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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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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정부가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쌀 매입에 사용되는 예산과 사들인 쌀을 보관하는데도 상당한 재정이 투입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예산을 투입하자 농가는 쌀 경작을 지속하는데 소비가 감소하다보니 쌀 매입, 비축, 관리에 연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혈세가 반복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양곡 관련 매입·보관비는 1조3855억원(1조375억원, 3480억원)으로 2022년 1조4750억원(1조1000억원, 3750억원)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비축제도는 양곡부족으로 인한 수급불안, 자연재해 등 식량 위기에 대비해 비축하는 제도로 2005년 도입된 이후 35만t 수준의 쌀 비축을 유지했지만 2022년 이후엔 가루쌀 산업 활성화를 위해 45만t 수준으로 비축량을 늘렸다.

올해의 경우 공공비축미 45만t을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2024년산 40만t과 2023년산 5만t 규모다. 구곡 5만t의 경우 2200억원을 투입해 이미 매입한 상태고 쌀 수확기에 맞춰 36만t과 가루쌀 4만t을 총 9800억원 들여 매입할 예정이다.

올해 공공비축미 매입비는 1조20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보관비가 409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역대급 양곡 매입 및 보관비가 사용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정부는 매년 필요 이상으로 생산된 쌀을 매입한 뒤 보관하다 사료용이나 주정용, 원조용으로 저렴하게 내놓고 있는 중이다. 비싸게 사서 싸게 내놓다보니 해마다 사용되는 양곡 매입·보관비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은 반복될 공산이 크다. 농가 입장에서는 기계화율이 100%에 근접한데다 정부가 해마다 쌀 매입을 통해 쌀 값 안정을 추진하고 있어 쌀 생산을 포기할 수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정부는 향후 쌀 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해 전략작물직불제를 통한 적정 생산, 벼 품종 다각화 및 쌀 가공산업 활성화, 산지유통업체(RPC) 경영합리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이 쌀 의무 매입을 확대·강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을 밀어붙이는 것도 난제다. 민주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오는 2030년에는 남아도는 쌀을 매입하고 보관하는데 사용되는 예산이 3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선 농가가 벼 재배 면적을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부는 쌀을 경작하는 농가가 다른 작목으로 전환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데 이를 강화하고 쌀 의무 매입 물량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쌀을 활용해 만든 대체식품 등을 개발하는 것도 시급하다. 정부가 웃돈을 주고 산 수확기 햅쌀을 묵혔다가 사료용으로 방출하지 말고 즉석밥, 막걸리 등으로 만들어 쌀 소비 촉진과 소비자 물가 부담을 낮추는데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쌀 소비 촉진을 위해 막걸리와 즉석밥 산업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일본처럼 지역 특색이 담겨 있는 막걸리를 개발해 쌀 소비를 촉진하고 다양한 품종의 쌀을 즉석밥으로 만들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히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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