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다"…손흥민·이강인 화해에 '전 주장' 기성용도 하트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요르단에 0-2로 패배하며 탈락했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한국 축구 대표팀 내에서 물리적 충돌이 있었던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화해한 가운데, 이들을 응원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탁구 게이트'의 중심에 있었던 이강인은 21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손흥민을 비롯한 대표팀 동료들과 축구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도 곧장 이강인의 화해를 받아들이며 싸늘했던 여론에 다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사건은 지난 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하루 앞둔 대표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이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이강인이 일부 선수들과 별도로 탁구를 쳤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자중하라는 취지로 손흥민이 제지했지만 이강인이 말을 듣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두 선수가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한국 축구의 간판으로 불린 두 선수의 충돌은 큰 후유증을 낳았다.

상황을 중재해야 할 축구협회도 조사 의지를 보이지 않으며 수수방관해 사건을 더 키우는 상황 등까지 더해져 한국 축구에 위기가 찾아오는 듯했다.

다행히 빠르게 분위기 반전을 맞는 흐름이다.

이강인이 직접 손흥민이 있는 런던을 찾아 사과했다.

이강인은 SNS를 통해 "(손)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했다.

손흥민도 이강인을 용서했다. 이강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이)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가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의 남다른 브로맨스에 긍정 반응이 잇따랐다.

과거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을 맡기도 했었던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FC서울)은 손흥민의 SNS 해당 게시글에 하트 이모티콘과 함께 "최고다"라며 이들을 응원했다.

이어 국내 축구 팬들도 "악성 댓글 다는 사람들 보면 누구 하나 궁지에 몰려고 작정한 것 같다", "사람들 지내는 곳에서 일어날 법한 소동인데 진심으로 반성하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이면 될 일이다" 등의 댓글로 이강인을 옹호하는 반응을 보였다.

또 해외 축구 팬들도 SNS를 통해 “손흥민은 축구와 인생의 가장 완벽한 주장이다”, “손흥민은 진정한 신사의 품격을 보여줬다” 등의 긍정 반응이 나왔다.

한편 한국 축구는 아시안컵 성적 부진과 선수단 와해를 막지 못한 등의 이유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의 후임자를 뽑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3월 재소집해 태국과 홈 앤드 어웨이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3, 4차전을 치른다. 1, 2차전에서 연승을 거둔 한국은 C조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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