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7⅓이닝 무실점 역투…LG 에르난데스 "MVP는 당연히 임찬규"[준PO]

[서울=뉴시스]김주희 박윤서 기자 = "기꺼이 동료들을 돕고 싶었다."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단일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5경기 최다 출장 타이 기록을 세운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LG 트윈스)가 '투혼의 가을'을 보내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11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PO 5차전에서 4-1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장성우에 볼넷을 내주며 출발했지만 강백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 황재균에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 경기를 마무리 했다.

이날 경기를 4-1로 이긴 LG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티켓을 거머쥐었다.

에르난데스의 헌신이 빛난 시리즈였다.

지난 8월 대체 선수로 LG에 합류한 에르난데스는 팀 사정상 구원 등판한 2경기를 포함해 정규시즌 11경기에서 3승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그러나 선발 투수였던 에르난데스는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이 불안한 팀의 약점을 지우기 위해 구원 투수로 나서고 있다.

팀을 위해 기꺼이 구원 변신을 받아들인 에르난데스는 준PO 1차전부터 이날 벌어진 5차전까지 5경기 연속 마운드에 섰다. 이는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최초의 기록이다.

매 경기에 '출석'하면서 빼어난 성적까지 냈다. 에르난데스는 5경기에서 7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지며 LG 최고의 구원 카드로 우뚝 섰다.

5차전 승리 후 염경엽 LG 감독이 "내 마음 속 MVP(최우수선수)는 에르난데스"라고 말했을 정도다.

에르난데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내서 만족스럽다. 더욱이 팀이 이겨서 기분도 최고"라며 미소지었다. 이어 "팀 동료들을 도와주고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기꺼이 동료들을 돕고 싶어서 희생을 자처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 만족스럽다"고 듬직하게 말했다.

이번 시리즈 MVP는 선발 투수로 2승을 챙긴 임찬규가 가져갔다.

MVP 기자단 두표에서 67표 중 34표를 임찬규가 받았고, 에르난데스는 19표를 얻었다.

에르난데스는 "임찬규의 활약이 대단했다. 마운드에 나갈 때마다 전력으로 100%의 모습을 보여줘 팀 승리에 일조했다. 당연히 임찬규가 받아야 한다. 이번 시리즈에서 보여준 활약이 대단하다"며 동료를 치켜세웠다.

에르난데스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99경기(선잘 49경기)에 나서 10승 22패 2홀드 평균자책점 5.10을 거뒀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42경기(선발 107경기)를 뛰며 36승 32패 4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19를 작성했다.

구원으로도 많은 경기에 나섰지만 마무리 투수 역할을 소화한 경험은 많지 않다.

에르난데스는 클로저로 등판하는 것에 대해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마무리 투수의 좋은 점은 내가 잘하면 마무리 할 수 있다.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안 좋은 점은 정신적으로 내가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다 있는데 결과적으로 내가 해내서 좋다"고 보탰다.

팀의 뜨거운 가을을 책임지고 있는 에르난데스는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는 PO에서도 역투를 예고했다.

그는 'PO 1차전 세이브 상황에서도 나설 수 있느냐'는 물음에 "당연하다. 이겨야 한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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