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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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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면서 내년 1월 시행 예정이던 금투세가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최근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 유예에 대한 논의가 불붙은 모습이다.

현재는 '금투세는 시행을 애초에 검토하지 않았어야 하는 법안'으로 취급되고 있고 '금투세를 폐지하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시행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리가 힘을 받고 있다.

제도적 측면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고 시행될 경우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 폐지 또는 유예를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다. 그런데 주식과 코인 시장의 큰 손 투자자를 위해 금투세를 폐지하고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해야 하는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일정금액이 넘는 수익을 낸 투자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데 주식은 5000만원, 해외주식 및 파생상품 등은 250만원으로 설정했다.

국내 주식에 투자했을 때 발생하는 수익률을 10% 수준으로 가정했을 때 5000만원의 기본 공제를 받기 위해선 10배 이상인 최소 5억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는 계산인데 이는 전체 투자자 1400여만명의 1%인 14만명에 불과하다.

99%의 투자자는 영향이 없는 상황에서 소위 1% 큰 손들이 내는 세금을 아끼게 해주겠다는 것이 금투세 폐지의 본질이자 부익부를 공고히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가상자산 과세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상자산 과세는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로 발생하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연간 250만원이 넘는 소득에 대해 20%의 세율(지방세 포함 22%)로 분리 과세하도록 정했다.

예를 들어 한 투자자가 1억원의 가상자산을 매수한 뒤 2억원에 매도했을 때 1억원의 차익에 대해서는 250만원을 공제한다. 나머지 9750만원에 대해 세율 22%를 적용한 2145만원의 세금을 매기는데 이 금액이 과하다는 주장이다.

1억원을 벌든 2억원을 벌든 세금을 매기면 가상자산 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과세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국 투자로 번 돈에 붙는 세금이 못 마땅하다는 얘기다.

정치권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도 정부는 사실상 금투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 동조하고 있다. 지난해 56조, 올해 30조원 수준의 세수 펑크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세수 확보와 조세 정의 실현은 뒷전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주식이든 가상자산이든 수 억원대 투자를 할 수 있는 이들이 비과세를 정부 정책에 반영하라고 요구하는 셈인데, 이들의 목소리를 정부와 정치권이 대변하기 급급한 것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한다'는 조세 정의는 유리지갑으로 불리는 직장인들에게만 엄격하고 돈이 있는 자산가들에겐 너그럽게 적용되는 것은 아닐까. 정부가 정치적 논리에 휘둘려 조세 원칙에서 스스로 벗어나 정책적 지향점을 잃어 버리지는 것은 아닐까.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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