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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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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가장 큰 음반 가게.
21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문을 연 '제 13회 서울레코드페어'가 올해 표방한 슬로건이다. 2011년 출발한 이래 사용하는 면적만 따지면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열렸는데, 형식·내용 측면에서도 명실상부 축제로 발돋움한 자리였다.
무엇보다 축제 사상 가장 쾌적했다. 문화비축기지 내 전시, 공연 공간 및 야외 공원을 모두 활용한 덕분이다. 그간 플래툰 쿤스트할레, 예스24 라이브홀, 문화역서울284, 코엑스 컨퍼런스룸 등을 거쳤다. 모든 장소들 나름의 이점이 있었지만 사람이 몰리면 다소 비좁다는 인상이 짙었다.
하지만 입구에서부터 눈에 들어오는 '서울레코드페어' 대형 애드벌룬 아래에서, 사인회를 하는 R&B 싱어송라이터 자이언티 앞에 늘어선 줄이 장관을 이루는 등 공간을 넓게 썼다. 같은 시각 실내에선 싱어송라이터 이랑의 사인회가 원활하게 열렸다. 2022년 홍대 인근 라이즈호텔 지하 1층에서 열렸던 행사에선 바이닐 판매터 입장 때부터 줄을 꼬불꼬불하게 서야 했다.
이날 오전 비가 추적추적 내렸지만 다행히 정오를 기점으로 그쳐 행사 진행엔 무리가 없었다. 구름 낀 흐른 날씨는 오히려 햇볕을 가려져 야외 활동의 최적 조건이 됐다.
서울레코드페어가 국내 음악계에 가장 크게 공헌한 부분은 바이닐의 재조명·재인식이다. 역시 이 축제의 상징과도 같은 '서울레코드페어 최초공개반'을 만나기 위한 줄이 이른 아침부터 가장 길었다. 한국 간판 밴드 '혁오'·대만 대표 밴드 '선셋롤러코스터'의 협업 음반 'AAA' 500장은 1인당 1장만 구입 가능함에도 금세 품절됐다.
아오키지(옥승철) 작가의 작품을 커버로 내세운 '커머셜 인디' 신스팝 밴드 '아도이', 태국 신스팝 듀오 '하입스(hybs)'의 바이닐은 마치 굿즈처럼 많은 이들이 들고 다녔다. 아도이는 이번에 특별전을 열었다.
J팝 열풍은 이번 서울레코드페어로도 번졌다. '뉴진스 하니가 부른 푸른 산호초'란 문구가 새겨진 음반 부스엔 80년대 일본 국민 아이돌 마쓰다 세이코를 비롯한 J팝, 엔카, 재패니메이션 음반 등을 판매했다. 바이닐을 고르는 젊은 관객들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였고, 국내에선 비교적 보기 힘든 7인치 바이닐도 대거 눈에 띄었다.
몇 년 전부터 LP시장의 주축이 된 20~30대는 이번에도 대거 페어 현장을 찾았다. 젊은 여성 관객들의 비율은 갈수록 늘어나는 인상이었다. 뉴진스와 일본 팝 아트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가 협업한 스트링백을 멘 이들도 보였다. '해리포터' 20주년을 기념하는 바이닐 등 알록달록 화려한 바이닐은 그 자체로 촬영대상이었다.
이날 오후 6시까지 행사가 열렸는데 이 시간대는 문화비축기지 바로 옆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벌)에서 단독콘서트 '2024 아이유 HEREH 월드 투어 콘서트 앙코르 : 더 위닝'을 여는 아이유가 한창 리허설을 하는 때와 겹쳤다. 덕분에 일찌감치 와서 콘서트장 주변을 즐기던 아이유 팬덤 '유애나' 상당수가 서울레코페어를 구경하고 음반을 샀다.
유애나는 특히 아이유 콘서트 때마다 공연장을 가장 큰 노래방으로 만드는 곡 '너의 의미' 원곡 주인공인 '산울림'의 음반과 로고 티셔츠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아이유는 자신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에 산울림 김창완과 듀엣한 '너의 의미'를 실었고, 이후 이 곡은 산울림의 대표곡이자 아이유의 대표곡이 됐다. 아이유는 이날 오후 콘서트에서도 이 곡을 불렀고 5만명이 떼창했다.
이와 함께 서울레코드페어는 이번에도 다양한 장르를 소개하는 창구가 됐다. 재즈(고희안, 문미향), 보사노바(나희경), 힙합(로스), 일렉트로니카(스코치드 어스), 팝/R&B(베이빌론, 주니, 지넥스), 인디 팝/록(단편선, 량유, 잠, 티어라이너), 포크(김두수), 펑크(범프투소울)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이 레코드로 제작돼 첫 선을 보였다. 한국대중음악명반 리스트에 단골로 등장하는 H2O의 모던록 명작 '오늘 나는'은 처음으로 바이닐 재발매가 이뤄져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문화비축기지는 새로운 음악비축기지가 됐다.
이번 서울레코드페어는 또한 주변 커뮤니티도 아울렀다. 망원동 일대에서 잠봉뵈르로 유명한 가게가 부스를 차려 핫도그 등으로 음악 마니아들의 허기를 달랬다. 잠재력 있는 뮤지션들이 공연할 수 있는 작은 무대가 마련됐고 그 앞에서 관객들이 옹기종기 모여 휴식하기도 했다. 해당 행사는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21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문을 연 '제 13회 서울레코드페어'가 올해 표방한 슬로건이다. 2011년 출발한 이래 사용하는 면적만 따지면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열렸는데, 형식·내용 측면에서도 명실상부 축제로 발돋움한 자리였다.
