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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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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번 타이틀곡 '내 이름 맑음'은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멋진 제목인데요. 지금은 비가 내리는 것처럼 울적하더라도 내일은 맑은 날씨가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과 그리고 슬픔을 안고 있지만 맑음이라는 이름을 가진 화자의 솔직한 고백을 동시에 담은 제목이에요. 가사를 하나하나 해석하면서 듣는 재미도 있으실 것 같아요."(히나)
걸밴드 '큐더블유이알(QWER)'에서 기타·키보드를 맡고 있는 장나영은 활동명도 마침 '히나'다. 일본 애니메이션 새로운 거장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2019)에서 기도하면 비를 멈출 수 있는 주인공 이름도 '히나'다.
히나는 '하레온나'(はれおんな·晴れ女)다. 하레온나는 외부 활동을 해야 하는 중요한 날 높은 확률로 날씨가 맑은 경우, 축복을 받았다는 의미로 여자, 즉 '맑음 소녀'를 가리켜 부르는 별명이다.
QWER이 23일 오후 6시 발매한 미니 2집 '알고리즘스 블러썸(Algorithm's Blossom)'을 발매했다. 이 앨범, 특히 타이틀곡 '내 이름 맑음'은 하레온나를 콘셉트로 삼은 흔적이 역력하다.
히나를 비롯 네 멤버가 나란히 장화를 신고 부르는 이 곡은 한 편의 일기를 보는 것 같은 감정선이 특징이다. 그건 '날씨의 아이' 등에서 익히 본 히나의 고민이다. 아픔을 딛고 나아가겠다는 희망찬 메시지가 곡 전반에 담겼는데 이는 하레온나의 정서이기도 하다.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에서 콘셉트를 따온 유튜브 콘텐츠 '최애의 아이들'을 통해 결성된 QWER은 국내에선 아직 서브컬처로 통하는 일본 문화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힘을 지녔다.
운동 유튜버 김계란이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3Y코퍼레이션, 대세 그룹 '세븐틴'(SVT)의 프로듀서로 알려진 프로듀서 겸 작곡가 범주(계범주)가 주축이 돼 설립한 음악 퍼블리싱 회사 프리즘필터뮤직그룹이 합작한 타마고 프로덕션의 영리한 기획이기도 하다.
이들은 QWER이 지난 4월 발매해 음원 플랫폼에서 호성적을 거둔 미니 1집 '마니또' 타이틀곡 '고민중독'으로 자신들이 승부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내 이름 맑음'도 사운드 측면에서 '고민중독' 흥행과 궤를 같이 한다.
피아노와 기타 사운드가 조화됐다. QWER의 경쾌하면서도 서정적인 밴드 사운드가 긍정 에너지를 선사한다. 그룹 '(여자)아이들' 소연이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했다. 소연과 합을 맞춰 히트곡을 양산한 작곡가 팝타임(Pop Time)도 이 곡에 힘을 보탰다. 팝타임은 프리즘필터 소속이기도 하다.
음원과 함께 공개되는 뮤직비디오에는 불안하고 초라한 자신을 마주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꽃을 매개로 한 네 멤버의 감성적인 면모가 청춘 영화 같은 톤으로 전개된다.
히나 외에 리더 쵸단(드럼·서브 보컬), 마젠타(베이스), 시연(메인 보컬·세컨 기타) 등 네 멤버도 무대와 뮤직비디오 등에서 점차 매력을 확인 받고 있다. 히나, 쵸단, 마젠타는 유명 인플루언서다. 시연은 일본 걸그룹 'NMB 48' 활동을 졸업했다. 이들은 올해 '2024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등 주요 페스티벌과 대학 축제 등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하며 팬덤 '바위게'를 불려왔다.
이들은 23일 앨범 발매 직전 서울 서대문구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열린 '알고리즘스 블러썸' 쇼케이스에서 자신들의 '성장 서사'를 전했다.
