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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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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強'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 강할 강(強)이 스크린에 찍혔다. '공부해 줘(お勉強しといてよ)'로 시작된 일본 프로젝트 밴드 '즈토마요(ZUTOMAYO·즛토마요)'의 첫 내한공연은 골방에 갇혀 있던 각자의 외침을 모아 서로가 강해지는 순간들로 가득했다.
이를 테면 일본 TV도쿄 애니메이션 '체인소맨' 2화 엔딩곡 '잔기(残機)'를 부르는 대목이 그렇다. 팀의 프런트 퍼슨인 싱어송라이터 아카네(ACAね)가 형광빛으로 반짝이는 잔기검을 휘두를 때, 아이러니하게도 고립된 공간에서 생긴 우리의 주저흔(躊躇痕)은 회복이 됐다.
아카네가 '미러튠(MIRROR TUNE)'을 부르면서 '미러튠총'을 쏠 때는 어둠 속에 있던 우리는 환해졌다.
즈토마요의 공연은 서로를 발굴해준다. 상당수 곡의 배경영상으로 마치 슈팅 게임을 하는 듯한 장면들이 다수 사용된다. 아카네의 얼굴을 정확히 알아보기 힘들 만큼, 무대 위도 대체로 어둡다.
이건 마치 우리의 방과 겹쳐진다. 본인 스스로 멸종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 즈토마요는 우리를 찾아왔다. 즈토마요라는 팀명의 뜻은 '계속 한밤중이면 좋을 텐데'다. 우리의 사색이 가장 소용돌이 치는 그 시간대다.
즈토마요는 뮤지션의 일이 공감이라는 걸 증명해준다. 거창하게 위로하거나 억지로 희망을 불어넣지 않는다.
이날도 들려준 데뷔곡 '초침을 깨물다(秒針を噛む)'만 들어도 알 수 있다. "우울해져서 움직일 수 없는 나를 찾지 말아달라"고 절규하지만, 스스로 망가지지 않고 나아갈 수 있게 기다려주는 게 즈토마요의 세계관이다. 우리 안에 새겨진 상처를 들여다보면, 어쩌면 그것들이 죄다 노래일지도 모른다. 즈토마요가 그렇다는 걸 들려준다.
즈토마요의 음악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곡의 완성도는 물론 밴드 멤버들의 탄탄한 연주력과 아카네의 만만치 않은 가창 능력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베이스 연주자의 슬랩이 돋보인 전주로 시작한 '잔기'의 화려한 변주는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드럼의 촘촘한 밀도, 브라스의 환기하는 풍경도 이날 공연의 그림을 다채롭게 만들었다.
그런 방식이 마냥 위로로 귀결되는 건 아니다. 앙코르에서 들려준 새롭게 편곡한 '새턴(サターン)'과 '저 녀석들 전원 동창회(あいつら全員同窓会)'에서 선보인 들끓는 에너지는 축제였다. 응원봉 역할을 하는 샤모지(밥주걱)의 데시벨은 높게 치솟았다.
아카네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너구리·튀김우동 맛있어요. 저 컵라면 너무 좋아해요. 된장찌개도 너무 맛있었습니다"라며 특히 한국 음식을 언급했다. 15일 오후에도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이번 콘서트는 애초 1회가 예정돼 있었으나 인기에 힘 입어 1회를 추가해 총 2회로 열렸다. 공연기간에 맞춰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팝업 스토어도 성황을 이뤘다.
즈토마요는 공연을 마무리한 뒤 이번 콘서트를 기획한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리벳(LIVET)을 통해 "한국 팬 여러분을 만나러 올 수 있어서 좋았다. 한국에 다시 오고 싶다. 일본에도 저를 만나러 와달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 강할 강(強)이 스크린에 찍혔다. '공부해 줘(お勉強しといてよ)'로 시작된 일본 프로젝트 밴드 '즈토마요(ZUTOMAYO·즛토마요)'의 첫 내한공연은 골방에 갇혀 있던 각자의 외침을 모아 서로가 강해지는 순간들로 가득했다.
이를 테면 일본 TV도쿄 애니메이션 '체인소맨' 2화 엔딩곡 '잔기(残機)'를 부르는 대목이 그렇다. 팀의 프런트 퍼슨인 싱어송라이터 아카네(ACAね)가 형광빛으로 반짝이는 잔기검을 휘두를 때, 아이러니하게도 고립된 공간에서 생긴 우리의 주저흔(躊躇痕)은 회복이 됐다.
아카네가 '미러튠(MIRROR TUNE)'을 부르면서 '미러튠총'을 쏠 때는 어둠 속에 있던 우리는 환해졌다.
즈토마요의 공연은 서로를 발굴해준다. 상당수 곡의 배경영상으로 마치 슈팅 게임을 하는 듯한 장면들이 다수 사용된다. 아카네의 얼굴을 정확히 알아보기 힘들 만큼, 무대 위도 대체로 어둡다.
이건 마치 우리의 방과 겹쳐진다. 본인 스스로 멸종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 즈토마요는 우리를 찾아왔다. 즈토마요라는 팀명의 뜻은 '계속 한밤중이면 좋을 텐데'다. 우리의 사색이 가장 소용돌이 치는 그 시간대다.
즈토마요는 뮤지션의 일이 공감이라는 걸 증명해준다. 거창하게 위로하거나 억지로 희망을 불어넣지 않는다.
이날도 들려준 데뷔곡 '초침을 깨물다(秒針を噛む)'만 들어도 알 수 있다. "우울해져서 움직일 수 없는 나를 찾지 말아달라"고 절규하지만, 스스로 망가지지 않고 나아갈 수 있게 기다려주는 게 즈토마요의 세계관이다. 우리 안에 새겨진 상처를 들여다보면, 어쩌면 그것들이 죄다 노래일지도 모른다. 즈토마요가 그렇다는 걸 들려준다.
즈토마요의 음악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곡의 완성도는 물론 밴드 멤버들의 탄탄한 연주력과 아카네의 만만치 않은 가창 능력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베이스 연주자의 슬랩이 돋보인 전주로 시작한 '잔기'의 화려한 변주는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드럼의 촘촘한 밀도, 브라스의 환기하는 풍경도 이날 공연의 그림을 다채롭게 만들었다.
그런 방식이 마냥 위로로 귀결되는 건 아니다. 앙코르에서 들려준 새롭게 편곡한 '새턴(サターン)'과 '저 녀석들 전원 동창회(あいつら全員同窓会)'에서 선보인 들끓는 에너지는 축제였다. 응원봉 역할을 하는 샤모지(밥주걱)의 데시벨은 높게 치솟았다.
아카네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너구리·튀김우동 맛있어요. 저 컵라면 너무 좋아해요. 된장찌개도 너무 맛있었습니다"라며 특히 한국 음식을 언급했다. 15일 오후에도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이번 콘서트는 애초 1회가 예정돼 있었으나 인기에 힘 입어 1회를 추가해 총 2회로 열렸다. 공연기간에 맞춰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팝업 스토어도 성황을 이뤘다.
즈토마요는 공연을 마무리한 뒤 이번 콘서트를 기획한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리벳(LIVET)을 통해 "한국 팬 여러분을 만나러 올 수 있어서 좋았다. 한국에 다시 오고 싶다. 일본에도 저를 만나러 와달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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