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연속 월드컵본선④]손흥민 마지막 월드컵?…신구조화 '주목'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벤투호가 역대급 신구 조화 속에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에 오르며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본선까지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UAE와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10차전 원정 경기에서 0-1로 졌다.

비록 12년 만에 최종예선 무패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목표였던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조기 확정하며 가장 순탄하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이번 대표팀은 인적 구성과 전력 면에서 역대 최강이라는 평이 붙었다.

한국과 아시아 역대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는 손흥민(토트넘)이 주장으로 팀을 이끌고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 황인범(루빈 카잔), 김민재(페네르바체) 등 유럽파들이 경쟁력 높은 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통산 3번째 월드컵 무대에 나서는 베테랑 수비수 김영권(울산)을 비롯해 정우영(알사드), 이용(전북), 김승규(가시와레이솔) 등 경험 많은 선수들과 월드컵 예선을 통해 벤투호에 뿌리를 내린 송민규(전북), 조규성(김천), 이동준(헤르타베를린) 등 젊은 피의 신구 조화가 장점으로 꼽힌다.

일본 매체 사커다이제스트도 “한국 축구는 베테랑과 경험 쌓인 선수들, 도쿄올림픽에 나왔던 신예들이 잘 융합해서 전체적으로 뛰어난 팀이 됐다”고 했다.

중원의 경우 지난 10년 가까이 중원을 이끈 기성용(서울)과 구자철(제주)의 공백을 정우영과 함께 벤투호 황태자로 불리는 황인범이 완벽히 대체하고 있다.

러시아 무대 진출 후 기량이 한 층 성장한 황인범은 최종예선 내내 도전적인 패스와 과감한 슈팅으로 팀의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또 미드필더 진영 어디에서나 뛸 수 있는 이재성, 권창훈(김천) 등의 가세와 세대교체 선두주자인 백승호, 김진규(이상 전북) 등이 지난 1월 터키 전지훈련에서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수비도 ‘괴물 수비수’ 김민재와 김영권이 중심을 잡고, 이용과 김진수, 김태환이 측면 자원으로 꾸준히 기용되면서 안정적인 조직력을 갖췄다. 골문은 넘버원 수문장 김승규와 조현우(울산)가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물론 숙제가 없는 건 아니다.

역대급 진용을 갖췄다는 공격진의 경우 손흥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게 급선무다.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에 이어 3번째 월드컵을 준비하는 손흥민은 A매치 98경기에서 31골을 기록 중인 부동의 스트라이커다.

특히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3골(5도움)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20골)에 이어 디오고 조타(리버풀·13골)와 함께 득점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이번 최종예선에서도 '원정팀 지옥'으로 불리는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 원정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는 등 팀 내 최다인 4골을 책임졌다.

문제는 손흥민이 막힐 경우다.

4년 전인 러시아월드컵 때도 손흥민에 대한 상대 집중 견제를 풀어줄 파트너가 부족했는데, 최종예선 기간 파트너인 황의조가 무득점에 그치며 고전했다.

황의조는 프랑스 리그1 보르도에서 주전 공격수로 뛰며 지난 시즌 12골을 넣었고, 올 시즌도 리그에서 10골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최종예선 기간 황의조의 침묵은 벤투호에 큰 고민거리를 안겼다.

황희찬도 벤투호에서 측면 자원으로 최종예선 기간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결정적인 득점 장면에선 파괴력이 떨어지곤 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을 보유한 건 좋지만, 지나치게 높은 의존도는 팀에 해가 될 수 있다"며 "손흥민 중심의 플랜A가 문제는 아니지만, 플랜B가 없는 건 문제"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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