'알고리즘스 블러썸'엔 QWER의 새로운 서사에 기대감을 싣는 '인트로(INTRO)', 차가운 현실 속 노래로 기필코 진심을 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가짜 아이돌', '세상이 다 미워해도 우린 사랑하자'라는 솔직한 메시지를 그려낸 '사랑하자', 쵸단과 마젠타의 듀엣곡으로 몽환적 색채의 '달리기', 힘든 과거를 지나온 이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안녕, 나의 슬픔', 세상 모든 이들에게 우리의 메시지가 닿도록 외치겠다는 소망을 노래한 '메아리', 비로소 새롭게 피어난 QWER의 포부를 전하는 '아웃트로(OUTRO)' 등 총 여덟 곡이 수록됐다.
다음은 이날 쇼케이스 MC를 본 박슬기 그리고 기자들과 QWER이 나눈 일문일답.
-우선 이번 앨범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전 앨범에서는 밴드의 결성 과정과 그리고 저희의 만남에 대한 벅차오르는 감정들을 표현을 했다면 이번엔 '알고리즘이 피어낸 꽃'이라는 키워드로 스토리를 한번 풀어봤어요. QWER이 '하나의 팀'으로서 저희가 새롭게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알고리즘이라는 게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또 나름의 질서가 있는 그런 복합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 안에서의 사랑과 상처를 모두 다 끌어안고 양분으로 삼아 세상에 어떤 꽃을 피워내는 저희만의 여정을 그려낸 앨범입니다."(히나)
-알고리즘을 테마로 삼은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가 '최애의 아이들'이라는 유튜브 프로젝트를 통해서 결성했는데요. 그 콘텐츠가 너무 감사하게도 알고리즘의 은혜를 받아서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어요. 지금까지도 입덕을 하시는 분들께 저희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주요한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포인트들이 알고리즘이 피어낸 꽃으로 표현해 저희만의 탄생과 성장의 스토리를 잘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히나)
-'내 이름 맑음'에 참여한 소연 씨가 눈길을 끄는데요. 선공개곡 '가짜 아이돌' 뮤직비디오에도 출연을 하셨죠.
"저희가 올해 아이들 선배님의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를 커버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게 또 좋은 인연이 돼서 이번 앨범에 함께할 수 있었던 같아요. 그리고 또 이번 앨범 녹음할 때 되게 친절하게 알려주시기도 했고 또 선배님이심에도 불구하고 저희를 정말 배려해 주시면서 자매처럼 대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시연)
"'가짜 아이돌'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 포즈를 취하거나 카메라를 바라볼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셨어요. 각자 얼굴이나 몸매에 맞게 예뻐 보일 수 있는 팁도 주셨고요. 그리고 녹음을 받을 때도 직접 부스 안에 들어오셔서 '이렇게 배에 힘을 줘야 해' 하며 조언을 해주셨고요. 저 같은 경우엔 평소에 비음이 많이 섞인 목소리라서 '남자라고 생각하고 목소리를 내봐라. 아니면 조금 더 어른스럽게 한다고 생각하고 부끄러워하지 말고 네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열심히 해봐라' 응원도 해주셨어요. 배려에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선배님 덕분에 실제로 제가 할 수 있는 보컬의 스펙트럼도 넓어진 것 같아서 정말 감사드렸습니다."(히나)
-'가짜 아이돌'이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 곡을 선공개곡으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이번 미니 앨범은 알고리즘에서 씨앗이 꽃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냈다고 말씀 드렸는데, 이 곡은 씨앗이 성장하는 희망찬 포부를 담은 곡이라 꼭 먼저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시연)
"선공개곡 제목이 조금은 자극적으로 느껴지실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QWER로서 좋은 무대와 음악을 전하고 싶은 진심을 잘 담아낸 곡이에요. 이번 앨범의 서사 중에 꽃이 되고 싶어 하는 씨앗의 희망찬 포부와 세상을 향한 출사표를 노래하는 곡이기 때문에 선공개곡으로 제 격이었죠."(마젠타)
-QWER의 음악을 들으면 그 에너지가 남다릅니다. 곡들이 주는 메시지가 정말 희망차고 또 힘을 얻게 되거든요.
"저희가 다양한 도전을 통해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드리면서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셨고, 많이 좋아해 주셨어요. 이번 앨범에 저희 이야기를 많이 담으려고 노력을 하다 보니까 희망과 위로라는 키워드가 많이 들어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점이 저희 매력이라고도 생각합니다."(히나)
-대학 축제 러브콜 1순위입니다.
