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단' 국회 앞 오피스텔…'계약 해지 책임' 갈등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짓고 있는 고급 오피스텔 공사가 중단된 가운데 수분양자들이 계약금을 날리게 될 상황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건설 중인 '여의도 페르니' 오피스텔은 시공사가 유동성 문제에 빠지며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국회에서 100m가량 떨어진 이 오피스텔은 지하 4층~최고 13층 60실 규모의 업무시설(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로 오는 3월 말 준공 예정이었다. 감리 보고를 받은 영등포구청도 지난해 11월 다른 시공사를 찾을 때까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구청과 산업안전공단은 지난해 12월 말 두 차례 공사 현장 안전점검도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시행사인 프라임산업개발은 11월18일부터 세 차례, 신탁사 한국투자신탁은 같은 해 12월 두 차례 내용증명을 보내 중도금 납부를 독촉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계약 약관상 수분양자가 중도금을 2회 이상 납부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이처럼 수분양자 귀책으로 계약이 해지될 경우 계약금이 위약금으로 시행사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내용증명을 받은 수분양자들은 "시행사가 중도금을 내라는 얘기도 없이 안심만 시키다가 이제와서 중도금 미납을 계약 해지사유로 제시했다"고 반발했다. 약관에 무이자 중도금 대출을 한다고 명시돼 대출 신청 안내가 오길 기다렸던 것이지 중도금을 연체한 게 아니란 취지다.

시행사가 지난해 6월 중도금 대출 협약을 진행 중이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보내기도 했다.

안내문에는 "2023년부터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중도금 대출 취급 예정인 금융기관과 중도금 대출 협약이 계속 지연되고 있었다"며 "금융기관과 충분한 협의로 곧 대출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시행사는 향후 중도금 대출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세부 일정을 안내하겠다고 했는데 돌연 중도금 미납을 독촉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게 수분양자들의 설명이다.

내용증명을 받았다는 한 수분양자는 "약관상 입주 예정일로부터 3개월 이후 준공이 되지 않으면 수분양자들이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며 계획된 일정을 지키기 어려워지자 내용증명을 보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계약서상 수분양자들은 총 공급액 7억9350여만원 중 계약금 10%로 7935만원을 납부한 상태로, 중도금 50%는 5회에 걸쳐서 내고 잔금 40%는 입주 지정일에 낼 예정이었다.

수분양자는 "중도금 대출 신청을 언제하느냐고 물었을 때 지난해 6월 안내문을 보낸 뒤 아무 통보가 없다가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라며 "채무불이행을 명분 삼아 계약금을 몰취하려는 것인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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