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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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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 사이에서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후버 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구체적으로 월러 이사는 최근 미국 경제 호조세와 인플레이션 데이터 등이 '점진적인' 금리 인하 추세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적인 데이터를 보면 9월 회의 때보다 금리 인하 속도를 더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고 전했다.

연설 후 진행된 토론에서도 월러 이사는 미국 경제가 "적정 수준"에 있으나, 최근 지난 10일 발표된 미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등 물가상승률이 냉각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 못한 데 대해선 "실망스럽다"고 표현했다.

월러 이사는 "지난 1년 반 동안 인플레이션에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그 진전은 분명히 고르지 않았다. 때때로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다만 큰 경제 침체 징후는 거의 없고, 노동 시장은 상당히 건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업률이 4.1% 수준에서 소폭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로 떨어지는 등 예상대로 물가·고용 지표가 전개된다면, 연준이 더 이상 "의도적인 속도로" 금리를 인하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 시 '통상적인' 인하 폭을 0.25%p로 본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0.5%p의 빅컷을 단행한 바 있는데, 이를 통상 수준에서 벗어난 '의도적인 속도'로 표현한 것이다.

아울러 월러 이사는 건강한 노동 시장을 유지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커졌다며,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우려는 거의 없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FT는 월러 이사의 발언이 지난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언급한 내용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윌리엄스 총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립 수준으로 이동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는 '의도적인 속도'와 상반되는 표현으로, 기준금리 0.25%p 인하의 스몰컷을 지지한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또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이 올해 남아 있는 2번의 FOMC에서 각각 한 차례씩 25bp 인하할 가능성에 대해 "매우 좋은 기본 사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금리인하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궁극적으로 향후 통화정책은 실제 경제와 인플레이션 및 고용 시장 데이터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여러 분기 동안 기준금리를 "소폭 추가 인하"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연준은 지난달 18일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0%로 낮췄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0년 3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금리 인하 조치다.

당시 연준은 빅컷을 발표하며 함께 내놓은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종전의 5.1%에서 4.4%로 낮췄다.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 전망치는 3.4%로 예상했다. 연말까지 50bp, 내년 말까지 150bp 추가 인하를 예고한 셈이다.

연말까지 FOMC는 11월과 12월 총 두 차례 남았다. 연준 기준금리에 대한 기대를 대변해주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내달 회의에서의 스몰컷 단행 가능성은 86.8%로 반영됐다.

빅컷(기준금리 0.5%p 인하) 가능성은 0%로 수렴한 상태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3일께엔 27.0%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현재 투자자들은 그 가능성을 배제해 둔 상황이다.

시장은 동결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연준이 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변동하지 않을 기대감도 13.2%에 달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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