"저희한테 이렇게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고요.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악기 파트까지 따라 불러주시는 분들이었어요. 앞으로 더욱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마젠타)
-무대를 잘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하나요?
"지난 앨범 시즌에 많은 사랑을 받게 돼 너무 감사하게도 바쁜 스케줄이 많았었는데 그럼에도 합주와 레슨을 게을리하지 않아요. 매일 일정을 소화하고 정말 밤샘 합주와 연습을 진행하다 보니까, 밤을 새고 다른 일정을 가는 일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피곤할 때도 많았지만 매번 무대에서 안정적인 모습과 퍼포먼스 그리고 서로의 호흡을 좀 잘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저희 멤버 모두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다 행복한 마음으로 임했습니다."(쵸단)
-데뷔하신 지 채 1년도 안 됐는데 '고민 중독'이 너무 큰 사랑을 받았잖아요. 이번 컴백을 앞두고 부담감은 없으셨는지요. 그리고 앨범이 이제 하나의 팀으로서 새롭게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이야기라고 소개가 돼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그린 건지 그리고 또 앨범을 한 단어로 표현해준다면요.
"멤버들끼리 밤에 합주실에서 연습하다가 피곤해 가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옛날에 쇼케이스 했을 때 모습들을 담은 영상을 하나하나 재생하면서 '또 이렇게 하고 싶어?' 자문하며 스스로를 다졌던 거 같아요. 그리고 저희 앨범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성장통'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저희 밴드가 우여곡절도 많고 여러 가지 일들을 겪었는데 그럼에도 아름다운 모습을 여러분들한테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픔을 겪고 내가 실수를 할 때면 밉기도 하잖아요. 그런 나 자신을 이해하는 모습들 보여드리고 싶어, 앨범 커버에 있는 것처럼 '비 맞은 뒤 꽃' 느낌으로 표현을 해봤습니다."(마젠타)
-최근에 밴드 시장 붐이 일고 있는데 가요계에 몇 없는 걸밴드로서 QWER이 갖고 있는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차별점이라기보다는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점들은 저희가 악기를 하나씩 연습을 하면서 악기에 대한 즐거움이 끝없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어요. 한계를 돌파하는 자신에 대한 즐거움도 있는데 막상 모였을 때 느끼는 호흡에 대한 즐거움이 너무 커서 거기에 대한 '완성의 매력'이 있거든요. 자신이 갈고닦은 악기를 모여서 합주를 하는 것이 밴드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밴드의 매력이 라이브에서 더 보여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에너지가 관객 여러분들에게 사운드로 전달이 돼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쵸단)
-앨범의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이디오 테잎'이 작업을 했는데요. 쵸단 씨, 마젠타 씨가 듀엣하신 '달리기'는 수민 씨가 작업하신 곡입니다. 개성 강한 이디오테잎, 수민 씨는 QWER과 장르 등의 측면에서 범주가 다른 뮤지션으로 여겨지는데 이 분들과 작업은 어땠고 성장한 부분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밴드 결성 초반에 약간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서 이런저런 공연들도 많이 찾아보고 실제로 보러 가기도 했는데 이디오테잎 선배님들의 공연도 보러 간 적이 있었어요.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내시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시다고 생각을 했었고, 굉장히 예술적인 게 강하신 분들이라고 느꼈죠. 이번엔 저희의 감성적이고 감동적인 서사들을 음악에 잘 녹여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인트로·아웃트로에 내레이션이 같이 있는데, 그것으로 저희들의 전하고 싶었던 진심과 이야기들을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걸 표현하기에 이디오테잎 선배님들의 인트로, 아웃트로가 최고이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히나)
"원래도 수민 작가님을 되게 좋아하고 존경했어요. 이렇게 곡을 받게 돼 너무 감사했죠. 받았을 때 곡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이 곡을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저희가 나아가는 성장 방향과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 내려놓고 달려나간다'라는 게 가사였거든요. 마젠타 언니와 듀엣을 통해서 다른 색깔의 성장을 또 이뤘고 그 이야기를 또 담을 수 있어 기뻤어요."(쵸단)
"이디오테잎 선배님의 곡에 내레이션을 하면서 멤버들끼리 회의를 했어요. '조금 더 웅장하게 해보는 건 어떨까'라며 다시 녹음도 해보고 두 번째엔 모였을 땐 '웅장한 게 안 맞는 것 같다'고 얘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선배님들이 가지고 있는 느낌과 잘 맞도록 열심히 녹음을 하고 저희들의 색깔을 녹여갈 수 있도록 노력도 많이 했습니다. 수민 작가님의 노래는 저희가 처음 도전해 보는 장르였어요. 사실 제가 보컬이 거의 처음이라 어려움이 많았는데요. 그래서 집에서 큐베이스(Digital Audio Workstation의 하나)를 켜서 혼자 녹음하면서 들어보기도 했어요. 수민 작가님이 직접 찾아오셔가지고 저희한테 '이거는 조금 퉁명스러우면서도 같이 나가자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거 말씀 주셔서 그런 조언을 받아서 저희들의 목소리로 잘 녹여낸 것 같습니다."(마젠타)
-올해가 가기 전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출연 소감도 듣고 싶어요.
