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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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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모셔널 팝(Emotional Pop)'·'보이후드 팝(Boyhood Pop)'…

최근 데뷔한 보이그룹들이 '이지 리스닝' 풍 독자적인 장르를 내세워 대중성의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모셔널 팝을 내세운 그룹 '라이즈(RIIZE)'는 최근 몇 년 동안 데뷔한 보이 그룹 중에서 음원차트 성적이 가장 좋다. 서정적인 신곡 '러브 원원나인(Love 119)'은 음원강자들이 대거 신곡을 낸 가운데도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 톱100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데뷔곡인 펑키한 '겟 어 기타(Get A Guitar)'는 멜론 톱100 붙박이가 됐다.

팀의 출발을 알리는 프롤로그 곡인 '사이렌', 퍼포먼스에 방점이 찍힌 '토크 색시(Talk Saxy)'도 불렀지만 라이즈는 확실히 기존 'SMP'(Sm Music Performance)에서 벗어나 있다.

라이즈가 속한 SM엔터테인먼트의 뮤직 퍼포먼스 줄임말인 SMP는 SM 음악 철학의 결과물인데,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유도하는 현란한 댄스음악 등이 주요 특징이다. 이로 인해 코어 팬덤을 늘렸지만, 대중과 접점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이 있었다. 감성적을 자극하는 이모셔널 팝을 지향하는 라이즈는 이 지적에 대한 SM식 응답이다. 사실 SM은 그룹 '샤이니'로 보이그룹 신(scene)에 청량함을 가져온 주인공이다.

SM 위저드 프로덕션 김형국 총괄 디렉터는 라이즈가 데뷔하는 자리에서 "SM은 매번 차별화된 색깔의 그룹을 선보여 K팝의 새로운 시대를 리드해왔다. 치열한 논의 끝에 결론 내린 라이즈 차별화의 기본은 역시 '음악'이었다"고 말했다.

하이브(HYBE)의 자회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가 '세븐틴'(SVT) 이후 9년 만에 론칭한 새 보이그룹 '투어스(TWS)'가 최근 발매한 데뷔 음반 '스파클링 블루(Sparkling Blue)'에도 이지 리스닝 계열의 청량한 음률이 가득하다.

특히 타이틀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와 또 다른 주요곡인 '언플러그드 보이(unplugged boy)'는 최근 대중음악 신(scene)에서 이지 리스닝 계열에 첨병처럼 사용되는 신스가 주요 코드다. 신스 사운드는 아련함을 환기하는 효과가 있는데, 소년시절을 연상케하는 음악을 하겠다며 투어스가 내세운 '보이후드 팝'과 맞물린다.

투어스의 곡은 아직 멜론 톱100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순위가 몇십 계단 씩 뛰어오르는 등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대세로 자리매김한 세븐틴도 데뷔 당시 청량함을 내세웠던 걸 고려하면, 투어스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인 그룹이 특정 멤버를 내세우거나 화려한 프로모션에 힘을 싣기보다 음악 자체로 승부를 보려고 한 전환점은 신드롬 걸그룹 '뉴진스'다. 청량한 '어텐션'을 필두로 '하이프 보이' '쿠키' 등 데뷔 때부터 트리플 타이틀곡을 내세운 전략은 '좋은 음악'의 힘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

데뷔 전부터 쌓인 팬덤 덕분에 음반 판매량 성적은 좋지만 음원 차트에선 부진했던 신인 보이그룹들도 이런 선례를 바탕 삼아 대중적인 음악에 방점을 찍으며 호응을 얻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몇 년 전부터 유행 중인 뉴트로(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를 차용해 '공감대 형성' 연령대의 폭을 넓히려는 시도도 더하고 있다.

라이즈의 '러브 119'은 2000년대 중반 활약한 국내 모던 록밴드 '이지(izi)'의 '응급실'을 샘플링했다. 감미로운 피아노 리프와 비트감 있는 드럼 라인이 대비돼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면서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첫사랑'의 감정을 자극하는 뮤직비디오엔 CDP, 줄이어폰 등 기존 세대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소품들이 대거 등장한다. '러브 119' 프로모션도 인터넷 시대 초창기를 떠올리게 디자인했다.