무엇보다 축제 사상 가장 쾌적했다. 문화비축기지 내 전시, 공연 공간 및 야외 공원을 모두 활용한 덕분이다. 그간 플래툰 쿤스트할레, 예스24 라이브홀, 문화역서울284, 코엑스 컨퍼런스룸 등을 거쳤다. 모든 장소들 나름의 이점이 있었지만 사람이 몰리면 다소 비좁다는 인상이 짙었다.
하지만 입구에서부터 눈에 들어오는 '서울레코드페어' 대형 애드벌룬 아래에서, 사인회를 하는 R&B 싱어송라이터 자이언티 앞에 늘어선 줄이 장관을 이루는 등 공간을 넓게 썼다. 같은 시각 실내에선 싱어송라이터 이랑의 사인회가 원활하게 열렸다. 2022년 홍대 인근 라이즈호텔 지하 1층에서 열렸던 행사에선 바이닐 판매터 입장 때부터 줄을 꼬불꼬불하게 서야 했다.
이날 오전 비가 추적추적 내렸지만 다행히 정오를 기점으로 그쳐 행사 진행엔 무리가 없었다. 구름 낀 흐른 날씨는 오히려 햇볕을 가려져 야외 활동의 최적 조건이 됐다.
서울레코드페어가 국내 음악계에 가장 크게 공헌한 부분은 바이닐의 재조명·재인식이다. 역시 이 축제의 상징과도 같은 '서울레코드페어 최초공개반'을 만나기 위한 줄이 이른 아침부터 가장 길었다. 한국 간판 밴드 '혁오'·대만 대표 밴드 '선셋롤러코스터'의 협업 음반 'AAA' 500장은 1인당 1장만 구입 가능함에도 금세 품절됐다.
아오키지(옥승철) 작가의 작품을 커버로 내세운 '커머셜 인디' 신스팝 밴드 '아도이', 태국 신스팝 듀오 '하입스(hybs)'의 바이닐은 마치 굿즈처럼 많은 이들이 들고 다녔다. 아도이는 이번에 특별전을 열었다.
J팝 열풍은 이번 서울레코드페어로도 번졌다. '뉴진스 하니가 부른 푸른 산호초'란 문구가 새겨진 음반 부스엔 80년대 일본 국민 아이돌 마쓰다 세이코를 비롯한 J팝, 엔카, 재패니메이션 음반 등을 판매했다. 바이닐을 고르는 젊은 관객들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였고, 국내에선 비교적 보기 힘든 7인치 바이닐도 대거 눈에 띄었다.
몇 년 전부터 LP시장의 주축이 된 20~30대는 이번에도 대거 페어 현장을 찾았다. 젊은 여성 관객들의 비율은 갈수록 늘어나는 인상이었다. 뉴진스와 일본 팝 아트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가 협업한 스트링백을 멘 이들도 보였다. '해리포터' 20주년을 기념하는 바이닐 등 알록달록 화려한 바이닐은 그 자체로 촬영대상이었다.
이날 오후 6시까지 행사가 열렸는데 이 시간대는 문화비축기지 바로 옆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벌)에서 단독콘서트 '2024 아이유 HEREH 월드 투어 콘서트 앙코르 : 더 위닝'을 여는 아이유가 한창 리허설을 하는 때와 겹쳤다. 덕분에 일찌감치 와서 콘서트장 주변을 즐기던 아이유 팬덤 '유애나' 상당수가 서울레코페어를 구경하고 음반을 샀다.
유애나는 특히 아이유 콘서트 때마다 공연장을 가장 큰 노래방으로 만드는 곡 '너의 의미' 원곡 주인공인 '산울림'의 음반과 로고 티셔츠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아이유는 자신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에 산울림 김창완과 듀엣한 '너의 의미'를 실었고, 이후 이 곡은 산울림의 대표곡이자 아이유의 대표곡이 됐다. 아이유는 이날 오후 콘서트에서도 이 곡을 불렀고 5만명이 떼창했다.
이와 함께 서울레코드페어는 이번에도 다양한 장르를 소개하는 창구가 됐다. 재즈(고희안, 문미향), 보사노바(나희경), 힙합(로스), 일렉트로니카(스코치드 어스), 팝/R&B(베이빌론, 주니, 지넥스), 인디 팝/록(단편선, 량유, 잠, 티어라이너), 포크(김두수), 펑크(범프투소울)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이 레코드로 제작돼 첫 선을 보였다. 한국대중음악명반 리스트에 단골로 등장하는 H2O의 모던록 명작 '오늘 나는'은 처음으로 바이닐 재발매가 이뤄져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문화비축기지는 새로운 음악비축기지가 됐다.
이번 서울레코드페어는 또한 주변 커뮤니티도 아울렀다. 망원동 일대에서 잠봉뵈르로 유명한 가게가 부스를 차려 핫도그 등으로 음악 마니아들의 허기를 달랬다. 잠재력 있는 뮤지션들이 공연할 수 있는 작은 무대가 마련됐고 그 앞에서 관객들이 옹기종기 모여 휴식하기도 했다. 해당 행사는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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