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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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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K팝의 현재 나침반은 라틴 아메리카를 향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등이 속한 K팝 최대 기획사 하이브(HYBE)는 작년 말 멕시코 소재 법인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시너지를 위해 엑자일 콘텐트(Exile Content) 산하 라틴 음악 업체 엑자일 뮤직(Exile Music)을 인수했다. 올해 말엔 라틴 아메리카 현지에서 오디션을 열고 북미 기간의 걸그룹 '캣츠아이' 같은 팀 론칭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로 현 K팝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JYP엔터테인먼트도 3분기 중 라틴 아메리카 음악 시장에 자회사를 출범한다. 라틴 기반 걸그룹을 위한 프로젝트인 오디션 프로그램 'L2K'(LatinAmerica2Korea)도 론칭한다. JYP 차세대 걸그룹 '엔믹스'는 오는 10월16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 필모어 마이애미 비치에서 열리는 '빌보드 라틴 뮤직 위크(Billboard Latin Music Week)'에 패널로 참여한다. K팝 아티스트가 이 행사에 참여하는 건 엔믹스가 처음이다.

라틴 아메리카 중에서도 브라질은 K팝 성장세가 가장 뚜렷한 지역이다. 지난 2019년 방탄소년단이 현지 최대 규모의 스타디움 알리안츠 파르키(Allianz Parque)에서 공연한 데 이어 작년 '에이티즈', 올해 초 '트와이스'가 같은 장소에서 공연했다. 이 공연장은 작년 말 미국 팝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공연한 장소이기도 하다.

작년에 창간한 브라질 K-컬처 잡지 '히트! 매거진(HIT! Magazine)'은 K팝을 중심으로 현지에 K-컬처를 알리는 징검다리 역을 하고 있다. 현지 첫 한국 대중문화 관련 잡지다.

캐롤라이나 슈타이너르트(Carolina Steinert) 편집장은 14년 전 K팝에 관심을 가진 뒤 11년 이상 K-팝 업계와 함께 일해왔다. K-콘서트의 홍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히트! 미디어(HIT! Media)'를 설립하는 등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슈타이너르트 편집장은 최근 국내 유일의 글로벌 뮤직 마켓인 뮤직·엔터테인먼트 페어 '뮤콘(MU:CON) 2024'에 참석 차 방한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지난 13년간 국내 대중음악 뮤지션과 음악·엔터테인먼트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글로벌 음악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 종사자 간 네트워킹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열어온 행사다. 슈타이너르트 편집장은 '중남미 시장 탐구' 섹션에 참가해 현지에 대한 국내 음악 관계자들의 이해도를 높였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3월 한국을 찾아 엔믹스, 있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데이식스 등 관련 콘텐츠에 대해 JYP와 논의하기도 했다. 다음은 최근 뮤콘이 열린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슈타이너르트 편집장과 만나 나눈 일문일답.

-최근 K팝의 라틴 아메리카 시장 진출은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라틴아메리카 내 K팝의 본격적인 무브먼트가 체감이 되는데요. 지난 11년 동안 K팝과 계속 일을 했지만 실제 라틴 사운드 요소 등이 반영이 되는 등 적극적인 행보는 최근 처음 실감하고 있어요. 브라질 같은 경우는 현재 K팝을 듣는 전 세계 국가 중에 다섯 번째로 큰 마켓인데 K팝에 대한 수용도가 더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브라질 팝스타 아니타가 협업한 곡('백 포 모어')가 예죠."

-정확한 숫자는 짚기가 힘들겠지만 좀 현지에서 언론 보도나 아니면 편집장님이 파악하실 때 브라질 내 K팝 팬은 얼마 정도로 추산하시나요?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엑스(x)를 봤을 때 K팝 브라질 계정은 50만 정도의 팔로우가 있어요. 그리고 콘서트를 몰린 관객을 보면, 방탄소년단이 4만명 규모의 스타디움인 상파울루의 알리안츠 파르키에서 이틀 간 공연했고 트와이스도 같은 장소에서 이틀을 채웠죠. 에이티즈도 그곳에서 공연했고요. 그런데 브라질은 워낙 넓은 국가고 공연 시설 등은 상파울루에 집중이 돼 있어 이 같은 콘서트 규모는 브라질의 K팝 수요에서 한 절반 정도 커버를 하고 있다고 봐요."

