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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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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한국인의 끼니를 책임지는 식당 사장님들이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한 대형마트 매대에 오른 배추가 한 포기에 '2만2000원' 가격표를 다는 등 비싼 몸이 됐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식탁에 올라야 하는 김치인지라 비싸다고 안 살 수도 없는 노릇이거든요.
'알몸 김치 파동' 등으로 중국산 김치에 워낙 거부감이 있는 우리지만 수입 김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원래 배추는 김장철을 앞두고 9~10월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심각합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1~25일 평균 배추가격은 작년 동기간 대비 37.3% 급등하는 등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하네요.
지난 27일 기준 aT가 전국 전통시장, 대형마트,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서 조사한 이날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평균 9963원으로 1만원에 육박했습니다.
왜 이렇게 배추 가격이 많이 올랐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입니다. 올해 폭염과 가뭄이 지속되면서 배추 작황이 부진했고 생산량 급감으로 이어진 겁니다. 여기에 고물가 현상이 겹치며 그간 천정부지로 오른 생산 및 유통비용 등이 추가로 배추가격을 자극했습니다.
이렇게 유독 심하게 급등한 배추 가격 탓일까요. 중국산 김치 수입도 크게 늘었습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살펴보니 올해 1~8월 수입한 중국산 김치 물량은 19만6580t으로 20만t에 육박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18만7166t)보다도 5%나 많은 중국산 김치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겁니다.
이미 수입물량이 크게 늘어났지만 금(金)배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수입 물량 증가폭도 더 커질 우려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역대 김치 수입물량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간 김치 수출입 통계가 집계되는 2007년부터 중국산 김치 수입물량의 역사를 살펴봤더니 대부분 연간 20만t대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010년에만 10만t 대로 떨어졌습니다. 2011년 다시 연간 20만t을 넘긴 후 조금씩 등락하다 2016년부터 25만t을 넘어서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가장 높았던 기록이 2019년. 당시 1년간 우리나라에 들어온 중국산 김치는 30만6047t이 넘었습니다.
이후 2020년에는 28만1186t을 수입했는데 비위생적으로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 김치 파동이 일어나면서 2021년 24만0606t으로 줄었습니다.
이후 2022년 26만3434t, 지난해에는 28만6545t을 수입했습니다. 조금씩 중국산 김치 수입이 늘고 있었던 상황에 이번 금배추 사태가 불을 지필 수도 있겠습니다.
한국 고유의 음식인 김치. 정성을 담고 좋은 재료를 듬뿍 넣어 만들기 때문일까요. 김치 무역수지는 그간 대부분 적자였습니다. 16년간 김치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한 경우는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과 알몸 김치 파동이 있었던 2021년 두 차례에 불과합니다.
한국에서 수출하는 김치보다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오는 김치가 늘 더 많았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수입 물량의 대부분은 중국입니다.
단골 식당에서 먹던 국산 김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김장철 배추 수급안정을 위해 10월 중하순부터 출하 예정인 가을배추(김장배추)의 작황점검, 영양제·약제 할인공급 등 생육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수급동향을 일일 점검하고 배추 작황별 수급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배추 가격표가 우리에게 다시 친근해질 수 있도록 정부는 총력 대응을 약속했습니다. 한 해 동안 우리 식탁을 책임질 김장을 포기하는 가정이 많아지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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