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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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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한국은행이 3년 2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장기 침체하던 내수를 살리기 위한 조치다. 이번 금리 인하가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를 끌어올릴지 기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과 부동산 부작용 우려, 꺾인 소비심리로 내수 회복세로 돌아서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진단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낮췄다. 38개월 만에 긴축기조가 막을 내린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 배경에 대해 "내수가 회복 중이라 하더라도 잠재성장률보다는 낮은 수준이고, 경제 성장률 자체도 잠재성장률에서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라 불필요하게 기준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긴축적인 수준으로 갈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파적 인하'를 언급하며 금융 안정을 상당히 고려하겠다고 부연했다.


거시경제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도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존중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세수 부족 상황에서도 건전재정 기조를 고수해 재정 투입의 한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간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를 기록하며 안정됐지만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내수로 인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조치는 소비와 투자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채를 진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물론 정리가 필요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역시 이자 부담을 덜 거라는 전망이다. 국내 부동산 PF 대출액은 200조원이 넘는다.

기재부는 그간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5개월 연속 '내수 회복 조짐'을 언급한 바 있다. 설비투자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부문별로 속도차이가 존재한다는 진단이다. 반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세 달째 내수 부진으로 인해 경기가 제약되고 있다고 판단해왔다. 상품소비가 미약하고 건설투자의 회복이 더디다는 이유다.

긴축 통화 기조가 막을 내렸지만 부진한 내수 회복에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인하된 금리의 효과가 실물경제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되고, 부진이 장기화한 소비·투자가 빠른 시일 내에 살아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건설수주는 누적된 부진을 감안하면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거라는 관측이 크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가 시차를 두고 적용되면 향후 점진적으로 투자가 증가할 수 있다. KDI는 지난 경제동향에서 선행지수의 부진이 완화되는 일부 긍정적 신호를 언급한 바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가 인하하면서 자영업자의 생계가 좀 나아질 거다. 가계들도 대출금리가 인하되면서 조금은 소비 여력이 생기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정리하는 데 용이해 건설경기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지금은 부동산 PF도 어렵고, 건설 단가도 높아 악재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굳어진 소비 위축이 살아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최근 소매 판매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지난해보다 2.4% 감소했는데, 이는 카드 대란으로 내수가 꺾였던 2003년(-2.4%) 이후 최저치다.

이정환 교수는 "물가에 비해 임금이 오르지 않은 측면과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하는 고령화 추세로 인해 소비 심리가 적극적으로 나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비를 진작시키려면 성장률이 좋아져야 한다. 투자와 건설경기가 살아나야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금리 인하가 소비 심리에 조금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역부족"이라며 "금리 인하로 인해 부동산 등에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정부의 정책이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고 진단했다.

내수 회복을 위한 정부의 재정 투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가 금리 인하가 있어야 가능할 거라고 내다봤다.

이정환 교수는 "기준금리가 중립금리(2.5%)보다 낮아져야 재정을 쓸 수 있는 여력이 된다. 건설 경기 역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압력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은 재정정책을 쓰기가 어려운 상태다. 그래서 당장은 보조금 정책밖에는 크게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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