-트와이스를 커버로 내세우셨을 때 5000부가량 판매됐다고 들었습니다. 꽤 많은 부수인데요, 현지 생태계가 K-컬처 잡지를 내면서 언론사가 운영이 가능한 구조인가요?

"잡지 비즈니스만으로는 사실 사업 운영이 어려워요. '히트! 미디어'라는 사업체를 통해 브라질에서 K팝 아티스트·콘서트 PR을 해주는 비즈니스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한국 록·인디·힙합 아티스트들의 현지 공연을 예약하는 '부킹 에이전트'의 역할까지 하는 모델을 갖추고 있어요."

-직접 잡지를 보니까 텍스트 콘텐츠로서 읽을 거리가 많네요. 한국에선 K팝 잡지는 화보 위주거든요.

"종이 매거진을 하는 이유는 K팝이라는 콘텐츠에 브라질의 많은 사람들이 접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포토카드, 포스터 등 K팝 오리지널 굿즈를 공식 수입해 브라질에서 유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배드 버니, 제이 발빈 같은 남미 아티스트들의 북미 내 인기가 대단하죠. 물론 북미에 남미 커뮤니티가 많은 영향도 있겠지만, K팝이 부러워하는 지점입니다. K팝이 분명 현지에서 위세를 키워가는 건 맞지만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진입 횟수 등의 측면을 보면 아직까지 소수 장르라는 해석도 분명 힘이 실리거든요. 현지 진출을 위한 K팝 업계에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아니타가 좋은 케이스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브라질 아티스트니 포르투칼어로 부르다가, 라틴 아메리카 전체에 소구하기 위해 스패니시 노래를 불렀어요. 그 이후에는 영어로 노래를 하기 시작하면서 좀 더 넓은 마켓을 수용했죠. 최근 그녀가 발매한 앨범 '펑크 제너레이션(Funk Generation)'은 브라질 지역에서 계속 행해지는 '펑크(funk) 파티' 콘셉트를 녹였어요. 미국 내 스패니시 커뮤니티를 다 섭렵한 이후에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지역의 '로컬 컬처'들을 소개하는데 호응을 얻고 있어요. 본인의 콘텐츠를 다수의 언어에 맞춘 다음에 본인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소개하는 전략이 먹힌 거죠."

-잘 아시겠지만 K팝은 자신들의 제작 시스템을 현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JYP는 K팝 기반 라틴 걸그룹 제작도 예고하고 나섰는데요, 이런 흐름은 어떻게 보시나요?

"캣츠아이 최종 멤버로 발탁은 되지 않았지만 하이브 '드림 아카데미'에 출연한 사마라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브라질 사람들은 열정적이고 아이돌 문화에도 적극적이라 잘 진행이 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고 생각해요."

-14년 전에 샤이니를 보신 뒤 K팝에 관심을 가지신 걸로 압니다. 처음 K팝에 흥미를 갖게 됐을 때를 떠올려주신다면요. 한국에선 K팝의 위기론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데, 편집장님이 보시는 K팝의 생명력이 궁금합니다.

"'리플레이(Replay)'('누난 너무 예뻐')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서 처음 보고 '되게 다른 그룹이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샤이니 태민 씨는 '좋은 댄서'라 계속 팔로우했죠. 이후 비투비 같은 그룹들을 보면서 K팝에 관심을 계속 가져왔습니다. J팝은 브라질 경우엔 아니메(일본 애니메이션) 컬처에 대한 어떤 흐름이 있기는 했는데, 콘서트나 팬심에 소구할 만한 콘텐츠·이벤트가 이어지지 않았어요. 반면 K팝은 싸이 '강남스타일'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컬처들을 라틴 아메리카에 소개하는 이벤트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 됐죠. 라틴 시장에 한해서는 K팝의 성장세가 이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현재 관심 깊게 보고 계신 K팝 팀이 있다면요. '히트! 매거진'을 통해 K팝에 어떤 역할을 하고 싶으신가요?

"방탄소년단, 스트레이키즈, 에이티즈, 세븐틴은 계속 지켜봐야 할 팀입니다. 매거진 이름은 세븐틴 노래 '히트'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기도 해요. 무엇보다 라틴 아메리카는 K팝 성장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열정적인 팬들이 있기 때문에 그 장에 가능한 많은 콘텐츠를 실어 나누는 게 제 역할이죠."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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