"올해가 가기 전에 이렇게 또 새 앨범이 나왔잖아요. '내 이름 맑음'이 '고민중독'보다 차트에서 조금 더 위 순위로, 1위가 되면 정말 정말 좋겠다라는 소망이 있는데요. 그럼에도 순위에 연연하기보다는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고 저희 앨범에 관심 가져주셨으면 그거로 좋아요."(시연)
"펜타포트는 록 페스티벌이라 밴드에겐 꿈의 무대 같은 존재잖아요. 그래서 저희들도 그 중요성을 너무너무 잘 알고 있었어요. 그 페스티벌에 너무나도 멋진 아티스트 분들도 많이 참여해 주셔서 저희도 정말 최선을 다해서 저희의 최대한을 보여드리고 와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합주했죠. 다행히 펜타포트에서 저희가 연습한 것만큼 나온 거 같아서 후회는 없어요. 저희 멤버 모두 땀을 막 줄줄 흘리면서 내려왔는데 마냥 긴장하지 않고 즐길 수도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응원을 너무 많은 분들이 해주시고 호응도 해주셔서 정말 행복했던 무대였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걸밴드 '큐더블유이알(QWER)'에서 기타·키보드를 맡고 있는 장나영은 활동명도 마침 '히나'다. 일본 애니메이션 새로운 거장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2019)에서 기도하면 비를 멈출 수 있는 주인공 이름도 '히나'다.
히나는 '하레온나'(はれおんな·晴れ女)다. 하레온나는 외부 활동을 해야 하는 중요한 날 높은 확률로 날씨가 맑은 경우, 축복을 받았다는 의미로 여자, 즉 '맑음 소녀'를 가리켜 부르는 별명이다.
QWER이 23일 오후 6시 발매한 미니 2집 '알고리즘스 블러썸(Algorithm's Blossom)'을 발매했다. 이 앨범, 특히 타이틀곡 '내 이름 맑음'은 하레온나를 콘셉트로 삼은 흔적이 역력하다.
히나를 비롯 네 멤버가 나란히 장화를 신고 부르는 이 곡은 한 편의 일기를 보는 것 같은 감정선이 특징이다. 그건 '날씨의 아이' 등에서 익히 본 히나의 고민이다. 아픔을 딛고 나아가겠다는 희망찬 메시지가 곡 전반에 담겼는데 이는 하레온나의 정서이기도 하다.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에서 콘셉트를 따온 유튜브 콘텐츠 '최애의 아이들'을 통해 결성된 QWER은 국내에선 아직 서브컬처로 통하는 일본 문화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힘을 지녔다.
운동 유튜버 김계란이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3Y코퍼레이션, 대세 그룹 '세븐틴'(SVT)의 프로듀서로 알려진 프로듀서 겸 작곡가 범주(계범주)가 주축이 돼 설립한 음악 퍼블리싱 회사 프리즘필터뮤직그룹이 합작한 타마고 프로덕션의 영리한 기획이기도 하다.
