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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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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단지 중 설계 대비 최대 20% 가까이 철근을 초과로 주문했음에도 철근누락이 발견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 철근 누락 단지' 총 23곳 중 21개 단지에서 설계량보다 철근을 더 많이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평택 소사벌 A-7블록은 철근을 설계량(1809t)보다 19.5%(353t) 많은 2165t 주문해 시공했으며, 이에 따라 철근 자재비는 설계 대비 12억원 증가했다. 또 오산 세교2 A-6블록은 철근 주문·시공량(4159t)이 설계량(3945t)보다 5.4%(214t) 많았다. 철근 주문 금액은 43억원으로, 설계 때 예상보다 24억원 증가했다. 화성 비봉 A-3블록의 경우 철근 주문량(1만1240t)이 설계량(1만793t)보다 4.1%(447t) 많았고, 비용은 14억원 늘었다.

이를 포함해 총 21개 단지에서는 철근 주문 금액이 설계 당시 산출한 예상 비용보다 최소 4억원에서 최대 85억원까지 늘었다.

실제 시공과정에서 철근을 절단·가공하다보면 못 쓰는 부분이 발생하고, 시공 중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시공사들은 통상 철근을 설계량 대비 더 많이 주문하는 편이다. LH는 시공 손실량을 3% 안팎으로 본다.

그런데 설계 대비 300∼400t씩 철근을 더 주문해 비용 부담이 늘어난 현장에서도 '철근누락'이 나타나면서 LH의 관리·감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고양 장항 A-4블록은 설계량보다 철근 시공량이 247t 적었으나 철근 주문액은 158억원으로 설계 당시 73억원보다 2배가 넘었다. 이외에도 설계 당시 예상액보다 실제 철근 주문액이 2배 이상 늘어난 단지는 ▲양주 회천 A-15블록 ▲오산 세교2 A-6블록 ▲평택 소사벌 A-7블록 등 4개 단지였다.

지난해 철근누락 논란의 중심이 됐던 무량판 구조의 '전단보강근'은 슬래브(콘크리트 천장)에 들어가는 주철근을 촘촘하게 감는 갈고리 형태다. 보 없이 기둥이 바로 슬래브를 지지하는 무량판 구조에서 하중을 견디도록 보강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실제 공사 과정에서 시공사들이 적정량보다 과도하게 철근을 주문하고도 이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LH에 추가 비용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기에 LH의 엄격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은혜 의원은 "철근 누락 아파트에 당초 설계보다 더 많은 철근이 반입됐음에도 대체 그 많은 철근이 어디로 간 것인지 발주청인 LH는 감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렇게 허술한 감독이라면 언제 제2, 제3의 순살 아파트가 나타날지 모른다. LH의 감리 감독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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