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도 안한 류현진, 미디어데이에서 느껴진 존재감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개막을 하루 앞둔 올해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것은 단연 한화 이글스의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이다.

류현진이 지난달 말 한화와 역대 최고 대우인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하고 KBO리그에 돌아온 후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끈다.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4 신한 쏠뱅크 KBO 미디어데이에서도 류현진에 집중된 관심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막상 류현진 본인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짙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일단 최원호 한화 감독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류현진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최원호 감독은 "지난 시즌 채은성이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우리 팀에 온 뒤 앞선 3년과 비교해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23시즌 뒤에는 FA 안치홍을 영입했고, 류현진도 돌아왔다"며 "올 시즌 한화 팬들과 가을야구를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개막전 선발 투수를 발표하면서는 "'다른 팀에 없는' 류현진이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최원호 감독은 '한화가 최근 몇 년 동안 암흑기를 보냈는데, 앞으로 보내지 않기 위해 신경쓰는 점이 있냐'는 질문에 답을 하면서도 류현진의 이름을 뺴놓지 않았다.

최원호 감독은 "우리 팀이 리빌딩 과정을 겪으면서 타 팀과 비교해 경기력이 떨어졌다. 그래서 몇 년 동안 최하위권이었다"며 "구단에서 채은성, 안치홍, 류현진을 차근차근 영입했다. 이제 조금 더 높은 곳을 향해 갈 시기"라고 강조했다.

타 팀 감독과 선수들에게도 류현진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류현진의 복귀로 그간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던 SSG 랜더스 좌완 에이스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도 큰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숭용 SSG 감독에게 '류현진과 김광현의 맞대결을 볼 수 있겠냐'는 질문이 주어졌다.

이숭용 감독은 "다른 팀에는 성적과 관련한 질문을 하더니 우리 팀에는 류현진, 김광현에 대해 묻는다"고 푸념하더니 "아직까지 한 번도 맞대결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나의 성격상 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 'LG 천적'으로 불렸던 류현진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개막전에서 공교롭게도 LG를 상대한다.

류현진은 KBO리그 통산 98승 가운데 21승을 LG전에서 올렸고, 2010년 청주 LG전에서 17개의 삼진을 잡아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에 염경엽 LG 감독은 "류현진이 돌아오면서 목표 승수를 2승 줄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LG 우완 투수 임찬규는 '감독님과 같은 생각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임찬규는 "한국 최고의 투수가 KBO리그에 복귀해서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다"면서 "우리 선수들은 2승을 추가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등판할 때마다 퀄리티 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할 만큼 안정적인 투구를 자랑하는 KT 위즈 투수 고영표에게도 류현진과 연관된 질문이 나왔다. 'QS 순위 경쟁을 할 강력할 라이벌인 류현진이 등장했는데 어떠냐'는 질문이었다.

고영표는 "겨룰 수 있는 것만으로 영광"이라며 "내가 이겨보도록 노력하겠다. 이기려면 QS만으로는 안된다. 그 이상을 하면서 승리 투수도 돼야 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공을 경험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는 한화 주장 채은성은 청백전에서 소원을 이룬 것에 대해 "내가 1군에 데뷔했을 때 (류)현진이 형이 미국으로 가서 상대한 적이 없었다. TV로만 봤다"며 "청백전에서 상대했는데, 굉장히 의외였다. 덩치가 크고 투박할 줄 알았는데 감각과 밸런스가 좋아서 많이 놀랐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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