘려왔다.


베트남은 K-푸드의 4위 수출국이다. 지난해에만 농수산식품의 베트남 수출액이 8억6200만 달러(약 1조1525억원)를 기록했다. 그 가운데서도 한국산 과일은 베트남인에게 신뢰도가 매우 높다. 한국산 과일은 품질이 좋고 당도가 높아 현지의 기념일 선물용으로 활발히 소비된다. 베트남의 큰 기념일 중 하나인 3월8일 여성의 날을 앞두고 현지 대형유통업체들에는 선물용 한국산 과일세트가 인기 매대에 자리 잡았다.

특히 배의 경우, 품질이 좋은 동시에 가격대가 타국산과 큰 차이가 없어 현지인이 더 즐겨 찾는다. 한국산 배는 1㎏당 12만9000동으로 원화로 약 7000원이다. 경쟁 품목인 중국산 배(99000동·약 5400원)와 가격 차이도 크지 않다.

베트남은 우리나라 배의 3위 수출국이다. 작년만 3140t을 수출했고 754만2000달러(101억원)의 매출을 냈다. 최근 국내 농가가 고령화되면서 작년 배 재배면적은 전년보다 2%가량 줄어 물량과 수출액도 약간 감소했다. 하지만 기상여건이 양호해 작황이 좋았던 2022년에는 4211t을 수출, 937만6000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휘엔 부사장은 "안민은 호주, 미국,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과일을 수입하고 있다. 그중 한국산 과일을 통한 매출은 지난해 7%를 차지했다. 작년은 한국산 과일의 작황이 어려워 수입이 약간 줄었지만 신선식품의 평균 10% 정도의 매출이 한국산 과일에서 나온다. 특히 배의 경우, 지난해 수입량이 전년보다 늘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가락시장 같은 농수산물 도매시장이 따로 없이 개별 업체들을 통해 유통된다. 안민은 이온몰, 윈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 5곳과 하노이·호치민 각 30곳에 도매로 과일을 납품하고 있다. 안민이 직접 운영하는 소매가게도 28개에 이른다.


휘엔 부사장은 "한국산 과일은 품질이 좋고 가격도 적당한 제품이 많아서 베트남 소비자들이 아주 선호한다"며 "검역이 해소되면 참외와 복숭아도 수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현재 검역이 해소된 품목은 배, 포도, 딸기, 사과, 단감 등 5개 품목이다. 참외는 '코리안 멜론'(Korean melon)으로 불리는데, 아직 수출이 불가능해 현지에서는 한국산 종자를 활용해 재배하기도 한다.

K-푸드 중에서도 신선식품은 미래가 밝은 품목 중 하나다. 지난해 전체 K-푸드 수출액은 16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그 가운데 과일·채소류 수출액의 9.1%로 전년 대비 1.2% 늘었다. 작년은 기상악화로 일부 과채류의 작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수출액 대비 비중이 증가한 것이다.

신선식품 수출은 국내 생산량과 연동되기 때문에 작황에 따른 영향이 크다. 다르게 말하면 회복 탄력성이 높다. 작황이 잘되면 품질도 높아지고 수출물량도 증가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단감 수확기 직전에 탄저병이 퍼지면서 단감 국내 생산량이 전년 대비 30%가량 감소했다. 이에 따라 안민이 수입하던 단감 물량도 크게 줄었다고 한다. 베트남은 우리 단감 수출 4위 국가다.

샤인머스캣을 필두로 한 한국산 포도는 베트남 시장에서 최근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있다. 중국산 포도가 시중에 많이 들어오면서다. 중국산 포도를 한국산으로 둔갑해 판매하는 사례들이 속출하면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포도수출연합은 한국산을 명확히 브랜드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aT 아세안지부는 지난 2022년 베트남 현지 방송사와 협업해 원산지 단속 현장을 고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여성의 날 선물로 많이 구매하는 한국산 딸기는 최근 가격이 절반 이하인 현지산이 늘면서 변곡점을 맞았다. 베트남은 일본산 품종을 현지에 맞게 개량해 재배하고 있는데, 녹차를 재배하던 고원 농가들이 수익이 좋은 딸기로 작물을 전환하는 사례가 늘면서다. 하우스 재배를 하는 한국과 다른 노지 재배로, 당도와 품질이 고르지 않은 편이지만 가격이 한국 딸기의 절반이다. 한국산 딸기는 500g에 24만9000동(1만3500원)인데, 현지 목쩌우산은 11만5000동(6200원)이다.

휘엔 부사장은 한국산 딸기의 고급화 전략을 유지한다면 판매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휘엔 부사장은 "베트남 목쩌우와 달랏의 딸기 생산량이 많이 늘었지만 한국산 딸기는 베트남산보다는 훨씬 당도가 높은 고급제품이라서 소비가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하노이에 위치한 aT 아세안지부는 한국산 신선식품의 프리미엄을 홍보하는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수출품목별 현지 시장 동향을 주말도 없이 조사 다니는 건 물론이고, 달마다 소비자가 시식해보고 한국 농식품의 우수성을 확인하도록 하는 판촉사업, 체험홍보사업 등을 진행한다.

지난 2월에는 우리나라 설 연휴와 같은 최대명절인 뗏 기간에 맞춰 신선과실, 인삼, 스낵류, 음료류 등 인기 선물용 농식품을 대형매장마다 집중적으로 판매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오는 4월에는 베트남 최대 테마파크인 K-타운의 오픈일정에 맞춰 대규모 소비자 체험 홍보를 펼칠 계획이다.

aT는 신선농산물을 수출하는 운송 단계에서 신선도를 더 높여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CA 저장고 사업도 올해 추진한다. 베트남의 경우, 연평균 기온은 24.1도인 데다 습도가 월평균 83%로 높아 품질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콜드체인 기술이 과일 유통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CA(controlled atmosphere)는 냉장저장고에 농산물 주변 가스 조성을 제어해 저장기간을 연장하는 기술이다. aT는 CA컨테이너 선박을 활용한 수출 유통환경을 구축하면 작물별로 신선식품의 노화를 억제해 품질 유지가 더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제작지원 : 2023년 FTA 지원센터 교육홍보사업)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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