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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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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소비·투자·건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보다 경기가 악화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경기 회복 흐름이 확대되고 있다는 정부와 상반된 진단이다.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고,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KDI는 7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수출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치며 경기 개선을 제약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달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미약한 모습"이라고 진단한 뒤, 이달에는 더욱 악화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소비, 투자, 건설이 모두 부진하다"며 "경기 진단을 악화한 이유는 부진이 장기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의 경기판단과 반대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2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조업·수출 호조세에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하며 경기 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내수 회복 조짐을 언급하기 시작해 지난달에는 '경제 부문별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평가에서 진일보한 진단을 내린 바 있다.
KDI는 서비스업 생산이 낮은 증가세에 머무르고 건설투자는 감소세를 지속하는 등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경기가 생산과 수출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으나 반도체를 제외한 부문의 생산이 다소 정체된 가운데 소매판매액과 투자가 감소하는 등 내수는 부진한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6월 서비스업생산(2.1%→0.5%)은 도소매업(-3.7%), 숙박 및 음식점업(-1.2%) 등이 감소하며 낮은 증가세에 그쳤다. 건설업생산(-3.0%→-4.6%)은 전월에 이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위축된 모습이다. 이같은 영향으로 6월 전산업생산(2.3%→0.5%)은 증가폭이 축소했다.
6월 소매판매(-2.9%→-3.6%)는 승용차(-9.2%→-21.4%)가 기저효과에 주로 기인해 대폭 감소한 가운데, 의복(-5.3%→-4.6%)과 음식료품(-3.7%→-2.8%) 등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소비재 내수출하(-6.1%)도 크게 감소하며 상품소비의 부진을 시사했다.
서비스소비는 숙박 및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둔화 흐름을 나타냈다.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업(-3.7%), 숙박 및 음식점업(-1.2%) 등의 부진으로 0.5%의 낮은 증가세에 그쳤다. 다만, 해외여행, 해외소비와 밀접한 부문에서는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6월 설비투자는 기저효과 등으로 감소폭(-1.5%→-2.7%)이 확대됐다. 변동성이 높은 운송장비(2.9%→-11.5%)의 감소폭이 커진 가운데 기계류(-2.9%→1.0%)도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운송장비는 전년동월에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자동차(23.7%)가 급증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내기계수주(5.7%→-3.8%)가 감소하는 등 선행지표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다만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의 부진 완화를 시사하는 지표도 일부 나타났다.
반도체제조용기계가 8.1% 감소하면서 전월(-28.8%)의 극심한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다. 반도체투자와 밀접한 특수산업용기계와 의료정밀측정제어기기의 수주 합산액(3.9%)이 증가세를 유지했다.
6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부문(-9.7%)을 중심으로 감소폭(-3.0%→-4.6%)이 확대됐다. 건축부문의 경우 주거용(-3.9%, 경상)이 누적된 수주 부진이 반영되며 감소세를 지속했고 비주거용(-14.8%, 경상)도 주요 반도체 생산시설의 공사가 지연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수주가 비교적 양호했던 토목부문은 11.1% 증가했다.
다만 건축허가면적(-23.2%)은 사업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전월에 이어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골조공사 등 초중반기 공정에 사용되는 레미콘의 출하량이 크게 감소(-24.3%)하며 향후 공사물량이 축소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KDI는 "소매판매 감소세와 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건설수주의 누적된 부진이 건설투자의 위축으로 이어짐에 따라 고용 여건도 점차 조정되는 모습"이라며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고조,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ny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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