이들은 QWER이 지난 4월 발매해 음원 플랫폼에서 호성적을 거둔 미니 1집 '마니또' 타이틀곡 '고민중독'으로 자신들이 승부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내 이름 맑음'도 사운드 측면에서 '고민중독' 흥행과 궤를 같이 한다.
피아노와 기타 사운드가 조화됐다. QWER의 경쾌하면서도 서정적인 밴드 사운드가 긍정 에너지를 선사한다. 그룹 '(여자)아이들' 소연이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했다. 소연과 합을 맞춰 히트곡을 양산한 작곡가 팝타임(Pop Time)도 이 곡에 힘을 보탰다. 팝타임은 프리즘필터 소속이기도 하다.
음원과 함께 공개되는 뮤직비디오에는 불안하고 초라한 자신을 마주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꽃을 매개로 한 네 멤버의 감성적인 면모가 청춘 영화 같은 톤으로 전개된다.
히나 외에 리더 쵸단(드럼·서브 보컬), 마젠타(베이스), 시연(메인 보컬·세컨 기타) 등 네 멤버도 무대와 뮤직비디오 등에서 점차 매력을 확인 받고 있다. 히나, 쵸단, 마젠타는 유명 인플루언서다. 시연은 일본 걸그룹 'NMB 48' 활동을 졸업했다. 이들은 올해 '2024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등 주요 페스티벌과 대학 축제 등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하며 팬덤 '바위게'를 불려왔다.
이들은 23일 앨범 발매 직전 서울 서대문구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열린 '알고리즘스 블러썸' 쇼케이스에서 자신들의 '성장 서사'를 전했다.
'알고리즘스 블러썸'엔 QWER의 새로운 서사에 기대감을 싣는 '인트로(INTRO)', 차가운 현실 속 노래로 기필코 진심을 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가짜 아이돌', '세상이 다 미워해도 우린 사랑하자'라는 솔직한 메시지를 그려낸 '사랑하자', 쵸단과 마젠타의 듀엣곡으로 몽환적 색채의 '달리기', 힘든 과거를 지나온 이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안녕, 나의 슬픔', 세상 모든 이들에게 우리의 메시지가 닿도록 외치겠다는 소망을 노래한 '메아리', 비로소 새롭게 피어난 QWER의 포부를 전하는 '아웃트로(OUTRO)' 등 총 여덟 곡이 수록됐다.
다음은 이날 쇼케이스 MC를 본 박슬기 그리고 기자들과 QWER이 나눈 일문일답.
-우선 이번 앨범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전 앨범에서는 밴드의 결성 과정과 그리고 저희의 만남에 대한 벅차오르는 감정들을 표현을 했다면 이번엔 '알고리즘이 피어낸 꽃'이라는 키워드로 스토리를 한번 풀어봤어요. QWER이 '하나의 팀'으로서 저희가 새롭게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알고리즘이라는 게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또 나름의 질서가 있는 그런 복합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 안에서의 사랑과 상처를 모두 다 끌어안고 양분으로 삼아 세상에 어떤 꽃을 피워내는 저희만의 여정을 그려낸 앨범입니다."(히나)
-알고리즘을 테마로 삼은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가 '최애의 아이들'이라는 유튜브 프로젝트를 통해서 결성했는데요. 그 콘텐츠가 너무 감사하게도 알고리즘의 은혜를 받아서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어요. 지금까지도 입덕을 하시는 분들께 저희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주요한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포인트들이 알고리즘이 피어낸 꽃으로 표현해 저희만의 탄생과 성장의 스토리를 잘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히나)
-'내 이름 맑음'에 참여한 소연 씨가 눈길을 끄는데요. 선공개곡 '가짜 아이돌' 뮤직비디오에도 출연을 하셨죠.
