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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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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싶다. 영화 '핸섬가이즈'(6월26일 공개)는 웃기다. 코미디 영화라서 으레 하는 얘기가 아니다. 이 작품은 유머를 설계할 줄 알고, 활용할 줄 알고, 비틀 줄 안다. 억지로 웃음을 뽑아내는 법 없이 자연스럽게 웃긴다. 코미디 영화가 관객에게 약속한 게 웃음이라면, 남동협 감독은 약속을 지킨다. 물론 이 작품의 한계에 관해 얘기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 게다. 장르 영화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지는 못한다는 것. 그러나 애초에 '핸섬가이즈'는 코미디 이상의 무언가를 추구한 적이 없다. 대신 이 작품은 한동안 잊고 있던 극장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같은 걸 보며 함께 웃는 그 모습. 그게 바로 우리가 알던 극장의 묘미였다.

험상궂게 생겨 위험 인물로 오해 받지만 속은 누구보다 선한 두 남자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여행 온 젊은이들과 우연찮게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여느 코미디 영화처럼 요란하고 시끌벅적하다. 코미디에 호러, 오컬트 그리고 슬래셔물 요소까지 뒤섞어 관객을 자극하고 웃기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다는 인상을 준다. 다만 숱한 코미디 영화들이 과한 의욕과 무리한 콘셉트를 극복하지 못한 채 자멸하는 것과 달리 '핸섬가이즈'는 요란하고 시끌벅적하면서도 결코 난삽하지 않게 영화를 통제한다. 유쾌와 불쾌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한 채 줄을 타고, 맺고 끊을 때를 구분하며 거침 없이 전진한다. 신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는 게 티나지 않을 정도로 노련하다.


꼼꼼하고 촘촘하게 설계된 각본은 '핸섬가이즈'의 가장 큰 동력이다. 이 영화는 난데 없는 슬랩스틱과 선을 넘은 욕설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려 하지 않고, 철저히 계산된 빌드업으로 타당하게 도파민을 자극하려 한다. 일례로 보통의 코미디 영화는 유사한 상황과 비슷한 유머를 반복하며 뒷심 부족에 시달리는 경우가 흔하지만, '핸섬가이즈'는 모든 캐릭터가 한 데 모이는 후반부에 접어들어 오히려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다음 수를 생각하며 세밀하게 심어 놓은 복선들이 서로 연쇄 작용을 일으키며 관객을 납득시킨 덕분이다. 러닝 타임 100분을 쓰면서 어떤 캐릭터도 버리지 않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 또한 잘 쓰인 각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연출로 보인다.

이성민·이희준 두 배우는 빼어난 앙상블로 이 황당무계한 이야기에 실감을 불어넣는다. 연극을 하던 시절 코미디 호흡을 수 차례 맞춰 본 적이 있다는 두 사람은 그때 그 경험을 영화로 고스란히 옮겨와 마치 이런 연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종횡무진한다. 그리고 그렇게 과장된 연기를 하면서도 오버한다는 생각이 안 드는 건 이성민·이희준 두 배우가 얼마나 뛰어난 배우인지 새삼 알게 한다. 그들이 '남산의 부장들'에서 박통과 곽상천을 연기했던 걸 떠올려 보면 흔히 얘기하는 연기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 배우들인지 또 한 번 느끼게 된다. 박지환·이규한·우현·박경혜 등 베테랑 배우들은 짧은 분량에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공승연을 비롯해 젊은 배우들 역시 충분히 제몫을 해낸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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