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 "ABS 찬성하지만 현장과 소통 아쉽다"

[서울=뉴시스] 문성대 기자 =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회장 김현수)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도입에 있어서 현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선수협은 KBO리그에 ABS가 도입된 지 두 달여 만에 KBO와 첫 소통을 시작했다고 13일 밝혔다.

KBO는 올해 세계 최초로 ABS를 도입했다. 일부 감독과 선수들이 ABS에 불만을 드러냈으나 대부분의 구단, 선수, 감독들은 대체로 정확성과 일관성 등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선수협은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선수협은 "일방적인 통보로 도입된 ABS와 관련해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프로야구선 수들이 직접 경험해 본 후 이 경험을 바탕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세계적인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KBO에 힘을 실어 선진화된 프로야구 환경을 조성하고 팬들에게 환영받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동철 선수협 사무총장은 "ABS의 도입을 반대하는 프로야구선수는 현시점에 없다고 봐도 된다. 선수들이 ABS 도입을 통한 선진화된 환경을 환영하지만, 그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들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부족한 점에 큰 아쉬움과 서운함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에 선수협은 지난 3일 3페이지 분량의 공식 입장문을 KBO에 전달했다.

주요 내용은 ▲퓨처스리그 전 경기장에 ABS 조속한 설치 요청 및 구체적인 설치 계획 공유 요청 ▲퓨처스리그에서 적용해 본적 없는 ABS 스트라이크 존을 올해 바로 KBO 리그에 도입하게 된 설명 요청 ▲판정에 대한 부정확성과 비일관성을 잡기 위해 ABS의 교체 혹은 업그레이드가 방안이 될 수 있는 지에 대한 의견 ▲홈런이나 당겨 치는 큰 홈런 성 파울 타구가 나오는 시점(공이 홈플레이트를 통과하기 전 시점)에 ABS 판정 콜이 울리는 사례들에 대해 기술적로 명확한 설명과 개선 요청 ▲경기 종료 후에도 선수들이 수일 전의 경기에 대해 확인을 원할 경우 ABS 관련 데이터에 편하게 접근한 수 있는 시스템 개발 등이다.

KBO는 지난 9일 선수협에 보낸 회신에서 지속적으로 구단과 선수단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ABS 운영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O는 5월 중 퓨처스리그 4개의 경기장에 ABS 설치 및 운영 할 예정이며, 설치 공간의 부재, 설치 기준 각도에 부합하지 않는 경기장은 각 구단별 균등한 경기 수를 최대한 고려해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설치가 현재 불가능한 경기장 또한 추가 방안을 모색 중이다.

선수협은 향후 KBO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도움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KBO는 퓨처스리그에서 시범운영 없이 바로 ABS를 도입한 이유에 대해 "퓨처스리그 일부 경기 대상 운영을 통해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ABS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단계를 거쳤다. 퓨처스리그에서는 KBO리그 도입에 가장 적합한 스트라이크 존과 운영방식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홈런이나 당겨 치는 큰 홈런성 파울 타구가 나오는 시점에 ABS 판정 콜이 울리는 사례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도 덧붙였다.

예를 들어 타자가 '볼'을 건드려 파울을 만들었을 경우, 판정음은 볼로 전달된다. 판정음이 볼로 나왔어도, 파울은 스트라이크로 수정된다. 홈플레이트를 통과하지 않고 타자의 배트에 맞은 공에도, ABS는 예측을 해서 판정을 하도록 만들어졌다. 현장에서는 이를 두고 ABS가 미리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KBO는 "ABS는 타격 여부와 관계없이 판정을 내리고 판정음을 전달한다. 선수들과 구단 담당자는 판정 콜이 미리 울렸다는 의심 혹은 현상을 겪어 시스템에 대한 의혹이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선수협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ABS 관련된 문제점들과 개선방안에 대한 선수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취합하고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자료를 근거로 KBO와 ABS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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