"저희가 올해 아이들 선배님의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를 커버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게 또 좋은 인연이 돼서 이번 앨범에 함께할 수 있었던 같아요. 그리고 또 이번 앨범 녹음할 때 되게 친절하게 알려주시기도 했고 또 선배님이심에도 불구하고 저희를 정말 배려해 주시면서 자매처럼 대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시연)
"'가짜 아이돌'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 포즈를 취하거나 카메라를 바라볼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셨어요. 각자 얼굴이나 몸매에 맞게 예뻐 보일 수 있는 팁도 주셨고요. 그리고 녹음을 받을 때도 직접 부스 안에 들어오셔서 '이렇게 배에 힘을 줘야 해' 하며 조언을 해주셨고요. 저 같은 경우엔 평소에 비음이 많이 섞인 목소리라서 '남자라고 생각하고 목소리를 내봐라. 아니면 조금 더 어른스럽게 한다고 생각하고 부끄러워하지 말고 네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열심히 해봐라' 응원도 해주셨어요. 배려에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선배님 덕분에 실제로 제가 할 수 있는 보컬의 스펙트럼도 넓어진 것 같아서 정말 감사드렸습니다."(히나)
-'가짜 아이돌'이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 곡을 선공개곡으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이번 미니 앨범은 알고리즘에서 씨앗이 꽃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냈다고 말씀 드렸는데, 이 곡은 씨앗이 성장하는 희망찬 포부를 담은 곡이라 꼭 먼저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시연)
"선공개곡 제목이 조금은 자극적으로 느껴지실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QWER로서 좋은 무대와 음악을 전하고 싶은 진심을 잘 담아낸 곡이에요. 이번 앨범의 서사 중에 꽃이 되고 싶어 하는 씨앗의 희망찬 포부와 세상을 향한 출사표를 노래하는 곡이기 때문에 선공개곡으로 제 격이었죠."(마젠타)
-QWER의 음악을 들으면 그 에너지가 남다릅니다. 곡들이 주는 메시지가 정말 희망차고 또 힘을 얻게 되거든요.
"저희가 다양한 도전을 통해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드리면서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셨고, 많이 좋아해 주셨어요. 이번 앨범에 저희 이야기를 많이 담으려고 노력을 하다 보니까 희망과 위로라는 키워드가 많이 들어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점이 저희 매력이라고도 생각합니다."(히나)
-대학 축제 러브콜 1순위입니다.
"저희한테 이렇게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고요.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악기 파트까지 따라 불러주시는 분들이었어요. 앞으로 더욱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마젠타)
-무대를 잘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하나요?
"지난 앨범 시즌에 많은 사랑을 받게 돼 너무 감사하게도 바쁜 스케줄이 많았었는데 그럼에도 합주와 레슨을 게을리하지 않아요. 매일 일정을 소화하고 정말 밤샘 합주와 연습을 진행하다 보니까, 밤을 새고 다른 일정을 가는 일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피곤할 때도 많았지만 매번 무대에서 안정적인 모습과 퍼포먼스 그리고 서로의 호흡을 좀 잘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저희 멤버 모두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다 행복한 마음으로 임했습니다."(쵸단)
-데뷔하신 지 채 1년도 안 됐는데 '고민 중독'이 너무 큰 사랑을 받았잖아요. 이번 컴백을 앞두고 부담감은 없으셨는지요. 그리고 앨범이 이제 하나의 팀으로서 새롭게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이야기라고 소개가 돼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그린 건지 그리고 또 앨범을 한 단어로 표현해준다면요.
