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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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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스프링캠프 도중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은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팀을 정규시즌 정상으로 이끌며 명장의 탄생을 예고했다.

KIA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0-2로 졌다.

그러나 같은 시각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2위 삼성 라이온즈가 패배하면서 정규시즌 1위 확정 매직넘버를 모두 지웠다.

KIA가 정규시즌 정상에 오른 것은 2017년 이후 7년 만으로, 통산 7번째다.

올해 스프링캠프 도중 급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은 이범호 감독은 1군 사령탑이 된 첫 해에 정규시즌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단일리그 체제에서 1군 감독에 부임한 첫 해 정규시즌 정상을 맛본 것은 이범호 감독이 2005년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전 감독, 2011년 삼성 류중일 전 감독에 이어 역대 3번째다.

사실 KIA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초대형 악재를 만났다.

올해 1월 김종국 전 감독은 장정석 전 단장과 함께 구단 후원사인 한 커피업체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나중에 기각됐지만, 당시 검찰은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김종국 전 감독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KIA는 1월 28일 직무정지 조치했고, 이튿날인 1월 29일 결국 경질 결정을 내렸다. '한 해 농사의 절반'이라고 불리는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하루 전, 수장이 갑자기 사라졌다.

진갑용 코치가 대신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는 가운데 KIA는 급히 새 사령탑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모든 구단이 감독, 코치진 선임 작업을 마무리한 때라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KIA의 선택은 내부 승격이었다. 1군 타격코치이던 이범호 감독을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2011~2019년 KIA의 중심타자로 활약하고 은퇴한 뒤 KIA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해온 이범호 감독이 팀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 선임 이유 중 하나였다. 아울러 KIA는 코치, 퓨처스(2군) 감독을 지내면서 보여준 리더십과 소통 능력에 기대를 걸었다.

그렇게 국내 프로야구에 최초의 1980년대생 사령탑이 탄생했다. 1981년생인 이범호 감독은 올해 KBO리그 최고령인 1982년생 추신수(SSG 랜더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김강민(한화 이글스)보다 고작 한 살 많다.

아직 40대 초반인 '초보 감독'에 우려의 시선도 쏠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초보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팀을 이끌어나갔다.

선수, 코치로 10년 넘게 KIA에 몸담은 이범호 감독은 평소 선수들과 허물없이 지내며 '형님 리더십', '수평적 리더십'을 발휘했다.

감독으로서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편한 더그아웃 분위기를 만드려 노력했다. 긴장한 선수들에게 가벼운 장난을 치기도 하고, 스스럼없이 함께 기쁨을 나누기도 한다.

탁월한 소통 능력도 발휘했다. 선수들의 의견도 폭넓게 수렴해 결정을 내렸다.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해 결국에는 본인의 고집을 꺾은 경우도 있었다.

마냥 푸근한 '형님 리더십'만 내세운 것은 아니었다. 경기 운영에 있어서는 냉철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승부처라고 생각되면 간판 선수라도 지체없이 교체했다. 본헤드 플레이를 하면 문책성 교체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양현종 백허그'는 따뜻한 형님이자 냉철한 승부사인 이범호 감독의 모습을 대표하는 장면이었다.

7월 1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KIA가 9-3으로 앞선 5회초 에이스 양현종은 다소 흔들렸다. 류지혁에 3루타, 이재현에 2루타를 맞아 삼성에 추격하는 점수를 준 양현종은 이후 2사 2루에서 강민호에 중전 적시타까지 허용했다.

양현종이 이성규에 볼넷까지 내줘 2사 1, 2루를 만들자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의 교체를 지시했다.

아웃카운트 1개만 더 잡으면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던 양현종은 교체를 위해 정재훈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오르자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통산 다승 1위에 도전하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승리 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1개만 남긴 상황에 교체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이범호 감독은 단호했다.

이후 이범호 감독의 행동은 눈길을 모았다.

양현종으로서는 기분이 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자존심에도 흠집이 갔을 터다.

이범호 감독은 이닝을 마친 뒤 양현종에게 다가가 애교스럽게 '백허그'를 하며 위로했다. 양현종이 심드렁한 표정을 좀처럼 풀지 못했지만 이범호 감독은 그를 안은 채 계속해서 달랬다.

감독이 선수와 스스럼없이 스킨십을 하는 것도 보기 힘든 장면인데, 먼저 다가가 포옹까지 하며 달래는 모습은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KIA 관계자는 "양현종에게 백허그를 하는 장면은 연출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이범호 감독의 평소 성향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온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7년 통합 우승 당시 이범호 감독님이 최고참이었다. 당시의 분위기를 기억하고 있어 더그아웃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야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다"며 "더그아웃 분위기를 편하게 이끌어간다. 그러면서도 승부처라고 생각하면 강단있게 결정을 내린다"고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이제 통합 우승을 바라본다. 1군 사령탑 부임 첫 해 통합 우승을 이룬 것도 2005년 선동열, 2011년 류중일 전 감독 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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