투어스 역시 복고를 적극 차용한다. '언플러그드 보이'는 레트로풍 사운드의 얼터너티브 팝이다. 특히 이 곡의 제목은 1996년 순정만화 잡지 '윙크'에 연재됐던 천계영 작가의 동명 순정만화 제목과 같다. 천 작가는 투어스 '스파클링 블루' 위버스반(Weverse Albums ver.) 커버 디자인에 '언플러그드 보이' 원화를 제공하기도 했다. '언플러그드 보이' 남녀 주인공인 강현겸과 채지율 두 캐릭터의 일러스트가 삽입됐는데 이를 반기는 30~40대 팬들이 상당수다.

조혜림 프리즘(PRIZM) 음악콘텐츠 기획자(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는 "걸그룹 뉴진스가 화려함을 정제하고 단순하지만 깨끗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데뷔, Y2K와 1세대 걸그룹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이끌어오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러한 성공 방식은 새로운 보이그룹에도 적용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성장 서사를 통한 라이트 팬 유입 기대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보이후드'(2014)는 성장 서사의 역작이다. 6세 소년이 18세 성인이 될 때까지 12년의 이야기를 동일한 배우로 매년 15분씩 카메라에 담아낸 긴 호흡의 이 영화는 삶의 불확실성을 그려내는데 성공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SM의 '라이즈'와 하이브의 '투어스'는 K팝계 '보이후드'를 지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라이즈를 소개하는 주요 키워드 중 하나가 '리얼타임 오디세이'(성장사)다. 김형국 디렉터는 "멤버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음악에 담아보자고 생각했다. 이것이 '이모셔널 팝'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라이즈 팀이름에도 '함께 성장(Rise)하고 꿈을 실현(Realize)'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투어스라는 팀명은 '트웬티 포 세븐 위드 어스(TWENTY FOUR SEVEN WITH US)'의 약어다. 하루를 뜻하는 숫자 24와 일주일을 뜻하는 숫자 7로 '모든 순간을 표현했다'며 '언제나 투어스가 함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하이브와 플레디스는 설명했다. "대중과 팬의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친구가 되고자 한다"는 얘기다.

내달 정식 데뷔하는 SM의 그룹 '엔시티(NCT)' 계열의 마지막 팀 'NCT 위시'도 '꿈을 통해 서로 공감하고 음악으로 하나된다'는 세계관을 내세워 '공감과 성장'에 힘을 싣고 있다.

K팝에서 보이그룹 위주의 복잡한 세계관은 마니아를 열광하게 했다. 하지만 라이트 팬을 끌어들여 활동 범위를 확장하는 데는 한계로 작용한 게 사실이다. 다소 인위적인 측면도 있었는데 기술적인 작업이 덜 들어갔다고 느끼게 하는 최근 보이그룹들의 자연스러움은 분명 대중적인 측면에서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혜림 기획자는 "복잡한 세계관과 화려한 군무로 왕좌를 다투는 보이그룹 신에 청량함과 이지리스닝으로 무장한 '겟 어 기타'라는 이모셔널 팝 장르로 데뷔한 라이즈는 '컨템포러리 밴드'란 타이틀로 데뷔한 샤이니를 떠올리게 했다"면서 "라이즈가 '응급실'을 샘플링한 '러브 119'는 2000년대 초 레트로함을 가져옴과 동시에 전 세대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보이그룹이 탄생되길 기대하게 한다"고 말했다.

또 "이와 유사하게 오디션과 '언플러그드 보이'로 국내 큰 반항을 일으켰던 천계영을 앞세운 투어스의 경우에도 마치 백스트리트 보이즈의 '애스 롱 애스 유 러브 미(as long as you love me)'를 연상시키는 뮤직비디오와 소년미를 강조한 보이후드 팝으로 데뷔했다. 이러한 행보는 걸그룹에 비해 세대교체가 확실하게 일어나지 않은 보이그룹 판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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