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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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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단골 김치찌개집 맛이 변하면 거길 가겠니? 항상 원하던 그 맛 보려고 가는 거야. 이상한 재료 추가할 생각 말고 원래 하던대로 해라." 식당 리뷰가 아니다. 이건 '범죄도시4'를 향한 어느 관객의 평가다. 이 관객만 이렇게 보는 게 아니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매년 보러 가는 이들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범죄도시=김치찌개'.

영화 '범죄도시4'가 15일 1000만 영화가 됐다. 공개 22일만이다. 역대 33번째 1000만 영화이자 한국영화로는 24번째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한국영화 최초로 세 차례 연속 1000만 관객을 넘기며 다시 나오기 힘들 기록을 썼다. '명량'이 2014년에 1761만명 끌어모은 것만큼이나 충격적인 수치다. 시리즈 총 관객수는 최소 4000만명, 누적 매출액은 최소 3000억원에 달한다.


이제 '범죄도시' 시리즈는 까다로운 한국 관객 입맛을 완벽에 가깝게 저격한 공산품이 됐다. 2022년에 나온 2편부터 올해 나온 4편까지 '범죄도시'는 사실상 같은 스토리, 같은 형식, 같은 캐릭터, 같은 액션, 같은 유머로 승부를 봤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이같은 동어반복이 관객을 떠나가게 했겠지만, 관객은 '범죄도시'의 동어반복을 오히려 일관성으로 보고 지지했다. 1000만 관객 고지를 가장 먼저 밟은 게 2편과 3편이 아닌 4편이라는 게 이를 방증한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말 그대로 전무후무한 흥행을 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여러가지 요소가 꼽힌다. 쉽고 명쾌한 스토리, 싫어할 수 없는 권선징악 구도, 뒤돌아보지 않고 달리는 빠른 전개, 호쾌한 액션, 마동석이라는 호감형 브랜드, 이와 대비되는 악역의 대활약 등. 하지만 업계에선 '범죄도시'의 흥행 이유를 분석하는 게 이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이처럼 일방적이고 전폭적으로 관객이 지지한다는 건 이 작품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는 마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 배급사 관계자는 "이 시리즈의 흥행 요인을 분석하는 건 이제 무의미해진 것 같다"며 "주는 게 없어도 좋은 사람이 있는 것처럼 그냥 '한국 관객은 이 영화를 사랑한다'는 것 외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했다. 이 말은 관객이 '범죄도시'를 김치찌개에 비유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봉준호·박찬욱 영화가 최고급 레스토랑 음식이라면 '범죄도시'는 언제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소울푸드라는 것이다. '김치찌개를 싫어하는 한국 사람은 없다.'

물론 일부 관객은 '범죄도시'의 공식화 된 패턴을 비판적으로 본다. 3년 연속 유사한 영화를 보다 보니 보면 볼수록 재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 역시 이 프랜차이즈를 마냥 긍정적으로 보진 않는다. 재미라는 목표에 충실한 영화인 건 맞지만 예정돼 있는 8편까지 똑같이 만들 순 없지 않냐는 지적이다. 재밌는 건 '범죄도시'를 이처럼 비판적으로 보는 이들도 보지 않겠다는 얘기를 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도 이 만한 영화가 없단 얘기다.

직장인 이중원(32)씨는 "질리는 감이 있다"면서도 "욕을 하게 되더라도 그렇다고 안 보진 않을 것 같다. 욕을 하더라도 보고 욕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최인정(37)씨는 "연례 행사 같은 게 됐다. 극장 갈 일이 많지 않은데 '범죄도시'가 나오면 가족과 함께 영화관에 가서 실컷 웃고, 나와서 맛있는 거 먹고 집에 간다"고 했다. 국내 제작사 관계자는 "앞으로 나올 5~8편은 전작들과 얼마나 비슷할지 혹은 작은 변화가 생길지를 체크하기 위해서라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범죄도시' 주연 배우이자 제작자인 마동석은 인터뷰에서 1~4편을 1부로, 5~8편을 2부로 규정하며 2부에서 변화가 생길 거라고 했다. 5~8편은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에 있기 때문에 2~4편이 나왔던 것처럼 5편이 내년에 당장 나오긴 힘들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마동석은 2부에 관해 "마석도 형사가 무력을 쓸 수 없는 상황이 생기는 것 같은 변화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범죄도시'가 계속 김치찌개로 남을 수 있을지 아니면 퓨전 김치찌개로 나아갈지 보는 건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만약 계속 김치찌개로 남는다면 관객은 8편까지 변함 없이 지지할 수 있을지, 반대로 만약 퓨전 김치찌개가 된다면 관객이 이 시리즈를 과연 계속 사랑해줄지 지켜보는 것 역시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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