"멤버들끼리 밤에 합주실에서 연습하다가 피곤해 가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옛날에 쇼케이스 했을 때 모습들을 담은 영상을 하나하나 재생하면서 '또 이렇게 하고 싶어?' 자문하며 스스로를 다졌던 거 같아요. 그리고 저희 앨범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성장통'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저희 밴드가 우여곡절도 많고 여러 가지 일들을 겪었는데 그럼에도 아름다운 모습을 여러분들한테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픔을 겪고 내가 실수를 할 때면 밉기도 하잖아요. 그런 나 자신을 이해하는 모습들 보여드리고 싶어, 앨범 커버에 있는 것처럼 '비 맞은 뒤 꽃' 느낌으로 표현을 해봤습니다."(마젠타)
-최근에 밴드 시장 붐이 일고 있는데 가요계에 몇 없는 걸밴드로서 QWER이 갖고 있는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차별점이라기보다는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점들은 저희가 악기를 하나씩 연습을 하면서 악기에 대한 즐거움이 끝없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어요. 한계를 돌파하는 자신에 대한 즐거움도 있는데 막상 모였을 때 느끼는 호흡에 대한 즐거움이 너무 커서 거기에 대한 '완성의 매력'이 있거든요. 자신이 갈고닦은 악기를 모여서 합주를 하는 것이 밴드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밴드의 매력이 라이브에서 더 보여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에너지가 관객 여러분들에게 사운드로 전달이 돼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쵸단)
-앨범의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이디오 테잎'이 작업을 했는데요. 쵸단 씨, 마젠타 씨가 듀엣하신 '달리기'는 수민 씨가 작업하신 곡입니다. 개성 강한 이디오테잎, 수민 씨는 QWER과 장르 등의 측면에서 범주가 다른 뮤지션으로 여겨지는데 이 분들과 작업은 어땠고 성장한 부분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밴드 결성 초반에 약간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서 이런저런 공연들도 많이 찾아보고 실제로 보러 가기도 했는데 이디오테잎 선배님들의 공연도 보러 간 적이 있었어요.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내시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시다고 생각을 했었고, 굉장히 예술적인 게 강하신 분들이라고 느꼈죠. 이번엔 저희의 감성적이고 감동적인 서사들을 음악에 잘 녹여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인트로·아웃트로에 내레이션이 같이 있는데, 그것으로 저희들의 전하고 싶었던 진심과 이야기들을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걸 표현하기에 이디오테잎 선배님들의 인트로, 아웃트로가 최고이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히나)
"원래도 수민 작가님을 되게 좋아하고 존경했어요. 이렇게 곡을 받게 돼 너무 감사했죠. 받았을 때 곡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이 곡을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저희가 나아가는 성장 방향과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 내려놓고 달려나간다'라는 게 가사였거든요. 마젠타 언니와 듀엣을 통해서 다른 색깔의 성장을 또 이뤘고 그 이야기를 또 담을 수 있어 기뻤어요."(쵸단)
"이디오테잎 선배님의 곡에 내레이션을 하면서 멤버들끼리 회의를 했어요. '조금 더 웅장하게 해보는 건 어떨까'라며 다시 녹음도 해보고 두 번째엔 모였을 땐 '웅장한 게 안 맞는 것 같다'고 얘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선배님들이 가지고 있는 느낌과 잘 맞도록 열심히 녹음을 하고 저희들의 색깔을 녹여갈 수 있도록 노력도 많이 했습니다. 수민 작가님의 노래는 저희가 처음 도전해 보는 장르였어요. 사실 제가 보컬이 거의 처음이라 어려움이 많았는데요. 그래서 집에서 큐베이스(Digital Audio Workstation의 하나)를 켜서 혼자 녹음하면서 들어보기도 했어요. 수민 작가님이 직접 찾아오셔가지고 저희한테 '이거는 조금 퉁명스러우면서도 같이 나가자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거 말씀 주셔서 그런 조언을 받아서 저희들의 목소리로 잘 녹여낸 것 같습니다."(마젠타)
-올해가 가기 전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출연 소감도 듣고 싶어요.
"올해가 가기 전에 이렇게 또 새 앨범이 나왔잖아요. '내 이름 맑음'이 '고민중독'보다 차트에서 조금 더 위 순위로, 1위가 되면 정말 정말 좋겠다라는 소망이 있는데요. 그럼에도 순위에 연연하기보다는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고 저희 앨범에 관심 가져주셨으면 그거로 좋아요."(시연)
"펜타포트는 록 페스티벌이라 밴드에겐 꿈의 무대 같은 존재잖아요. 그래서 저희들도 그 중요성을 너무너무 잘 알고 있었어요. 그 페스티벌에 너무나도 멋진 아티스트 분들도 많이 참여해 주셔서 저희도 정말 최선을 다해서 저희의 최대한을 보여드리고 와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합주했죠. 다행히 펜타포트에서 저희가 연습한 것만큼 나온 거 같아서 후회는 없어요. 저희 멤버 모두 땀을 막 줄줄 흘리면서 내려왔는데 마냥 긴장하지 않고 즐길 수도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응원을 너무 많은 분들이 해주시고 호응도 해주셔서 정말 행복했던 무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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